유통업체, 가구업체와 손잡고 이케아몰이…유통구조 바뀌나

이케아가 국내 유통업계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지난 6월 이마트는 생활용품과 가구를 접목시킨 ‘더 라이프’를 오픈했다. 일본 가구업계 1위인 ‘니토리’와 손잡고 본격적으로 이케아 잡기에 나선 것. 아울러 업계 2위인 홈플러스도 국내 가구업계 한샘과 손잡고 이케아 몰이에 동참할지 협의 중에 있으며. 현대백화점과 이랜드는 일찌감치 가구브랜드를 인수, 자체브랜드 확대 등을 꾀했다.
전문가들은 유통과 가구 업계의 경계가 무너지는 것은 2020년까지 전국 다섯 개 지점을 오픈할 계획인 이케아를 염두에 둔 전략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장점은 흡수하고 단점은 보완
지난 6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직접 나서 탄생한 연면적 9만9000㎡(3만평)규모의 ‘이마트 타운’은 생활용품과 가구를 접목시킨 더 라이프 외에 드론·키덜트용 완구·가전제품 등을 판매하는 일렉트로 마트, 프리미엄 푸드코트 피코크 키친 등이 들어섰다.

‘더 라이프’는 이마트타운 2층, 3300㎡(1000평)규모로 기존 생활용품 매장과는 다른 콘셉트로 매장 레이아웃을 적용해 설계했다. 가구, 조명, 식기, 액세서리, 가든&아로마, 수납, 욕실, 아동, 침실, 디자인스튜디오 등 10개의 카테고리와 5000여 품목으로 구성 됐으며 매장은 가구, 수납, 침장, 욕실 등 6개 섹션으로 구분됐다. 또한 각 공간별 ‘룸셋’을 배치해 제품의 진열이나 디스플레이 효과를 최적화 했다. 룸셋은 이케아의 장점인

쇼룸을 흡수한 것으로 시즌마다 주기적으로 교체될 예정이다. 아울러 이케아와 차별화하기 위해 조립, 배송, 시공 등의 서비스를 도입했다. 부피가 크고 무거운 쇼파, 침대, 수납장 등 가구는 무료배송과 조립서비스를 12시 이전에 주문하는 고객에 한해서는 당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 이케아는 선택한 가구에 따라 직접 집으로 들고 와서 조립하거나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 조립기사를 불러야 하며 매장으로부터의 거리에 따라 배송비용이 책정된다.

더 라이프는 DIY콘셉트의 매장 ‘디자인 스튜디오’도 마련했다. 욕실·주방 시공 용품, 페인트 조색, 목공 재료 등을 판매하는 매장으로 재료, 컬러, 사이즈, 기능 등 모든 사항을 고객이 원하는 대로 주문, 제작, 생산도 가능하다. 또한 주방이나 욕실 등을 실측해 시공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더 라이프에서 주목할 점은 니토리와 손잡았다는 점과 국내브랜드와 상생에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더 라이프는 가구와 생활용품에 강한 이케아 대적 상대로 일본 가구업체 니토리를 선택했다. 니코리의 제품 매트리스, 침대, 수납장 등 30개 품목은 베트남 현지 공장에서 직소싱해 선보인다. 더 라이프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품목을 들여올 지는 협의 중이며  여기서 잘 된다면 니토리가 한국에 직매장을 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도 니토리는 이마트에서의 제품 판매를 기회로 한국시장을 시험해 볼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디자이너들이 만든 브랜드 판매로 상생에도 나선다. 이기조 중앙대학교 공예학과 교수의 백자 시리즈 브랜드인 ‘바숨’과 홍익대학교 출신 작가들이 만든 원목 수제 가구브랜드 ‘카레클린드’ 등 뛰어난 디자인과 상품력을 가진 작가들의 제품 개발과 판매 활성화에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해외 리빙 브랜드 직수입 제품들도 눈길을 끈다. 가격대가 낮은 SPA브랜드와 백화점브랜드 등을 다양한 브랜드를 매칭 했다. 브랜드별 비율은 ▲초저가 품목 10% ▲중저가 품목 80% ▲고가 프리미엄 라인 10% 등으로 세분화했다.

나도 잡자 이케아
지난 2월 최양하 한샘 회장은 복합매장과 온라인몰 확대에 이어 대형마트에도 판매망을 넓히려고 한다며 생활용품 브랜드 ‘한샘홈’을 홈플러스에 입점 준비중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6월, 홈플러스 입점이 원활이 진행되고 있지 않아 다른 곳을 모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와 한샘은 입점 지점과 수수료 등 여러 이해관계가 맞지 않은 것으로 해석했다.

한샘은 올해 2월 서울 공릉동에 한샘홈 1호점을 오픈했다. 최근에는 부산 연산구에도 임시오픈 형식으로 한샘홈을 오픈해 테스트 중이다.
강승수 한샘 사장은 “한샘은 올 상반기에 공릉점을 비롯해 2~3개를 추가로 오픈해 테스트한 후 하반기에 이를 확대할 것”이라며 “또 향후 2~3년 내에 생활용품 부문 경쟁력을 키우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대백화점은 2011년 말 가구회사인 ‘리바트’를 인수하며 이케아와 견줄만한 유통채널을 보유하게 됐다. ‘현대리바트’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가구회사와 달리 그룹 내 유통망을 확보해 다른 대형 유통점에 입점하거나 직영점 출점을 이어갈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게 된 점이다.

이랜드는 지난 1996년 가구·생활소품 전문브랜드 ‘모던하우스’를 오픈해 현재 국내 50곳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국내 브랜드 최초로 중국 상하이에 중국 1호점을 오픈해 해외 시장에 진출,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하게 됐다. 이랜드는 중국에서 모던하우스 매장 10곳을 추가로 오픈, 매출 3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랜드 관계자는 “20여년간 중국에 44개 브랜드를 선보이고 7300여개 직영매장을 운영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모던하우스를 현지 최고 라이프스타일숍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소비자들은 이케아와 같은 특색있는 가구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일 것”이라며 “대형마트가 가구회사를 인수, 가구업계가 새로운 유통채널을 찾는 일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람 기자 |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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