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과자 판매 급증…할인점도 우후죽순 생겨나

국산 과자에 대한 반발심이 크게 작용한 것일까. 최근 수입 과자의 강세가 가히 놀랍도록 폭발적이다. ‘고급 과자’라는 인식 때문에 홀대를 받던 예전과 달리 이젠 너도나도 수입 과자를 구매하기 위해 지갑을 열고 있다. 저렴한 가격과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맛으로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시장 상황을 이용해 수입 과자 전문점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FTA 날개 달고 수입 과자 고공행진
수입 과자가 자유무역협정(FTA)에 힘입어 빠르게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 상승과 FTA 관세 인하 등으로 가격 경쟁력이 강화된 게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관세청이 내놓은 ‘FTA 10년 과자류 수입동향’에 따르면 2013년 국내 전체 과자 수입은 2003년 1억5,742만 달러에서 지난해 4억3630만 달러로 2.8배 증가했다. 이 가운데 FTA체결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올 7월까지 3억4,311만 달러로, 2003년 1억118만 달러보다 3.4배 늘었다.

수입국도 다양해졌다. 수입 과자류의 원산지로는 EU가 37.3%로 가장 많았고, 미국(23.6%), 중국(12.9%), ASEAN(15.2%), EFTA(2.0), 터키(0.5%), 기타(8.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과자 수입에서 FTA체결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3년 64.3%에서 2013년 78.6%로 증가한 것이다. 가장 많이 수입한 과자 종류로는 초콜릿이 44.8%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사탕(21.7%), 비스킷(20.0%), 빵(8.0%), 빙과류(5.1%), 껌(0.3%) 등의 순이었다. 특히 초콜릿은 2003년 75.1%에서 지난해 195.6%로 대폭 상승했다.

수입 과자를 찾는 수요도 대거 늘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최근 발표한 ‘2013년 가공식품 소비자태도조사’를 살펴보면, 수입 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1년 사이 58.5%나 증가했다. 여기에 3개월 사이 수입 식품을 구매했다고 응답한 소비자도 31.7%에 달했다. 2011년(17.7%), 2012년(20.0%)에 비하면 급격히 증가한 수치이다. 특히, 구입품목으로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과자·빙과류’라고 응답해 수입 과자의 인기를 대변했다.

이처럼 수입 과자를 찾는 고객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유통업체들은 수입 과자 비중을 대거 늘리며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최근 수입 과자를 찾는 고객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미 수입 과자 종류를 8가지로 확대했다”며 “향후에도 판매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통기한 위반 등 우려도
최근에는 과대 포장 논란에 가격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자들이 국산 과자를 외면, 수입 과자를 찾는 일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대형마트의 과자 매출 현황을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수입 과자의 매출 성장폭은 눈에 띄게 증가한 반면, 국산 과자 매출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 5월까지 수입 과자 매출 신장률은 11.9% 늘었지만 국산 과자는 9.8% 감소했다. 전체 과자 매출 대비 수입 과자 점유율도 2009년 7.5%에서 올 5월 기준으로 26.7%로 상승, 5년 사이 4배 가까이 성장했다. 이에 롯데마트는 수입 과자 전용 매대를 따로 설치했다.

국산 과자의 매출 하락은 과대 포장과 가격 인상 등이 주원인으로 지적된다. 컨슈머리서치가 지난 1월 국내 과자 20종의 포장비율을 조사한 결과, 포장 대비 과자 내용물이 차지하는 비율이 고작 16%에 그쳐 과대 포장 논란이 일었다.

심지어 조사 대상 20종 중 17종은 빈공간 비율이 50%를 넘었다. 낱개 포장, 질소포장, 완충재, 받침접시(트레이) 등을 과도하게 사용, 몸집을 부풀려 소비자를 현혹한 것이다. 그럼에도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일제히 가격인상을 단행, 소비자들의 노여움을 사고 있다.

이에 반해 수입 과자는 국산 과자에 비해 저렴한데다 종류도 다양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수입 과자는 중간 유통과정 없이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에 들어와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인지도마저 높아지면서 관련 시장이 많이 활성화 되고 있는 추세”라며 “국내 과자 값 인상도 그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수입 과자의 인기에 힘입어 수입 과자 전문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2년 인천에 처음 문을 연 수입 과자 전문점 레드버켓은 1년 사이 매장이 15개로 늘더니 현재 30여개의 매장을 열었다. 이밖에도 스위트타임, 카카오칩, 리틀코코 등 수입 과자 전문점이 연이어 생기고 있다. 하지만 수입과자 인기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자칫 수입이나 판매에 허점이 생길 경우 불순물 유입이나 유통기한 위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여기에 빠르게 수입 과자 매장도 늘어나면서 과다경쟁에 따른 소비자 피해도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활기를 뛰고 있는 수입 과자는 다소 시들해진 국산 과자의 위상으로 인해 그 종류도 많아지고 가격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이러한 분위기를 잘 활용한다면 여러 업체들과 동반 성장하는 계기가 되겠지만, 단순히 이용하기만을 원한다면, 다시 한 번 소비자의 불신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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