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소매유통 트렌드 급부상…국내외사 경쟁 ‘후끈’

국내 최대의 패션 상권이자 이제 국내를 넘어서 글로벌 상권으로 성장한 명동상권이 패션매장으로 홍수를 이루고 있다. 명동 내에서도 중앙로를 중심으로 한 핵심상권은 이미 패션 대형 매장이 선점하고 있다. 해외 브랜드 뿐 아니라 국내 브랜드까지 대형매장으로 앞다퉈 매장을 오픈하고 있는 것은 일명 ‘SPA 브랜드’. 침체기의 패션업계의 새로운 핫 이슈로 떠오른 ‘SPA 브랜드’가 패션 유통가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국내 SPA 브랜드 시장의 시작은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시작했다. 스페인의 ‘자라’, 일본의 ‘유니클로’, 스웨덴의 ‘H&M’등이 바로 그 것.

SPA(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란 의류 제조업체가 판매, 유통까지 도맡아 하는 저가형 의류를 말한다. 1~2주일에 한 번 꼴로 유행에 맞춰 발 빠르게 상품을 교체하기 때문에 `패스트패션`이라고도 불린다. 최근 경제 불황과 맞물려 중저가 패스트패션이 전성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해외 브랜드임에도 국내 브랜드보다 더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을 선보이며 인기몰이를 시작했다. 이들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가격임에도 가장 빠르게 유행에 발맞춰 신제품을 출시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글로벌 패션 트렌드를 반영한 디자인은 고가의 브랜드 못지않다. 경기침체기에 가장 확실히 부합하는 브랜드인 셈이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SPA 브랜드 시장의 규모는 약 1조 9천억원. 지난 2008년 약 5천억원 시장에서 불과 3년사이 4배의 성장을 이룬 셈이다. 벌써부터 2015년에는 5조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올 정도다.

패션시장의 전체 규모가 약 29조5천억원 수준이라는 점에서 아직 패션시장 점유율은 6%대에 불과하지만 최근 4년간 전체 패션시장 성장률이 3.9%라는 점과 비교할 때 매년 56%의 성장룰을 보이고 있는 SPA 브랜드의 잠재력은 과히 폭발적이라 할 수 있다.

오랜 침체기로 평가받고 있는 패션 유통시장의 새로운 대세로 부각되고 있는 이유다. 또한 업계 일부에서는 ‘SPA 브랜드를 통해 제2의 전성기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조금 빠른 예측이 나오고 있을 정도로 시장 파급효과가 크다.

국내 대기업도 SPA로 눈을 돌리다
국내외의 SPA 열풍에 발맞춰 가장 빠른 시장 진입을 시작한 곳은 이랜드 그룹. 이랜드는 지난 2009년 10월 스파오(SPAO)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SPA 사업을 시작했고 이어 여성복 ‘미쏘(MIXXO)’를 내놓았다. 국내 기업의 SPA 진출이 시작된 것이다.

이런 SPA 브랜드의 열풍에 대기업도 SPA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제일모직은 SPA브랜드 ‘에잇세컨즈’를 출시하며 SPA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미 해외 브랜드의 시장선점이 이루어진 시점이기는 하지만 이미 지난 2009년 4월 스페인 브랜드 망고와 파트너 관계를 맺고 위탁판매 형식으로 SPA 사업의 가능성을 살펴왔다.

제일모직은 창사 이래 단일 브랜드 출범에 가장 많은 투자를 했고 진출이 늦은 만큼 전사적역량을 결집해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는 기존의 탄탄한 패션 리딩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제일모직이지만 SPA 브랜드의 잠재력과 시장의 흐름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제일모직은 에잇세컨즈를 연내 매출목표 600억원, 2020년 매장 300곳·매출액 1조5천억원을 달성해 세계적인 SPA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글로벌 vs 토종 경쟁구도 형성
SPA시장의 잠재력을 바탕으로 국내 기업들의 진출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시장을 선점한 해외 브랜드와 국내 브랜드의 경쟁구도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제일모직 뿐 아니라 LG패션도 SPA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LG패션의 주력 브랜드 중 하나인 TNGT를 SPA브랜드 콘셉트로 바꾼 것. 지난해에는 자회사인 LS네트웍스를 통해 또 다른 SPA 브랜드 `제덴`을 런칭했다. 제덴은 지난해 9월 런칭 이후 2개월만에 양재 하이브랜드 매장에서 월 매출 1억원을 돌파했다.

올해는 매장수를 50개까지 늘려 매출 200억원을 올리는 게 목표다.
SPA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한 이랜드 역시 `스파오`를 바탕으로 지난해 런칭한 `미쏘`의 매장을 확대해 해외 SPA 브랜드와 경쟁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중소 패션기업들의 SPA시장 진출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언더웨어, 패션잡화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내 기업들의 경우 제품의 생산 및 판매 물량을 늘리되 가격을 내려 기존의 해외 브랜드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해외 브랜드와 국내 브랜드간의 SPA 시장 경쟁이 뜨거워지는 가운데 해외 브랜드의 한국시장 진출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그만큼 시장에서의 경쟁을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라’를 보유한 스페인 인디텍스그룹의 언더웨어 브랜드 ‘오이쇼’와 리빙 브랜드 ‘자라홈’, 잡화 브랜드 ‘유테르케’ 등이 한국 시장에 진출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의 `아베크롬비`와 `길리힉스`, 영국 브랜드 `탑숍`, 스페인 브랜드 `코르테피엘`, 미국 브랜드 `아메리칸이글` 등도 한국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패션 유통 시장이 SPA 브랜드의 열풍으로 그동안의 침체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며 새로운 유통으로서의 잠재력을 보이고 있다”며 “향후 SPA 브랜드의 패션업계 바람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다만 “SPA 브랜드 역시 막대한 투자와 뒷받침 되는 만큼 위험요소 또한 적지않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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