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낮아지고 반려동물 키우는 가정 늘어나

국내 출생아 수가 연일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지금 같은 흐름이라면 올해 국내 합계출산율은 ‘0.6명대까지 추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 데이터를 파악한 결과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출생아 수는 총 196041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 연말보다 연초에 출생아 수가 많은 점을 감안할 경우 오는 2월 말 발표되는 연간 출생아 수는 20만 명을 가까스로 넘어설 전망이다.

육아용품 치우고 반려동물용품 판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72명을 기록한 뒤 올해 0.68명으로 사상 첫 0.6명대에 진입하게 되는 것이다. 내년에는 0.65명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게 장래인구추계(2022~2072)’ 예상 시나리오라고 한다.

이와 같은 저출산 현상과는 반대로 아이를 갖는 대신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족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아이를 낳지않고 반려동물을 기르는 딩크족인 딩펫족이 늘어나면서 유통업계가 육아용품 판매장을 걷어내고 반려동물용품 판매장으로 재 선보이고 있다. 실제로 반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 발표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비중은 201017.4%에서 202027.7%로 늘었다. 가구 수로는 638만 가구로 추정되며, 인구 환산 시 약 1500만명에 육박한다.

이처럼 반려동물을 아이 대신 반려동물을 기르는 딩펫족이 늘어나면서 반려동물 돌봄, 건강, 의료, 교육, IT 서비스 등 관련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는 2019년에 이미 3조 원을 넘어섰으며, 2027년에는 약 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국내 중소기업 생활용품업체들 역시 펫시장 진출에 힘을 쏟고 있다.

신사업으로 펫사업 진출 기업 늘어

유리밀폐 용기 브랜드 글라스락은 지난해 2월 반려동물용품 브랜드 오펫(O’Pet)’을 리뉴얼 론칭하며 펫 사업 확장에 전격 나섰다. 글라스락은 친환경 유리밀폐용기 글라스락, 셰프토프, 베타 등 쿡웨어 브랜드로 이름이 알려진 곳이다. 오펫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많은 소비자를 위해 반려동물 유리 식기부터 사료보관용기, 펫케어용품 등을 선보이고 있다. 반려동물용품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소비자의 니즈에 따라 제품 라인업 확장에 적극 나선 것이다. 또한 오펫은 소비자와의 접점을 이어 나가기 위해 SNS 반려동물 자랑대회 오펫 슈스댕(슈퍼스타 댕댕이)’ 행사 등을 실시하며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생활용품 전문 기업 크린랲은 최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프리미엄 반려동물 토탈케어를 지향하는 하울팟 케어클럽 센터를 오픈하면서 반려동물 케어 사업에 진출했다. 이곳에는 테라스층부터 3층까지 건물 전체를 반려동물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 반려동물 라이프스타일 제품과 서비스를 모두 제공한다.

이 밖에도 코스맥스그룹이 올해 하반기 펫푸드 시장에 진출하는 등 반려동물용품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앞서 지난해 반려동물 전용 샴푸와 컨디셔너를 처음 선보인 데 이어 최근에는 치약과 바디 미스트, 귀 세정제 등으로 펫 뷰티 상품군을 확대했다.

화장품 업계 역시 반려동물용품 시장을 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애경 등 국내 화장품 업체들 역시 앞다퉈 반려동물용품 시장에 앞다퉈 진출했다.

LG생활건강은 일찍부터 반려동물 브랜드 시리우스를 론칭했다. 반려동물 생활용품 브랜드 시리우스 그룸과 먹거리 브랜드 시리우스 윌로 나뉘어 있으며 반려동물 전용 샴푸, 강아지 용품 탈취제와 같은 생활용품을 비롯해 프리바이오틱스 함유 사료 및 각종 간식 등 제품군을 폭넓게 갖추고 있는 게 특징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021년 말 반려동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푸푸몬스터를 론칭, 비건 펫 샴푸 2종을 선보였다. 푸푸몬스터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직원들이 사내 스타트업 조직을 꾸려 만든 브랜드다. 이외에도 펫사업 확대를 위해 반려동물 플랫폼 스타트업 스파크펫에 약 44억원의 지분 투자를 확대하면서 펫사업 확장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토니모리는 지난해 4월 반려동물 간식 제조 및 유통기업 오션을 인수하며 반려동물 간식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 5월에는 펫푸드 제조 자회사 오션에 9400만원을 투자하며 설비를 확충했다. 설비 증설과 생산라인 효율화 등 안정적 생산을 위한 인프라를 확충해 수익성 회복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펫시장 규모 매년 커지고 있어

이들이 펫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신성장산업으로서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1519000억원에서 202034000억원으로 5년간 78.9% 성장했으며 오는 2027년에는 655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화장품 사업과 펫사업은 연관성이 있어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기존 화장품이나 건강기능식품 제품을 애완동물 전용으로 확대하면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장 진출이 쉽다. 특히 화장품 사업을 통해 쌓아온 기술력과 노하우를 적용하면 경쟁력까지 갖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비건 인증 제품이나 유기농 성분 제품 등이 대표적이다. 일각에선 펫사업 경쟁 심화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반려동물 시장이 성장하면서 식품 기업들은 물론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펫푸드 시장의 경우 CJ제일제당, GS리테일, 하림 등 유통 대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상태다. 동국제약, 유한양행, 종근당바이오, 일동제약, JW생활건강 등 제약사들도 펫사업을 본격 강화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저출산 등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반려동물 인구는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여기에 최근 들어 국내는 물론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서도 반려동물 관련 수요가 늘고 있어 향후 사업성이 높다고 본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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