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확보 고심 많은 유통가 히든카드 기대

다이내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이 유통업계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가격 변동제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 다이내믹 프라이싱은 제품·서비스 가격을 일률적으로 정하지 않고,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 등에 맞춰 가격을 다르게 설정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실시간으로 수요와 공급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정찰제방식보다 유통산업에 더 어울린다고 평가받는다.

최근 배달이나 식당, 이커머스 등에서 다이내믹 프라이싱이라는 용어를 자주 접할 수 있다. 고물가 시대에 맞춰 가격 경쟁력을 높이겠단 취지에서 많은 곳에서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다이내믹 프라이싱은 영화관의 조조할인처럼 관객이 적은 시간대에 가격을 할인해주는 것이나, 평일에 리조트나 호텔이 주말·성수기 대비 숙박비를 적게 받는 것으로 이해하면 쉽다.

수요가 많으면 이를 처리할 인력이나 인프라에 대한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이를 분산해 수요와 매출 모두를 잡겠다는 마케팅 전략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같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지만, 비용은 적게 들이일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소비자를 오래 잡아두는 것이 곧 생사로 이어질 수 있는 이커머스 분야에선 다이내믹 프라이싱에 대한 관심이 특히 높다. 앱을 실행해 가격을 바로 알아볼 수 있어, 어떻게든 소비자를 붙잡고 머물게 하려면 특별한 무엇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마존, 맞춤 서비스 적중매출 25%

세계 최대 이머커스 기업인 미국의 아마존은 다이내믹 프라이싱의 전략적 활용의 우수사례로 손꼽힌다. 아마존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수백만 가지 상품들의 가격을 평균 10분에 한 번씩 변경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여기에 경쟁업체의 가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아마존에 올라온 제품의 가격을 조금이라도 낮춰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자칫 줄어들 수 있는 매출의 보존을 위해 가격 변동이 적은 제품의 가격을 인상해 마진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아마존 전체 매출을 25% 이상 끌어올렸다.

이러한 글로벌 성공사례가 소개되면서 이커머스 분야에서 다이내믹 프라이싱은 점차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되고 있다. 최신 기술과 기능을 접목해 이윤 극대화를 위함이다.

복수의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소비자들은 조금이라도 동일한 상품은 물론 비슷한 상품까지 동시에 검색해 저렴한 가격을 선택하는 만큼, 경쟁력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하다소비자들의 선택이 실시간으로 반영돼 가격이 정해지는 만큼 앞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카카오·쿠팡·배민, “AI 기술력 관건

국내 시장 역시 이커머스 분야에서 다이내믹 프라이싱 도입이 빠르게 이뤄졌고, 팬데믹으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배달업계에서도 도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제품 가격을 실시간으로 업계 최저가로 맞춘다.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해 가격을 유동적으로 책정하는 것이다.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주요 온라인 쇼핑몰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경쟁사가 같은 상품을 더 싸게 팔고 있음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가격을 낮춘다. 고객들이 많이 찾는 생수나 화장지 같은 생필품들에서 다이내믹 프라이싱 활발하게 이뤄진다.

배달업계 역시 비슷한 양상을 따르고 있다. 최근 4고 현상로 인해 소비자들이 배달비용에 부담을 느끼며 이용을 줄이게 되자 가격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도입하게 됐다.

, 배달업계의 성장이 한계를 보이자, 배달의민족은 배달비 묶음 할인 서비스인 알뜰배달을 선보였다. 수요 감소에 따른 적극적인 대응으로 배달업계와 외식업계 양쪽에서 환영받고 있다. 쿠팡잇츠 역시 유사한 성격의 세이브배달을 런칭했으며, 요기요도 한집배달을 출시하며 경쟁에 합류, 더욱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빠르게 우리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시장에선 서비스의 품질보단 가격이 더 주목받게 되면서 니즈에 맞춘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배달이나 배송과 관련 정확하고 빠른 서비스는 이제 기본이 됐다여기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업체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고도화된 서비스를 원하는 만큼 이에 맞춘 AI 고도화가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카카오까지 카카오모빌리티를 통해 참전하며 열기를 더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퍼스트마일, 라스트마일보다 규모가 큰 미들마일 시장의 가능성에 주목해 화물마당을 인수해 물류 시장에 진출했다. 온라인 플랫폼 사업을 오랫동안 운영한 만큼 관련된 다이내믹 프라이싱과 AI 매칭 등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니 이를 플랫폼에 적용한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적용한 다이내믹 프라이싱·AI 매칭 기술은 AI를 통해 수요와 공급에 따라 실시간으로 수수료를 책정하고, 물건의 크기 및 종류에 따라 효율적으로 배차를 처리하는 기술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미들마일 시장 진입 초기인 만큼 사업적 역량이 중요하다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AI를 통한 프로그래밍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높은 불확실성과 다양한 요구 사항을 최적화하는 것이 관건이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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