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업계, 앞다퉈 매장 리뉴얼

온라인 쇼핑이 활발해지면서 백화점 매장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영패션 브랜드가 경기 불황 및 소비 양극화 분위기 속 간판으로 재활약하고 있다.

최근 백화점 실적이 악화하는 가운데서도 영패션 브랜드는 가성비는 물론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MZ세대의 소비 취향을 제대로 저격하는 모습. 여기에 높은 매출 증가율로 효자 노릇까지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 롯데백화점의 영패션 매출 신장률은 10%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의 영패션 매출 신장률은 2019-1.3%에서 올해 25.1%까지 높아졌다.

과거 영패션 브랜드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나 엔데믹이 도래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유행에 민감하고 소비를 놀이처럼 즐기는 MZ세대가 신생 브랜드 팝업 매장에 방문하고 인증샷 등을 남기는 문화를 유행시키며 영패션 브랜드의 성장 속도가 가팔라졌다.

가장 먼저 변화한 것은 더현대서울이다. 지난 20212월 개점 이후 200개가 넘는 브랜드를 선보이며 영패션 전진기지역할을 하고 있다.

온라인 입소문으로 고성장한 쿠어’, ‘디스이즈네버댓등 브랜드들의 첫 매장이 이곳에 생겨났다. '시에'는 연말 기준 영패션 브랜드 최초로 단일 매장 매출이 100억 원을 넘길 것으로 기대된다.

신세계는 강남점과 센텀시티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9월 강남점은 본관 8층을 리뉴얼해 스트리트 패션 전문관으로 꾸몄다. 이어 벌스데이수트’, ‘우알롱등 그동안 백화점에서는 만날 수 없었던 젊은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켰다.

롯데백화점은 잠실월드몰점을 기반으로 영패션 브랜드 확대에 나섰다. 지난 6월 롯데월드몰에 매장을 낸 마르디 메크르디는 입점한 국내 패션 브랜드 중 매출 1위를 기록하며 해외 관광객들의 발길까지 사로잡고 있다. 매출의 절반 이상이 외국인 관광객에서 나오고, 비수도권 지역 고객 비중도 월드몰의 다른 브랜드보다 높았다.

잠실의 아더에러플래그십 매장과 본점의 마뗑킴매장은 개점 당시 오픈런이 벌어질 만큼 인기를 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영패션 브랜드들의 오프라인 매장이 기존과 다른 독특한 콘셉트와 문법을 적용시키면서 새로운 체험을 좋아하는 MZ세대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하고 있다면서 오랫동안 매출이 부진했던 분야인 앞으로의 성장 여력도 충분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한 백화점들은 새로운 브랜드의 머천다이징 등을 통해 브랜드와 매장 차별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NEXT ECONOM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