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절반 20~40대가 주 소비층…국내 브랜드 호감도 높아

각광받던 중국시장이 정치적·경제적 문제로 혼란을 겪으면서 새로운 시장으로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동남아가 주목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유통업계는 베트남을 주목하며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유통업계가 베트남을 주목하는 이유는 엄청난 성장성과 잠재력 때문이다. 베트남의 인구는 1억 명에 달한다. 베트남은 인구 절반 이상이 2040대 젊은 층으로 최근 이들이 주 소비층으로 자리잡고 있다. 중산층과 젊은층의 비중이 높다는 것도 성장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인도와 인도네시아와 등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와도 인접해 교두보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또한 국내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 유통업계는 베트남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의 3위 교역국특화 마케팅으로 공략

실제로 한국무역협회(KIT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베트남 수출 규모는 6096400만달러로 중국(15578900만달러), 미국(10976600만달러)에 이어 한국의 3위 교역국이다. 이는 앞으로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면서 양국 간 교역은 더욱 활발해지는 추세다. 향후 유통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진출이 예상된다.

베트남 광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 광고시장은 219200만 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12.7% 증가했다. 아세안 국가 중 성장률 2, 규모는 5위로 높은 성장잠재력을 보였다.

베트남의 마케팅 시장 규모가 커짐에 따라 베트남에 특화된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먼저 배달의민족은 2019배민(BAEMIN)’으로 베트남에 진출했다. 배달의민족은 베트남 배달시장을 공략하기위해 젊은 층을 겨냥했다. 베트남 문화와 정서를 빠르게 파악해 현지 맞춤형 마케팅 전략으로 세뼘짜리 가방이라는 문구를 새겨 넣은 에코백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나오자마자 베트남 인플루언서가 SNS(사회관계망 서비스)에 들고 나올 정도로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BAEMIN도 함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어 베트남 새해 명절 (Tet)’을 맞아 내놓은 세뱃돈 봉투 또한 BAEMIN을 베트남 내에서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베트남 법인은 봉투에 이거 엄마한테 맡기지 마”, “남자친구 있냐고 물어보지 마”, “나이가 많지만 아직도 세뱃돈을 받지등 겉으론 말하지 못하는 B급 감성의 재치 있는 문구를 새겼다. 이 봉투는 하루 1000장 이상이 팔리고, 카피 제품들이 쏟아져 나올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배달의민족 특유의 B급 감성 마케팅이 베트남에서도 통한 것이다. 배달의민족은 굿즈 마케팅이 젊은층 공략에 성공하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베트남 시장이 주목받는 이유은 높은 성장과 함께 중국과 달리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기 때문이라며 베트남 시장에 특화된 마케팅 전략으로 승부하고 있으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 너도나도 기회의 땅으로

업계는 이전부터 베트남 시장을 신 시장으로 꼽아왔다. 대형마트, 백화점, 편의점 등이 속속 진출하며 오프라인 시장을 공략 중이다.

편의점 GS25는 베트남 진출 5년만에 호치민을 비롯한 남부 베트남 지역에서 운영 점포 수 1위 업체로 올라섰다. 베트남GS2520181월 베트남 호치민시에 GS25엠프리스타워점을 오픈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달 말 기준 운영점 수 211점을 기록하며 서클케이, 패밀리마트 등 먼저 진출한 외국 브랜드 편의점들을 남부 베트남에서 추월했다.

베트남 전 지역 기준으로는 서클케이에 이은 점포 수 2위지만 베트남GS25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도 공격적인 출점 전략을 유지하며 가장 많은 점포 수를 오픈했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베트남 하노이에 10만평 규모의 복합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프리 오픈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유통을 비롯해 관광, 레저, 건설 등 롯데 계열사의 역량이 총동원된 대규모 프로젝트다.

젊은 층의 인구 유입이 높은 상권 특성을 반영해 베트남에 처음 선보이는 브랜드 25, 하노이 최초 브랜드 28, 플래그십 콘셉트 매장 32개 등 전체의 약 40%에 이르는 85개 매장을 지역을 대표하는 시그니처 매장으로 구성했다.

지하 1층에는 약 1300평 규모의 롯데마트가 자리하며 1층에서는 롯데마트가 운영하는 와인전문점 보틀벙커가 해외에서 첫 선을 보인다. 이 외에도 호텔, 롯데시네마, 해외 첫 사업장 아쿠아리움 등이 문을 연다.

식품업계, 베트남 러시 이어져

식품업계 역시 베트남 시장의 성장성을 주목하며 진출 러시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오리온은 태국 1위 유음료 전문기업 더치밀(Dutch Mill)과 제휴하여 베트남 유음료 시장에 진출한다.

오리온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 12월 업무협약을 통해 더치밀 제품의 베트남 내 독점 판매권을 획득했다. 오리온은 2005년 베트남 법인 설립 이후 20년 가까이 구축해온 탄탄한 영업망을 적극 활용해 현지 유통채널의 70%를 차지하는 일반 소매점을 시작으로 대형마트와 편의점, 온라인까지 판매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롯데GRS의 롯데리아는 비교적 이른 1998년 베트남 법인을 설립했다. 그 결과 3000억원 규모의 베트남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35%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며 동남아 대표 패스트푸드 브랜드인 졸리비와 경쟁에서도 이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단체급식사업에 핵심을 두고 있는 아워홈은 2017년 베트남에 진출했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선진적인 위생시스템, 수준 높은 고객 서비스를 통해 베트남 소비자들을 사로잡으며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 중이다.

삼양식품은 베트남 1위 유통분야 선두 업체인 사이공 쿱(SAIGON CO.OP)’그룹과 현지 유통 및 판매확대를 위한 마케팅 협력 등을 골자로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삼양식품은 베트남에 불닭볶음면, 삼양라면, 짜짜로니 등을 수출하고 있다. 그 규모만 약 100억원에 달한다. 이는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수출되는 라면 비중에 절반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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