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중심의 ‘코즈 마케팅’에서 소비자 중심의 ‘미닝아웃’으로 진화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신념·생각을, 소비와 같은 간접적인 행동을 통해 드러낸다는 가치소비는 몇 년 새 트렌드를 선도하는 키워드가 되었다. 이는 2010년 중후반 기업 중심적인 공익 마케팅 코즈 마케팅개념에서 한발 더 나아가, 소비자의 신념을 표출하는 소비라는 뜻의 미닝아웃’(Meaning out: 신념 의미의 meaningcoming out의 합성어) 트렌드가 소비자들을 시작으로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가치소비 지향하는 소비자 탄생

21세기에 접어들면서 기존 시장에서는 기업의 제품 특성이나 품질, 서비스 등에서 차별화를 추구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혁신적인 제품이 아니고서야 고도화된 시장에서 소비자들은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언제 어디서든 제품에 대한 정보를 찾고, 품질을 따져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업은 대체 무엇을 팔 것인가? 그리고 소비자들은 무엇을 살 것인가? 기업과 소비자들은 이제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가치소비의 의미는 남을 의식하는 과시 소비와는 다르게 실용적이고 자기 만족적인 성격이 강하며, 무조건 아끼는 알뜰 소비와 달리 무조건 저렴한 상품이 아닌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제품에 대해서는 과감한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저렴한 가격이나 후기 좋은 제품을 필요 때문에 소비했다면, 이제는 소비도 가치 있게 하겠다라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은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더욱 거세졌다. 제품은 물론 기업의 행실도 따지고, 이미지가 좋은 기업의 제품을 소비·구매함으로써 자신의 신념에 대해 드러내게 된 것이다.

가치소비의 대표사례 코즈 마케팅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가치소비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코즈 마케팅이 있었다. 도서 브랜딩의 제3 물결 코즈 마케팅에 나온 내용을 인용해 보면, 코즈 마케팅은 원인, 이유, 대의적이란 의미의 ‘Cause’‘Marketing’의 합성어로, ‘기업과 사회적 이슈가 상호이익을 위해 전략적으로 연계된 마케팅을 의미한다. 코즈 마케팅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해지기 시작하며 등장했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공헌과는 차이가 있다. 사회적 공헌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초점을 맞췄다면, 코즈 마케팅은 공익적 이슈를 기업의 마케팅 전략으로 연계시킨 것, 즉 마케팅 측면이 강하다. ‘대의 마케팅’, ‘공익 마케팅’, ‘착한 소비등으로 불리는 마케팅이 대표적이다.

최초의 코즈 마케팅 프로젝트 사례로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를 들 수 있다. 1983,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는 미국의 자유의 여신상 보수사업 프로젝트’(National Arts Marketing Project)를 진행했다. 당시 무역, 경기 등이 침체되어 있던 미국 사회에서 자유의 여신상을 보수한다는 것은 미국인들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고, 미국인의 이런 가치관에 근거한 메시지를 통해 구매를 이끌어낸 것이다.

가치소비, 기업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최근엔 가치소비가 기업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추세다. 소비자 중심의 소비가 높아진 것이 배경이 됐다. 유통 플랫폼의 확대로 인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대등한 위치에 서게 됐고,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재화와 서비스 등에 기업이 귀를 기울인 것이다. 요즘의 20·30세대는 제품의 제조 공정부터 가격, 심지어 이를 유통하는 과정까지 적극적으로 자신이 소비하는 것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그 이후 기업과 제품의 메시지가 나와 맞고, 소비 과정에서 심리적인 만족감, 다시 말해 가심비를 얻는다면, 구매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특히 친환경, 갑질 사태, 성평등등 환경·윤리적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젊은 소비자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회사에 대해선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한다.

가치소비 중에서도 최근 확산되는 미닝아웃트렌드는 이처럼 자신의 신념과 생각을 이야기하고, 소비와 같은 간접적인 행위로 드러내는 것을 중시한다. 물론 사회적 가치가 대두되더라도 각자의 기준과 생각, 신념 등은 주관적일 수 있다.

때문에 현대의 가치소비는 자신을 위한 소비에 돈을 아끼지 않은 트레드인 미코노미(Meconomy: 나의 ‘me’와 경제의 ‘economy’의 합성어)’ 와도 맞물려 성장한 트렌드로 볼 수 있다.

기업과 개인 모두에게 친환경 필수

미닝아웃 트렌드를 대표하는 소비 종류는 다양하지만, 최근 주목받고 가장 많이 실천하는 이슈는 바로 친환경이다. 친환경이 기업과 개인 모두에게 지속 가능한 미래가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자 모두에게 필수가 됐다.

유통기업들 역시 소비자들의 친환경 가치소비가 장기화되면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제주개발공사는 20215, 무라벨 제품인 제주삼다수 그린출시를 시작으로 페트병 경량화를 통한 플라스틱 감축, 리사이클 페트 및 바이오 페트 등 순환 자원을 활용한 용기 개발에 연달아 성공하며 친환경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동원F&B의 경우 지난해부터 요구르트 제품 소와 나무 비피더스 명장 3종에 라벨을 제거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글로벌 다단계 기업 시너지월드와이드의 모기업 네이처스 선샤인은 태양광시설을 설립해 제조시설을 100% 재생에너지로 사용하도록 전환했다. 또 다른 글로벌 다단계 기업 피엠인터내셔널은 100% 재활용 및 재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포장지로 전 제품 용기 변경 작업을 실시했다.

이들 회사에는 공통점이 있다. ESG나 코즈 마케팅이 한 차례의 이벤트 형식이 아닌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통해 장기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함으로써,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들은 사회적 가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와 맞물린 소비자들의 미닝아웃 소비 패턴에서도 유연하게 적응하며, 요즘 세대가 사랑하는 브랜드로 불리고 있다.

한 유통 전문가는 이 같은 미닝아웃 가치소비현상이 메가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이며 물건을 구매하는 주관적인 만족도를 넘어 물건 구매 시 기업이 사회적 가치에 얼마나 이바지하는지 보는 소비자가 더 많아질 것이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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