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스마트팜·콜라보 등 이색 체험코너 선보여

금리와 환율, 물가까지 3악재가 지속되면서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하반기 내수경기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각종 연구기관들 역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는 등 반등이 어렵다며 경고하고 있다. 특히 펜데믹으로 큰 타격을 입은 대형마트들은 오랫동안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온라인 플랫폼에 파이를 내준 상황이다. 바뀐 소비패턴은 고착화를 이뤘고, 소비자들은 다시 오프라인 매장에 찾기보단 스마트폰을 이용해 장보기를 끝내 분위기 반전은 어려워 보인다.

고객 체류시간 늘면 매출도 동반 상승

이 같은 상황에 유통업계에선 저마다 승부수를 꺼내들고 반격에 나섰다. 매장에 체험 공간을 구성하는 등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 현장에 방문하도록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일단 마트에 오면 장을 보는 것과 동시 즐길거리를 제공해 머무는 시간을 늘리는 전략을 펴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마트는 지난 3월 연수점을 리뉴얼하며 향후 이마트의 마케팅 방향을 보여줬다. 이마트 연수점은 이마트가 미래형 마트로 꼽고 있는 대표 매장이다. 장보기는 물론 외식과 문화 활동 등을 모두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이마트는 리뉴얼하면서 기존 판매 공간을 절반 미만으로 크게 줄였다. 대신 새로 확보된 곳을 스마트팜과 치킨 로봇 등 이색 볼거리로 채운 공간으로 재구성했고, 전문점과 테넌트의 규모는 두 배 가까이 확장했다. 쇼핑 공간에서 문화체험 공간으로 변신을 꾀했다.

문화에 집중한 리뉴얼의 효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이마트 따르면 연수점 개장 이후 한 달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8%, 내방 고객 수는 23% 늘었다. ‘실내 스마트팜’, ‘축산 숙성 전용 쇼케이스’, ‘참치 정육점등 볼거리 많은 그로서리 매장은 델리 48%, 채소 20%, 수산 23%, 가공식품 13%, 축산 13% 등 매출이 고르게 늘었다. 스마트팜은 기존 상품 대비 신선도가 매우 높은 편으로 허브류까지 총 6종을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 2020년 리뉴얼한 월계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37개점의 리뉴얼을 완료했다올해는 오는 7월 킨텍스점을 비롯해 10개 이상의 지점을 재단장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역시 단순히 장을 보는 공간이라는 개념에서 탈피해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형 공간으로 업그레이드를 시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현대자동차와 함께 캐스퍼 쇼룸을 준비해 볼거리를 늘렸다. 5월 한 달 동안 캐스퍼 디 에센셜 라이트를 직접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는 특별 전시를 운영했다.

캐스퍼가 MZ세대를 중심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콜라보를 통해 젊은 고객들이 매장을 찾도록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특별전 기간에 구매 상담을 신청한 고객에게는 현대차 계약금 면제 쿠폰, 애프터마켓 전용 상품도 제공해 매장을 직접 방문한 고객에 대한 혜택을 높였다.

이외에도 홈플러스는 키즈카페와 롤러스케이트장 등 놀거리까지 다양하게 준비해 모든 연령층 고객을 끌어당기고 있다. 아이를 데려갈 수 있는 핵심 점포를 일컫는 키즈 테넌트를 필두로 입점 점포들의 매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과 5월 홈플러스의 키즈 테넌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또한, 지난 1월 서울 영등포점에 문을 연 고고랜드롤러스케이트장 역시 인기다. 브런치카페 뚜스뚜스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강서점은 동네 맛집이었던 곳을 입점시킨 사례로, 뚜스뚜스의 인기가 성장을 견인하며 강서점 테넌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0% 늘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 기반 유통업체들이 저렴한 가격과 편의성을 강조한다면 대형마트들은 리뉴얼을 통해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차별화 포인트인 체험에 집중하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 미래형 매장 제타플렉스

국내 대표 유통공룡 롯데는 전국 롯데마트와 창고형 매장인 빅마켓의 대대적인 리뉴얼로 콘텐츠를 업데이트하고 고객 접점 늘리기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말까지 전국 22개 점포를 리뉴얼해 새 단장을 마쳤고, 잠실 롯데마트 제타플렉스점을 원스톱 복합문화 쇼핑공간으로 선보이며 오프라인 쇼핑몰의 새 방향을 제시했다.

제타플렉스점은 국내 최대 규모의 식품 매장, 와인 전문점 보틀벙커, 미래 먹거리 매장, 화장품 전문점 롭스 플러스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대형 파노라마 수족관, 곤충 식량, 수 천여 종의 주류를 취급하는 보틀벙커로 물건을 사러 온 고객의 체류시간을 늘리도록 했다. 각 층마다 카테고리 킬러상품을 배치해 고객이 방문한 김에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했다.

잠실 롯데마트 제타플렉스점은 오픈 이후 한 달 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5%, 방문객 수가 32.5% 증가했다. 이후 5개월간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보틀벙커도 영업 시작 후 한 달 매출이 전월 대비 4배 뛰는 성과를 보였다.

롯데마트는 대대적인 리뉴얼 이후 지난해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하며 성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올해도 효율적인 공사 진행을 위한 세부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대대적인 점포 리뉴얼에 이은 창고형 할인점 맥스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향후 맥스를 지역 놀이터로 자리매김 시킨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3개 점포에 이어 창원지역에도 맥스를 오픈했고 기존 빅마켓인 영등포점과 금천점까지 맥스로 전환해 올해 상반기내 총 6개 곳을 운영한다내년까지 전국에 20여개의 매장을 오픈 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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