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랜드마크 이어 물류 기지로 재탄생

세계적인 친환경 정책의 영향으로 국내 역시 친환경 정책의 하나로 2013년 제주를 시작으로 친환경 전기차 보급을 시작했다. 이후 전기차 보급은 작년 10월 기준 365천 대를 넘어섰다. 이에 정부는 2025년까지 전기차 보급 목표를 113만 때까지 늘렸다.

정부의 친환경 정책으로 전기차 보급률이 높아지고 주유소 업계의 과당경쟁으로 해마다 문을 닫는 주유소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전국 주유소 매년 감소세 보여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서 영업 중인 주유소는 11144개소로 조사됐다. 최근 한국석유관리원에서 집계한 2022년말 기준 주유소 운영 현황에 따르면 11144개소가 운영 중이며, 지난 2021년 말 11378개에 비해 약2.1%(23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유소 감소는 전국적인 현상으로 주유소 숫자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대전이 5.7%, 서울 5.5%, 대구 4.1% 등의 순이었으며 지난 2019년부터 증감이 없었던 제주를 제외한 모든 시도에서 감소 현상을 보였다. 지역별 분포로는 경기도가 20.8%(2314), 경북 11.2%(1244), 경남 9.6%(1,065)로 집계됐다.

11750개를 나타낸 지난 2018년부터 최근 5년간 추이에 따르면 201911700, 202011589, 202111378, 지난해 말 11144개로 5.2%가 감소했다.

한국석유관리원 관계자는 이처럼 주유소의 감소는 인구밀도가 높은 서울 및 광역시 등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며, “이는 업체 간 치열한 경쟁과 택지 개발 등에 따른 수용이나 상업용 건물 신축,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 보급 확대 등 경영상의 어려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말했다.

주유소 2층에 전망 좋은 카페 열어

전기차 보급 확산과 업계의 과당경쟁 등으로 침체한 주유 업계가 살아남기 위한 선택으로 복합매장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전에도 주유소와 편의점을 함께 운영하거나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는 것이 트렌드였다면, 최근에는 카페나 페스트푸드 점 등 다양한 복합매장 형태로 다양화하는 추세다.

대구에 있는 북대구IC 주유소는 운영난에 폐업을 고민하다 지난 201910월부터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전국 주유소 최초로 투썸플레이스 드라이브스루 점을 도입했다. 북대구IC 주유소에는 카페 고객을 위해 지상 주차장 10면을 비롯해 50면 규모 지하 주차장을 마련했다. 카페 내부 인테리어도 공을 들였다. 유통단지 방향으로 통유리창을 내 전망을 확보했고, 단체석 등 좌석 수도 대규모로 조성했다.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카페 전망이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이 생겨났고, 리모델링 이후 수익구조가 개선되면서 전체 매출이 배로 늘어났다.

강원도 양양에 있는 SK주유소 역시 주유소 옥탑에 커피 전문점 투썸플레이스를 입점시켜 높은 곳에서 바다를 전망할 수 있도록 했고, 서핑 애호가들 사이에서 바다맛집으로 유명해졌다.

지역 명소로 재탄생

경남 김해 율하지구의 에쓰오일 주유소에는 방송인 노홍철이 운영하는 북카페 홍철책빵이 들어섰다. 이 때문에 주유소 이름도 에쓰오일 빵집주유소로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이 주유소에는 홍철책빵 오픈과 동시에 사람들이 연일 줄을 서서 방문하는 지역 명소가 됐다.

지방 주유소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수도권에 있는 주유소들 역시 운영난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복합매장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서울 동작구에 있는 HD 현대오일뱅크 흑석동 주유소는 초등학생 학생들이 하굣길에 줄지어 들어간다. 바로 아이스크림 전문점 베스킨라빈스와 던킨도너츠가 이곳에 입점해있기 때문이다.

HD 현대오일뱅크는 주유소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시도로 주유소를 새로움을 선보이는 특별한 무대로 활용하고 있다. 우선 국내 최초로 넥슨, 피치스와 함께 서울 소재 직영 한남동 주유소에 카트라이더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파츠(PARTS) 오일뱅크를 오픈, 기존 주유공간에 게임 조형물, 그라피티 아트 팝업 스토어가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HD 현대오일뱅크는 관계사인 HD 현대인프라코어의 미니 굴착기를 주유소에서 전시 및 판매하기 시작했다.

살아남기 위해 진화하는 주유소

SK에너지는 코로나 사태 이후 대구 지역 8SK 직영 주유소에 자동심장충격기(AED)와 구급 장비를 비치해 우리 동네 응급처치소사업을 시작했다. 이와 함께 주유소 직원들에게 심폐소생술, 기도 폐쇄처치술, 응급처치 및 소화기 사용법 등을 교육해 주유소 인근에서 벌어질 응급상황을 대비할 수 있도록 교육했다.

SK 에너지 관계자는 "2020년 코로나19로 사회안전망의 중요성이 대두했다. 그해 대구에서 처음 시작한 공익활동이 효과를 입증하며 올해 소방청과 협업해 전국으로 확대했다"라고 설명했다.

SK에너지는 이외에도 주유소의 최대 장점인 넓은 부지를 활용해 도심 속 물류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SK에너지의 LDP(Local Delivery Platform) 사업은 주유소 공간에 초소형 물류기지인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를 운영, 네이버·쿠팡 등 국내 이커머스 업체에게 배송추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빠르고 차별화된 배송서비스를 제공한다.

GS칼텍스 역시 픽업센터를 주유소에 생활 물류 기능과 로봇·드론 등 첨단기술을 결합해 전국 주요 시/도에 1개소 이상 확대해 운영하는 도심 물류허브로 재탄생을 노리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들이 ()정유경쟁에 나섰다이미 비정유 영역인 태양광, 바이오, 수소 등 친환경 사업 전환에 속도를 내며 주유소를 활용한 신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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