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로막힌 ‘농가 살리기’ 나선 유통업계

롯데마트가 최근 특정 방울토마토 품종을 먹고 식중독과 유사한 구토나 복통 등을 겪는 사례로 재고가 쌓이고 있는 방울토마토의 대량 매입에 나선다고 밝혔다.
롯데마트가 최근 특정 방울토마토 품종을 먹고 식중독과 유사한 구토나 복통 등을 겪는 사례로 재고가 쌓이고 있는 방울토마토의 대량 매입에 나선다고 밝혔다.

지난 복통 유발 방울토마토사태로 소비자들이 방울토마토를 사지않고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져 토마토 농가가 위기에 처했다. 농림축산부와 식약처는 이번 방울토마토 사태는 일부 방울토마토에 존재하는 토마틴(Tomatine)’성분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하고, 이번 방울토마토로 구토와 복통을 유발시키는 증상과 인과관계가 있던 3개의 방울토마토 농가와 특정품종 재배농가의 방울토마토 전량을 폐기했다. 하지만, 이로인해 소비자들이 토마토를 기피하며 사먹지 않아 토마토 농가의 판로가 막혔다. 뿐만 아니다. 지난 쥬키니호박 사태 때는 정부의 유전자조작체(GMO) 관리·통제 부실로 관련 농장의 호박들을 전량 폐기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요인으로 농가들이 어려움에 처하자 정부와 지자체에서 농가를 지원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고 또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들이 농가 살리기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판로막힌 농가 살리자-상생

방울토마토 사태로 관련 방울토마토를 전량을 폐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토마토를 외면하며서 국내 토마토농가의 판로가 막혔다. 이에 유통업계가 지역 농가를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부쳤다.

쿠팡은 위기에 처한 토마토 농가를 돕기 위해 400t의 토마토를 매입했다. 국내 단일 유통기업 가운데 최대 수준이다. 쿠팡이 전국 토마토 농가에서 매입한 토마토는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과 함께 쿠팡의 품질 관리 전문가의 엄격한 품질 검사를 통과한 상품이며, ‘토마토 농가 돕기 캠페인을 진행하며 최대 37% 할인가격에 토마토를 판매했다.

롯데마트는 평소 토마토의 매입수준인 20t3배 수준인 60~70t으로 늘렸으며, 기존보다 25%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다. 또한 판매촉진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자사의 주력 상품과 협업해 신상품을 선보이기도 하며 지역별 농산물의 판로 확대를 돕기도 하고 있다.

이마트도 각 지역 농산물과 가공상품을 발굴해 판로를 확대하고 상품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올해부터 연단위로 재발견 프로젝트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지역의 질 좋은 토산품들을 발굴해 판로 확보와 홍보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다.

지역농산물과 협업한 신제품 출시도

롯데웰푸드는 해남군과 함께 우리농산물 상생프로젝트를 시작한다. 그 첫 번째로 일반적으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제주녹차와 보성녹차가 아닌 해남녹차를 선택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해남의 우수한 녹차를 알려 소비를 늘리고 우리농산물 상생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롯데웰푸드는 해남녹차와 자사의 인기 상품 빼빼로를 접목한 해남녹차 빼빼로를 출시했다.

편의점 CU는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와 함께 예산 사과를 활용한 애플리어와 제주 감귤을 넣은 감귤오름’ 2종을 출시했다. CU가 이번에 출시하는 맥주는 예산 사과를 활용한 애플리어와 제주 감귤을 넣은 감귤오름’ 2종으로, 우수한 품질의 지역 특산물들을 사용해 과일 소비를 증진하는 지역 활성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선보이는 상품이다. 또한 맥주 판매 수익의 일정 부분은 지역 농가에 기부된다.

현대그린푸드도 국산 농식품 판로 확대에 힘을 보탰다. 회사는 농협경제지주와 잉여농산물에 대한 공동판매 협력에 나선다. 특히 현대그린푸드는 농협의 우수 농산물과 상품 등을 550여개 단체급식장과 100여개 외식업장의 식자재로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못난이 상품으로 물가 안정화

농림축산식품부의 조사에 따르면 채소류 가격이 전반적으로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 양파, 감자 가격은 저장물량 감소에 따라 내달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무는 기상 악화와 농자재 가격, 인건비 등 생산 비용 상승으로 전년 대비 43.6% 올랐고, 1개월 전보다도 24.6% 가량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가운데 유통업계가 상생의 한 방편으로 B급 채소나 과일 등을 정상가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하며 농가 살리기와 물가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치솟는 고물가에 외관상 상품성이 떨어져도 가격이 저렴한 못난이채소나 과일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며 의식도 변화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업해 지난 5월 제주산 무 비축 물량 50t을 확보, 11일부터 14일까지 이를 시세보다 약 50% 저렴한 개당 990원에 판매했다. 이는 농림축산식품부 주관으로 지난 3월에 수확 후 별도 선별작업 없이 비축한 상품으로, 롯데마트와 슈퍼에서 통상적으로 취급하는 특 등급 상품과 비교해 조금 작거나 외관에 흠이 있을 수 있지만, 맛과 영양에는 차이가 없으며 가격은 저렴하다.

또한 롯데마트는 물가안정 기획 상품으로 상생 과일상생 채소를 선보이고 있다. 기존 검품 기준에 약간 미흡한 B+급 과일과 채소를 운영하며 시세보다 약 30%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7월부터 모양과 크기가 유통규격에서 등급 외로 분류되지만 신선도와 맛 등 품질에는 이상이 없는 맛난이 농산물구색을 채소 15, 과일 3종 등으로 지속 확대하고 있다.

편의점 CU는 우리 농가 돕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색상과 모양이 고르지 못한 일명 못난이 채소들을 모아 판매하는 싱싱상생브랜드를 론칭했다. 이를 위해 CU는 채소류 전문 유통 채널인 만인산농협 산지유통센터와 손잡고 이달 10일 싱싱상생 첫 상품으로 파프리카, 깐마늘, 감자 총 3종을 선보인다. 싱싱상생 상품들은 유사 상품 대비 30~40% 할인된 가격에 판매된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규격 외 등급으로 판정받은 작물 비율은 평균 11.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하며 이러한 농산물은 폐기하는데 사회적 비용과 농가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에 유통업계의 못난이 채소 수급은 농가 상생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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