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에 매력적 가격·재고율에 주목

유통업계가 냉동 자체브랜드(PB) 상품에 진심이다. 그동안의 부정적인 이미지 제고에 나섬고 동시에 신 상품 개발에도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냉동 식품은 맛 없고 건강하지 않은 음식이라는 부정적 인식 탓에 다소 외면 받아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와 고물가라는 특수 상황이 맞물리면서 냉동 식품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통기업들의 개발 노력으로 상품은 더욱 고급화되고 다양한 맛의 냉동 식품도 쏟아지면서 부정적 인식도 줄었다는 평가를 얻는다.

이에 대형마트와 편의점들은 가격은 낮추고 품질은 높인 냉동식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통사들이 냉동 자체브랜드 상품을 확대하는 것은 물가 인상 여파와 무관치 않다. 일반 외식 물가뿐 아니라 배달비만 5000~6000원에 육박하는 등 배달 음식들의 가격도 급격하게 오르며 식비 부담이 가중되는 사회적 현상에 주목해, 오랜 보관이 가능한 냉동 먹거리 개발에 공을 들이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냉동 식품은 냉장 식품에 비해 오랜 보관이 가능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소비자 측면에서는 유통기한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유통업계는 원재료를 대량으로 구입해 생산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에 모두 매력적이다. 또 재고 처리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냉장과 함께 냉동 제품까지 더해지면서 밀키트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밀키트 시장은 20201880억원 20212587억원 20223400억원 등으로 증가 추세다. 고물가 시대에 내식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유통 업계는 고급화된 냉동 PB 상품 개발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모양새다. 가격은 낮추고, 품질은 강화하면서 소비자들의 마음도 사로잡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최근 급속냉동 기술을 적용해 품질을 개선하고 있다. 단시간에 식품을 동결하는 방식으로 냉장식 만큼의 원료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품질 냉동 밀키트 개발에 주력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PB브랜드 피코크의 냉동 밀키트 제품 매출 비중이 전체 밀키트 매출에서 5.8% 수준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세를 이어 이마트는 올해 고품질 냉동 밀키트를 중점적으로 피코크 상품 개발을 이어 나갈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유통사들이 냉동 자체브랜드의 강점에 주목하면서 내장 상품보다 냉동 상품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생겨나고 있다앞다투어 제품 개발에 나서면서 제품의 질은 높아지고 합리적인 가격대가 형성되고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도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냉동 밀키트는 냉장 밀키트에 비해 유통기한은 약 5, 판매기한 역시 3일 수준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의 PB브랜드 요리하다의 냉동 밀키트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냉동 디저트 5종을 출시하기도 했다. 고품질 디저트의 식감을 구현하기 위해 롯데마트 PB 전문 MD(상품기획자)1년간 일본을 오가며 제과 전문기업 파스코(PASCO)와 기술 제휴를 맺는 노력을 기울여 탄생했다.

파스코는 100년의 역사를 가진 일본 최대의 제과 전문 기업으로, 일본에서 식빵을 가장 많이 판매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롯데마트의 냉동 디저트는 파스코의 효모발효종 기술력으로 만들어져 냉동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해동 후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하면 갓 구운 빵의 식감과 풍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그 결과 파스코의 효모발효종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요리하다 버터 소금빵은 냉동빵임에도 불구하고, 해동 후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하면 갓 구운 빵의 식감과 풍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홈플러스 PB브랜드 홈플러스 시그니처홈밀냉동 밀키트 매출 또한 전년 동기 대비 204% 늘었다. 홈플러스 시그니처홈밀은 볶음밥, 피자 멘보샤, 통닭, 떡갈비 등 다양한 냉동 밀키트를 선보인 데 이어 제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 식품제조업계 관계자는 상온과 냉장 식품 위주로 가정간편식 시장이 성장해왔지만 최근 급속냉동 기술이 발전하면서 냉동식품 개발이 빨라지고 있다면서 냉동 밀키트 제품도 냉장 제품 못지 않은 품질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편의점도 냉동 상품 비중 늘려

편의점도 냉동 상품에 대한 개발에 적극 참여함과 동시에 비중 늘리기에 나서고 있다.

CU는 지난 한해 CU 냉동 피자 매출이 전년 대비 22.5%나 올랐다. 올해 들어서도 126.5% 219.4%, 325.3% 등 두 자릿수의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지난달 CUPB브랜드 득템시리즈는 첫 냉동상품 득템 피자를 출시했다.

득템 피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퀄리티는 높였다. 원재료 수입부터 상품 제조 및 물류까지 전 과정에서 단일 협력사와 계약을 맺고 중간 유통 비용을 대폭 줄인 덕분이다. CUPB 기획 및 제조까지 협업의 범위를 확대하며 초가성비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인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지속되는 물가 인상 속에 고객의 알뜰 소비를 돕기 위해 냉동 상품까지 득템 시리즈의 라인업을 확대했다앞으로도 CU는 변화하는 소비 환경에 따라 맞춤형 상품을 적극 개발하고 고객 혜택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유통기업 한 관계자는 최근 지속되는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쟁여놓고 먹을 수 있는 냉동 먹거리 상품들에 대해 고객들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유통사들도 냉동 PB 상품 라인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유통사 입장에서 먹거리 제품은 재고율 관리가 수익성에 중요한 열쇠인데, 국내는 전자레인지나 에어프라이어 보급률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냉동 제품을 선보이기 좋은 환경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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