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대형 조형물’ 마케팅

유통업계가 새로운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눈길과 발길을 모으고 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서 그동안 위축되어 있던 소비자들의 발길을 사로잡기 위해유통 업계가 대형 조형물을 잇따라 설치하며 새로운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는 것. 이 대형 조형물들은 시기와 장소에 맞춰 다양한 형태로 설치되어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렇세 설치된 대형 조형물들은 그 지역의 유명 랜드마크처럼 인식되어 소비자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캐릭터를 주로 활용한 조형물은 설치·운영에 수억원 넘는 비용이 들지만, 단순히 포토존으로 인기를 끄는데 그치지 않고 주변 상권의 소비 진작 효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대형 조형물 덕분에 인근 상권도 활기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인근 상권은 이런 대형 조형물로 활기를 띄고 있다. 이는 만에 석촌호수에 다시 등장한 대형 고무오리 러버덕덕분이다. 러버덕은 MZ세대라면 어린 시절 욕조에서 한 번쯤 가지고 놀았을 법한 노란색의 친숙한 고무 오리다. 2014년 석촌호수에 처음 등장해 한 달 동안 관람객 500만명을 모으기도 했다.

롯데월드타워를 운영하는 롯데물산은 송파구청과 함께 930일부터 1031일까지 러버덕 프로젝트 서울 2022’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물산 측은 이번에도 행사 시작 사흘 만에 71만명의 방문객이 몰렸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작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의 공공미술 프로젝트인 러버덕을 2014년 국내에 처음 들여온 롯데의 시도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러버덕은 2014년 잠실 제2롯데월드 타워 오픈 때 석촌호수에 전시돼 한 달간 약 500만명이 방문했다. 이번에 새로 설치한 러버덕은 높이 18m, 가로 19m, 세로 23m2014년보다 약 1.5m 커졌다.

대형 오리를 호수에 띄우는데는 많은 비용은 든다. 이번 러버덕 설치·전시에는 약 14억원이 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환산하면 약 하루 4000만원이 드는 셈이다. 또한 작가의 로열티도 약 3~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높은 비용이 들지만 이를 통해 롯데그룹은 물론 인근상권 등은 그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와 송파구청에 따르면, 2014년 러버덕 행사와 이후 비슷한 유형의 대형 조형물 설치 행사가 열렸을 때 석촌호수 인근의 일명 송리단길상권 매출이 평소보다 15~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효과로 인해 주변 상점과 상인들도 대형 조형물 설치 이벤트를 오히려 반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8년 전보다 더 많은 시민이 러버덕을 보기 위해 석촌호수를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젊은 세대들의 유소년기와 함께 했던 러버덕과 같은 친숙한 캐릭터를 대형 조형물로 만들면 자연스레 큰 관심을 모을 수 있다이는 소비자 집객효과를 통해 주변 상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송파구청은 러버덕 행사를 통해 석촌호수의 수질 개선도 알릴 예정이다. 송파구와 롯데물산은 함께 석촌호수 수질 정화 사업을 진행 중이며, 지난 8월에는 석촌호수 수영 대회를 포함한 철인 3종 경기도 열었다. 929일 러버덕 행사에 참여한 호프만 작가도 “8년 전보다 물이 더 깨끗해져 이번 전시가 더 인상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커질수록 소비자 발길 모으는 조형물

러버덕 뿐 아니라 올해 고객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유인하기 위한 마케팅 방법의 하나로, 대형 캐릭터 전시는 줄을 잇고 있다.

더현대서울은 지난 753300(1000) 규모 공간을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동도서 월리를 찾아를 테마로 꾸몄다. 중앙에 13m 높이 대형 월리를 설치하고 곳곳에 월리 캐릭터 조형물 100여 개를 설치했다. 이틀 만에 고객 30만명이 몰렸다. 또한 현대백화점은 목동점 등 점포 6곳에서 각각 전시하던 곰 풍선(베어 벌룬)도 더현대서울에 모았다. 이달 16일까지 더현대서울은 5층 사운즈 포레스트에서 4~6m 초대형 곰 풍선 6개를 전시했다. 곰 풍선은 빨간색, 노란색 등으로 빛나며 사랑(Love), 평화(Peace) 등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임지빈 작가의 작품으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일상의 공간을 미술관으로 바꾼다는 취지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달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 1주년을 맞아 옥상정원에 17m 크기의 신세계 대표 캐릭터인 푸빌라를 설치했다. 지난 4월 롯데월드타워 광장에 설치된 15m 초대형 분홍곰인 벨리곰전시에는 24일간 약 325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백화점 업계 한 관계자는 다양한 캐릭터를 활용한 대형 조형물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관심을 끌 수 있는 요소로 새로운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세계사이먼의 프리미엄 아울렛도 30일부터 내달 30일까지 어린이부터 2030세대, 가족 단위 고객 모두 즐길 수 있는 핼러윈 캐릭터 유니버스를 열고 인기 캐릭터와 협업에 나선다.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은 미국의 클래식한 펌킨 농장을 콘셉트로 공간을 연출하며, 이스트(EAST) 광장에는 6m 규모의 대형 고스트 더쿠 조형물을 설치했다. 파주 프리미엄 아웃렛에서는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 빌리프와 함께 10월 한 달간 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핼러윈 콘셉트의 팝업 전시를 선보인다.

CJ제일제당은 5m 크기의 대형 솥을 가족 나들이객들의 성지인 에버랜드에 설치했다. 에버랜드 동물원 씨라이언 빌리지맞은편에서 1020일까지 열리는 즉석 영양 솥밥 브랜드 햇반솥반의 팝업 행사로, 솥뿐만 아니라, 전복, 소고기, 밤 등 햇반솥반 신제품에 활용된 원물의 대형 조형물의 인증샷이 SNS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 이번 행사에서 솥의 역사를 주제로 한 페이크(FAKE) 전시회인 히스토리 오브 솥(History of sot)’도 도슨트의 설명과 함께 운영한다. 전시회는 솥밥을 즉석밥 형태로 출시한 햇반만의 혁신적인 제조기술력을 위트 있게 표현하기 위해 기획된 것으로, 높은 퀄리티의 다큐멘터리 영상으로도 제작돼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저작권자 © NEXT ECONOM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