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집 꾸미기’ 관심 급증, 메가 트렌드 급부상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크게 늘면서 집 관련 소비가 유통가의 메가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SNS에서 MZ세대 ‘집콕족’을 중심으로 각자의 인테리어 노하우를 비롯한 제품 정보를 공유하는 사례가 늘면서 홈퍼니싱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인테리어 소품과 가구, 주방용품 등을 아우르는 이른바 ‘홈퍼니싱’ 시장은 코로나19 전후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에서는 코로나19에 지친 마음을 집 꾸미기로 달래는 소비 타깃층을 대상으로 자체 브랜드 개발 및 특성화 매장 론칭 등 공격적인 마케팅 공세를 이어가는 추세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월, 가구와 조명, 인테리어 소품, 주방 등을 아우르는 ‘홈퍼니싱’ 시장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홈퍼니싱은 집을 뜻하는 홈(Home)과 가구를 꾸민다는 뜻의 퍼니싱(Furnishing) 이 합쳐진 합성어로 가구와 다양한 소품으로 집을 꾸미는 것을 뜻한다.

이는 재택근무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 이른바 ‘뉴노멀’로 인해 생활 공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8년 7조원 대에서 머물렀던 홈퍼니싱 시장 규모는 지난해 자릿수를 달리했고, 2023년에 이르러 18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인테리어와 리모델링까지 범위를 넓힐 경우 약 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처럼 시장 규모가 고성장세를 보이자 유통업계에서는 시장 선점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잡는 데 노력하고 있다.

먼저 그간 소비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상품을 선점해 온 홈쇼핑 업계에서는 자체 브랜드까지 만들며 차별화 전략에 나섰다.

이와 관련 롯데홈쇼핑은 최근 테이블웨어의 판매가 전년 대비 50% 증가한 것에 착안해 자체 브랜드 ‘까사로하’를 론칭했다. 테이블웨어를 비롯한 다양한 리빙 상품을 확대해 입지를 확고히 가져가겠다는 의지다.

CJ온스타일도 키친 브랜드 ‘오덴세’와 리빙 브랜드 ‘앳센셜’ 등을 선보이며 상품 별 세분화 전략을 선보여 전문성을 도모했다. 이와 함께 리빙 전문몰인 ‘올리브마켓’을 통해 기존 소비층인 MZ세대 외에도 3554 세대 여성을 겨냥한 브랜드 포트폴리오 확대에 집중했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키친웨어 자체 브랜드인 ‘바오먼트’를 새롭게 선보이고 모든 주방용품으로 브랜드의 볼륨을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온라인 채널에 편중된 최근의 유통업계 분위기 속 그나마 오프라인에서 강세를 보여왔던 백화점들도 일제히 홈퍼니싱에 눈을 돌렸다.

현대백화점은 프리미엄 리빙 수요를 잡기 위해 ‘더현대 서울’에 ‘디렉터스 아카이브’를 선보였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프리미엄 가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1.7% 증가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 무역센터점에서는 ‘메타버스 리빙 쇼룸’ 체험전을 마련, 6만 8000개 이상의 아파트 도면 데이터를 바탕으로 홈퍼니싱 브랜드의 가구·조명·가전 150여 상품을 배치해보는 3D 모델링 서비스를 선보여 높은 호응을 얻었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또한 변화한 소비 트렌드에 발 맞춰 선제적으로 리빙 부분을 꾸준히 강화하는 전략을 펼쳤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019년 런칭한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더콘란샵’의 매출이 지난해 10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64% 늘며 순조를 보였고, 지난해 6월 선보인 메종 동부산점은 1만 3520㎡ 규모의 가구와 가전 매장 38개 브랜드를 입점시키며 매장 특화를 노렸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지난해 8월 강남점 지하에 2644㎡ 규모의 홈스타일링 가구 전문관을 오픈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집’의 정의가 단순히 거주하는 공간에서 삶을 표현하는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리빙 관련 수요는 프리미엄과 일반 브랜드 가리지 않고 증가하는 추세다”고 말했다.

이커머스 시장도 ‘집꾸미기’ 열풍…위트·익살 콘셉트 상품 인기 높아

이커머스 시장도 ‘집꾸미기’ 관련 상품 매출이 단연 크게 성장 중이다. 최근 또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홈데코·파티장식 등 ‘집꾸미기’ 카테고리가 예상 이상의 특수를 누리고 있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지난 11월 17일부터 12월 17일까지 홈데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8% 늘었다. 파티용 캔들, 트리용 전구, 미니 트리 등이 매출을 견인하고 있으며, 식기류 역시 203% 신장했다. 이와 함께 오프라인 매장 특화로 매출 신장을 이어가는 롯데온도 홈데코 및 파티용품 200여 개를 최대 30% 할인 판매하는 기획전을 마련하며 고객 선점에 나섰다.

한편,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 특수를 누리는 홈퍼니싱 카테고리에서 눈에 띄는 점은 ‘위트와 익살’이다. 홈퍼니싱에 대한 급격한 관심이 코로나19에 대한 반작용에서 비롯된 만큼, 소비의 기저에는 과거의 웃음을 되찾고자 하는 염원이 담겨있다.

이와 관련, 이마트는 지난달, ‘춤추는 트리 인형’ 인기에 재고 마련에 분주하다. 3년 전 처음 판매를 시작한 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춤추는 트리 인형은 지난해 말부터 갑작스럽게 인기를 끌면서 중고시장에서는 3만원 초반대의 상품이 7만원대로 뛰기도 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인기 홈데코 상품에는 귀엽고 재미를 줄 수 있는 독특한 상품들이 상위권에 오르고 있다”며 “연말연시를 맞아 파티 분위기를 내려는 욕구에 우울한 분위기를 반전시켜 보려는 심리가 함께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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