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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이 아닌 ‘온리원’유통가, 온리원 마케팅 봇물…경쟁사에 없는 ‘나만의 제품’으로 소비자 발 이끌어
  • 김정우 기자
  • 승인 2017.10.3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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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파이, 박카스, 햇반, 요플레 등은 현재 일반명사처럼 쓰이는 제품의 이름이다. 이들은 공통점이 있다. 나 홀로 상품, 즉 온리원(only one) 전략의 성공을 보여 준 사례라는 점이다.  무엇보다 이들은, 하나의 제품이 바로 시장이 됐다. 시장을 만들고 선점해 상당한 수익을 창출했다. 그래서 완연한 성숙기인 국내 유통시장에서 ‘온리원 마케팅’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디지털 광고 마케팅 전문가 안종배 교수는 “기존의 시장에서 승리하기 위한 수단이 넘버원 마케팅이라면 경쟁 없는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사용되는 전략은 온리원 마케팅”이라고 정의한다.
안 교수는 “니치마케팅이 틈새시장, 경쟁자 없는 시장을 찾는 것이라면 온리원 마케팅은 경쟁자보다 빨리 움직이는 빠른 발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통기업 중 전사적으로 온리원 마케팅을 구현하는 곳은 CJ그룹이다. CJ는 창조적 사업다각화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온리원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최초·최고·차별화를 지향한다는 의미의 ‘온리원’ 정신이다. 이를 기반으로 CJ는 햇반, 컨디션 등을 개발했다. 국내 전무했던 즉석밥 시장, 숙취해소 음료 시장을 개척했다. CGV를 만들어 국내 최초로 멀티플렉스 극장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것도 CJ이다.

안 교수는 “CGV의 경우 온리원 마케팅을 통해 국내에 없는 멀티플렉스 관련 서비스를 처음으로 시도했다”며 “자신만의 시장을 만들고 나아가 후발 멀티플렉스들과 함께 시장을 같이 살찌운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CJ의 전사적인 온리원 마케팅 추구는 매년 경기도 수원 소재 CJ블로썸파크에서 개최하는 그룹행사 ‘온리원 컨퍼런스’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이 행사는 매년 뛰어난 실적을 낸 임직원들에 대해 시상하는 공식적인 자리다.

신규 입사한 새내기 사원들을 대상으로 ‘온리원 페어’도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온리원 페어는 CJ만의 문화로 일종의 ‘아이디어 경진대회’이다. 신입사원들이 팀을 이뤄 주어진 주제를 연구하고,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로 발전시켜 발표한다. 1등 팀에게는 해외 연수의 기회도 주어지고, 다양한 아이디어는 실제로 현업에 적용되기도 한다.

 CJ는 말 그대로 신입사원을 포함한 전임직원들에게 ‘뼛속까지 온리원 마케팅’의 개념을 심고 있는 셈이다.

온라인 마케팅은 이제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채널 업태 전반으로 확산됐다. 저성장 시대에 유통업계는 업태를 불문하고 온리원 마케팅 경쟁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소비자에게 우리 매장을 찾아와야만 하는 이유를 줘야 하기’ 때문이다. 다른 곳에서는 살 수 없는 우리 기업만의 제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통 기업들이 너나할 것 없이 자체 상표(PB·private brand)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배경이다.

PB상품에서는 여타 유통 채널 중 이마트가 한 발 앞섰다. 이마트는 정용진 부회장의 직접 지시로 ‘비밀 연구소’를 만들었고, 노브랜드 팀도 운영 중이다. 노브랜드 팀이 주도한 노브랜드 매장은 PB확대는 물론이고, SKU(상품 관리·재고 관리를 위한 최소 분류) 압축, 불필요한 비용 제거 등 하드 디스카운터의 특징을 모두 갖춰 소비자의 선택을 이끌었다. 

소비자가 우리 매장을 찾는 이유…‘온리원’
이마트는 노브랜드 매장을 중심으로 노브랜드 제품을 확대했다. 기존에 실적이 부진했던 수퍼마켓 에브리데이 점포도 리뉴얼해 노브랜드 매장으로 탈바꿈 중이다.

롯데마트는 PB브랜드로 초이스엘, 프리미엄급 프라임엘,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한 세이브엘, 유기농 바이오엘, 생활용품 리빙엘을 운영 중이다. 롯데마트의 PB상품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1만3200여개였다. 전체 매출 중 27%를 차지했다.

백화점의 온리원 전략은 대형마트와는 또 다르다. 고급화를 일찌감치 추구했던 탓에 명품관을 중심으로 온리원 전략을 펼치고 있다.

갤러리아 명품관이 한 사례다. 갤러리아는 다른 백화점에는 없는 브랜드 유치를 통해 ‘온리원 백화점’으로 거듭려고 한다. 매장 개편을 진행하면서 프랑스의 여성 명품 브랜드 로샤스를 업계 단독으로 오픈했고 까르벵을 세계적인 브랜드의 반열에 올린 기욤앙리가 이끄는 니나리치 매장도 연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다른 백화점에는 없는 온리 브랜드를 30여개 보유하고 있다”며 “새로운 럭셔리 브랜드와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소개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들과 달리 외형 경쟁을 지속하고 있는 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들은 도시락, 라면, 소시지 등 간편식을 중심으로 한 PB제품 경쟁이 한창이다.

홈쇼핑 업체들은 PB보다 단독상품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출시 2년 만에 누적 주문액이 1700억원을 돌파한 CJ오쇼핑의 여성패션 브랜드 베라왕은 대표적 사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PB나 단독상품이 없다면 온라인으로 빠져나가는 소비자를 매장으로 불러낼 수 없는 시대”라고 단언한다.

성장 정체와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에 유통업체들이 ‘나만의 제품’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생존할 수 없는 시대라는 의미다.

물론 온리원 마케팅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리스크도 있다. 시장을 선점해 최초가 되는 것이 온리원 마케팅의 핵심이다. 최초의 아이템이기 때문에 수요가 형성돼 있지 않다. 결정적인 리스크다. 이 때문에 온리원 마케팅을 도입하는 기업은 시장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전략이 반드시 뒷받침 돼야 한다.

김미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유통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있고, 소셜커머스나 해외 직접구매 등 신흥 소비채널이 주목받으면서 기존 유통기업들은 전체적으로 상황이 어렵다”고 전제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현재 우리나라 유통업계는 구매채널이 늘어나면서 전 세계적으로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브랜드 제품 매력이 낮아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유통 부문에서 중요 변수는 ‘남다른 무언가’가 있느냐의 여부”라고 진단했다.     

김정우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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