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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농산물이 사라지고 있다생산농가 1년 사이 30% 급감…안정적 판로 등 전략 수립 필요
  • 김미림 기자
  • 승인 2016.04.2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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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이 많은 위협을 받고 있다. 이미 세계화된 농식품 시장 속에 국산은 밀려났고 GMO와 수입 먹거리로 우리 밥상이 가득 채워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식품들의 안정성과 위해성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국가차원에서 친환경 농업육성하고 소비자들도 우리나라 땅에 자란 식품과 식재료를 찾는 손길이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국내 친환경농업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모습이다. 친환경농업을 둘러싼 현실과 확대 방안을 살펴봤다.

5년 내 2조5000억원으로 키운다
생물의 유전자를 변형시키거나 재조합해 병충해나 추위 등에 강한 특성을 갖게 만들어진 유전자재조합식품(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GMO). 이런 GMO가 대중들에게 알려진 것은 1990년대 중반부터인데 인위적으로 유전자를 조작해 만든 농산물이다 보니 안정성 논란이 대두되고 있다. 이와 함께 값 싼 중국산 농산물도 다량의 중금속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인의 밥상을 위협하고 있다.  상황이 이쯤 되자 정부도 농민들에게 친환경농산물 재배를 권장하며 시장을 키우는 데 발 벗고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동필, 이하 농식품부)는 현재 1조4000억원 규모인 친환경농산물 시장을 2020년까지 2조5000원으로 확대한다. 농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친환경농식품산업 육성을 위한 ‘제4차 친환경농업 육성 5개년 개획(2016~2020)’을 지난 3월 발표했다. 이 계획은 기존의 1차 산업(생산) 중심의 친환경농업을 넘어 가공·외식·유통·수출 등 적극적 수요 창출을 통해 친환경농업의 외연 확장과 새로운 부가가치 토대를 마련하고 환경친화적인 농업자원 관리 모델 확산을 통해 우리 농업 환경을 건강하게 하는 전략을 담고 있다.

이번 계획은 국민적 신뢰에 기반을 둔 지속가능한 친환경농업 육성을 비전으로 ▲인증제도 개선 ▲유통체계 확충 및 소비 확대 ▲생산기반 확충 ▲유기농업자재의 안정적 공급 ▲농업환경 보전 강화 등 5대 분야 21개 과제로 구성됐다. 
우선 현재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과 민간인증기관으로 이원화된 인증 체계를 내년까지 민간인증기관으로 완전히 이양해 일원화한다. 민간인증기관 역량 강화를 위한 등급제를 올해 안으로 도입하고, 기관 규모화·전문화에 필요한 관리 제도를 재정비하기로 했다.
또한 친환경농산물 소비시장 변화에 대응한 산지유통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생산자단체 중심의 ‘광역 친환경농산물 전문유통조직’을 2020년까지 20개까지 설립하는 한편 친환경농식품 판매장을 현재 5228개소에서 6916개소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생협이나 전문유통업체 등 기존 소비지 유통체계를 확대하고 온라인몰, 홈쇼핑, 직거래, 로컬푸드 등 신규시장도 개척한다. 
남태헌 농식품부 창조농식품정책관은 “이번 계획 수립을 통해 친환경 농식품산업이 한중 FTA 등 본격화되는 시장개방에 대응해 고품질·안전 프리미엄 상품으로서 향후 우리 농산물의 고부가가치화와 농식품 수출시장 개척의 중요한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농민, 힘들게 농사지어도 제값 못 받아

   

국가차원에서 친환경 농업을 육성하겠다고 하지만 정작 농민들은 친환경농산물 재배를 포기하고 있다. 힘들게 유기농으로 농사 지어봤자 제값을 못 받기 일쑤고 판로확보도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친환경농업 육성 및 농업환경자원 관리 강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친환경농산물 인증농가는 2013년 10만3955가구에서 2014년에는 6만8389농가로 1년 사이에 20.1%나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경지면적에서 친환경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2년 7.3%에서 2014년에는 4.9%로 축소됐다. 이중 유기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1.4%에서 2014년 1.1%로, 무농약농산물은 2012년 5.9%에서 2014년 3.8%로 감소했다.
이처럼 감소한 이유는 ‘돈’이 안 되기 때문이다. 농약을 치고 화학비료를 사용해 농사를 짓는 관행농업이 유기농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 것보다 덜 힘들고 더 남는다는 것. 실제로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쌀·배추 등 6개 품목을 대상으로 순수익을 조사한 결과 친환경농업의 순수익은 관행농업에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행농업으로 쌀을 재배할 경우 순수익이 10a당 27만5000원이 난다. 하지만 유기농 방식으로 농사를 지으면 10만원 밖에 남지 않는다. 마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관행농업 방식으로 재배하면 10a당 순수익이 130만원이지만 무농약 방식은 66만8000원, 유기농 방식은 39만9000원으로 감소한다.
여기에 계약재배 유지를 위한 관리비용과 운송비, 포장재비, 감모비 등도 관행농업보다 적게는 11%에서 많게는 86% 정도 더 많이 든다는 설명이다. 특히 운송비의 경우 유통과정에서의 규모화 정도가 일반 농산물에 비해 낮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즉 일반 농산물에 비해 운송수단의 적재량에서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단가에서 운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포장재비 역시 일반 농산물에 비해 소포장으로 판매되는 친환경농산물에서 필연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는 비용이다. 특히 다양한 인증마크 스티커 등도 포장재비 상승의 요인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안정적인 판로가 부족하다. 대부분 생산자단체와 소비자 단체 간의 직거래를 기반으로 판로가 확대돼있어 수요의 증가 속도가 생산의 증가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평가다.
제조회사와의 연계도 쉽지 않다. 친환경농산물 붐의 최대 수혜자는 가공식품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친환경농산물을 이용한 가공식품은 높은 수요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제조업체들이 국내산 친환경 원료를 안정적으로 조달받기 어렵고 원가도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해외 친환경농산물을 수입해 원료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창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사는 “생산 농가들은 생협을 통한 계약재배를 제외하면 언제든지 출하할 수 있는 시장을 가지고 있지 않아 항상 판로 확보에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며 “최근 확대되는 친환경 학교급식이 새로운 수요처로서 역할을 하고 있으나 방학이라는 수요 단절기간이 있어 엽채류처럼 지속적인 수요처가 필요한 상품에 있어서는 또 다른 고민을 안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가격 부담 때문에…
친환경농산물 거래가 감소하는 데는 비단 농민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친환경농산물에 부담을 느끼는 것은 소비자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나라 친환경농산물 거래 규모는 지난 2014년 기준 1조5659억원으로 지난 2013년보다 무려 14.8%나 감소했다. 이렇게 감소한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비싼 가격’ 때문이다.
지난해 친환경농산물 구입 경험자 400명과 비경험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반농산물 대비 친환경농산물 가격수준이 ‘매우 비쌈(13.3%)’과 ‘비쌈(79.5%)’으로 응답, 소비자 10명 중 9명은 비싸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향후 친환경농산물 소비를 늘릴 의향이 있으나 ‘비싼 가격’이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고 꼽을 정도였다. 
친환경농산물의 가격이 일반 관행농산물보다 높아야 된다는 데는 동의했다. 하지만 시장가격과 적정가격 사이에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가격 프리미엄이 붙은 유기농산물 시장가격은 평균 1805원, 무농약농산물은 1716원이다. 반면 응답자들이 생각한 적정가격은 유기농산물이 1492원, 무농약농산물이 1441원으로 집계됐다.

소비자들의 불신도 친환경농산물 감소에 한 몫하고 있다. 값 싼 중국산 농산물의 원산지를 속여 국내산 유기농 식품이라고 유통시킨 사건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비싼 돈을 주고 못 믿을 친환경농산물을 사느니 차라리 저렴한 가격의 일반 농산물을 구입한다는 게 낫다는 게 비경험자들의 말이다.
김창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사는 “최근에는 GAP와 해썹(HACCP)이라는 안전성 개념의 인증이 새롭게 등장해서 건강성을 강조하는 친환경농산물의 특성과 혼동돼 아예 소비자들이 친환경농산물 구입을 꺼리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수요 창출 판로 찾아야
우리나라 친환경농업을 확대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친환경농업 생산에 어려움을 겪는 농업인을 대상으로 생산기술 현장지도와 농가 경영컨설팅 프로그램을 도입해 친환경 농산물 생산의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단기적으로는 2015년 저농약 인증제도 폐지에 따른 친환경 과실류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직불제 개선과 생산자 보험 도입, 유기농 과수 재배 안내서 보급 등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중장기적으로는 유기농, 무농약 농산물 시장 규모 확대에 대응한 수요 창출(학교급식 확대, 가공식품 생산 등)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김창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사는 “친환경농식품 가격을 20% 정도 낮춘다면 소비를 크게 확대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생산 농가의 입장을 고려해 친환경농업 직불금의 금액을 상향 조정하고 지급기간을 연장하는 것도 검토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광역 단위 이상의 생산자 협동, 농가 조직화를 통해 시장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영규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경제사업위원장은 “일부 지역 단위의 특화 품목을 제외하고 영농법인, 지역농협, 시·군 단위 브랜드로는 시장 대응력을 갖기 어렵다”며 “광역 단위 이상의 생산자 협동, 조직화로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품목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행정에서도 생산 지원 정책보다는 유통·소비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광역 단위 생산 체계 구축에 대한 행정·재정적 지원을 펼쳐야 한다”면서 “친환경농가측도 계약재배 이행, 품질 고급화, 가격 안정화로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미림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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