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중국 국경 지방에 한 노인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노인이 기르던 말이 국경을 넘어 도망쳤다. 이에 이웃 주민들이 위로의 말을 전하자 노인은 “이 일이 복이 될지 누가 압니까?” 하며 말이 도망친 것에 대해 그리 연연하지 않았다. 얼마의 시간이 흐르자 도망친 말이 암말 한마리를 데리고 돌아왔다. 그러자 사람들은 노인의 말이 그대로 들어 맞았다며 축하를 했다, 그러자 노인은 반대로 이게 화가 될지도 모른다며 좋아하지 않았다. 얼마 후 노인의 아들이 말을 타다가 낙마해 다리가 부러지고 말았다. 사람들은 다시 노인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지만 노인은 처음 말리 도망쳤던 때와 같이 이게 복이 될지도 모른다며 태연했다. 그리고 다시 얼마 후 전쟁이 일어나 징집령이 내려졌다. 장정들은 일제히 활과 창을 들고 나가 적과 싸웠다. 결국 국경 근처의 장정들 열에 아홉은 죽었는데 노인의 아들은 다리병신이라서 무사했다. 여기서 생긴 고사성어가 새옹지마(塞翁之馬)다.
지난해에도 다단계판매는 10%가 넘는 두자리 숫자의 성장률을 거두며 총 매출액 5조원을 넘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외형적인 성장 덕분인지 외부감사보고서를 금융감독원 전자고시시스템에 공시하는 다단계판매 기업도 2014년 12개사에서 2015년에는 17개사로 대폭 늘어났다. 외부감사보고서를 공시한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의 규모가 커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동시에 투명한 경영정보의 공개를 통해 기업의 이해당사자들을 보호해야할 의무가 생겼다는 의미다.
올해 감사보고서를 보다보면 유난히 눈에 띄는 장면이 있다. 바로 허벌라이프의 부진이다. 허벌라이프는 지난 2015년 감사보고서상 매출액이 2014년 대비 30% 가까이 줄어들었다. 지난 2009년 허벌라이프는 전년 대비 200%에 가까운 매출성장률을 보이며 매출액 기준 업계 순위 6위에서 일약 3위로 뛰어올랐다. 이 당시 허벌라이프의 성장을 견인한 것이 바로 뉴트리션클럽이다. 그런데 이 뉴트리션클럽이 이제는 허벌라이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문닫는 뉴트리션클럽이 증가하고 있으며 여기에서 나온 허벌라이프 제품들이 회원가보다 싼 가격에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 업체를 통해 팔려나간다고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당분간 허벌라이프의 회원들은 신규 회원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한때는 허벌라이프의 성장을 주도하며 타업체들이 벤치마킹하던 뉴트리션클럽이 이제는 허벌라이프의 발목을 잡고 세간의 비아냥을 들어야 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인간만사 새옹지마라고 한다. 오늘의 복덩이가 언제까지나 복덩이가 되지는 않는다. 어쩌면 당장 내일이 되면 애물단지로 변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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