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심하고 움직이기 힘들면 반드시 진료 받아봐야


평범한 가장인 서윤석 씨(48)는 어느 날 식사를 하다가 뒤에 있는 물컵을 달라는 직장동료의 부탁으로 뒤로 손을 뻗는데 극심한 통증이 나타남과 동시에 팔이 말을 듣지 않음을 느꼈다. 처음에는 안 쓰던 쪽으로 갑자기 팔을 사용해 무리가 왔나 싶어 며칠 뒤면 나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날이 갈수록 통증이 심해지고 특히 밤이 되면 더욱 심각해지는 고통에 제대로 잠을 못 자고 아픈 어깨방향으로는 누울 수도 없었다. 잠을 설쳐 신경질적이고 예민하게 변하는 등 직장생활까지 영향을 끼쳐 고민 끝에 찾은 병원에서 서씨는 ‘오십견’을 진단받았다.

밤잠 설치게 하는 외로운 질환, ‘오십견’
40~70대에서도 많이 나타나지만 대부분은 50대에 나타난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질환, 오십견. 의학적 진단명으로는 어깨근육이 굳어 발생하는 질병이라고 해서 ‘동결견’이라고 한다. 오십견은 낮에는 통증이 덜하고 밤에는 심해지는 ‘주경야중’의 대표적인 질환으로, 낮에는 통증이 덜하다가도 밤이 되면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다 보니 통증으로 인해 밤잠을 설치게 되고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불면증이나 우울증 같은 질환까지 동반돼 나타나는 경우도 간혹 있어, 환자를 외롭게 하는 질환이기도 하다. 연령별로는 40~50대에 가장 많이 나타나며, 성별에서는 골격이 작고 음의 기운을 지닌 여성이 남성에 비해 오십견을 앓기 쉽다.
만약 중년인 사람이 팔을 옆으로 들어 올리거나 머리를 빗거나 뒷주머니에 손을 넣는 동작 등에서 통증과 함께 불편함을 느낀다면 오십견을 의심할 수 있으며, 자신의 힘으로 팔을 들어 올리지 못하고 남이 들어 올리려 해도 통증으로 팔이나 어깨의 움직임에 제한이 있는 경우라면 오십견으로 진단할 수 있다.
노화된 관절에 쌓인 어혈을 풀어야
한방에서는 오십견의 원인을 주로 풍(風), 한(寒), 습(濕), 담(痰)을 들고 있다. 젊을 때는 괜찮지만 나이가 들면서 노화가 시작되면 우리 몸의 기가 약해지는데 이 때 풍(風), 한(寒), 습(濕), 담(痰) 이 찬 기운을 만나면 혈(血)이 굳어지는 어혈이 나타나게 된다. 이렇게 굳어진 어혈이 노화로 인해 굴곡이 심해진 관절에 쌓이면서 관절이나 주변 근육에서 기혈의 흐름을 방해해 움직임을 둔하게 하고 통증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기혈의 순환장애에 의한 기체성오십견과 차가운 기운에 의한 한성오십견, 습기에 의해서 생기는 습성오십견, 스트레스나 긴장에 의한 간기울결성오십견, 몸 안의 진액부족으로 생기는 음허성오십견으로 나눠진다.
기체성과 음허성오십견은 통증이 적고 서서히 굳어지는 것이 특징이고 한(寒)성오십견은 주로 겨울에 생긴다. 또한 습(濕)성오십견은 날씨가 흐릴 때나 비가 올 때 심해지며 간기울결성은 어깨주위근육까지 파급돼서 통증이 나타나고 담(痰)으로 인할 때에는 양쪽으로 나타난다.
찬 기운으로 인한 어혈이 주원인인 오십견의 경우, 치료에 있어서도 어깨 주변 관절을 굳게 한 어혈을 풀어주는 치료가 주로 이뤄지게 된다. 만약 가정에서 밤에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굳어진 어깨관절과 근육에 온찜질을 해주면 따뜻한 기운으로 인해 혈액순환이 되면서 통증이 완화되는 효과를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유형에는 어깨와 상박부위를 따뜻하게 해줘야 증상을 늦추고 완화해줄 수 있다.

‘회전근개손상질환’과 혼동하지 말아야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사람들이 어깨관절에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데 젊은 사람들의 경우는 어깨회전근개손상 질환일 경우가 많다. 이를 구별하는 방법으로는 오십견은 팔을 뒤쪽으로 들었을 때 어깨 뒤쪽 부분에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하여 점차 옆이나 앞, 위로 팔을 움직일 때 순으로 통증을 느끼게 되는데, 치료효과는 역순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에 회전근개손상은 옆에서 누가 도와주면 억지로라도 팔을 들 수 있고 앞뒤 구별 없이 한쪽 방향으로 행동을 취했을 때만 통증이 나타난다.
인간의 어깨 관절은 관절 중에서 가장 작은 관절인 동시에 가장 많은 회전운동을 하는 관절이기 때문에 어혈에 취약한 부분이다. 오십견은 진행된 지 오래 경과돼 치료를 시작할수록 빨리 회복할 가능성이 많다. 발생한지 얼마 안 된 어혈은 습기가 있어 오히려 오래된 어혈보다 뭉쳐있는 것을 풀어주기 힘들기 때문이다.
오십견의 통증이 지속되면 침이나 뜸으로 뭉친 어혈을 풀어줘 그 부분에 기가 통하게 해야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 3월에는 봄으로 계절이 변하고 기온이 따뜻해지면서 갑작스러운 야외 활동이 증가하기 때문에 1년 중 오십견 환자들이 가장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이호철 튼튼마디한의원 부산서면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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