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카카오 은행의 수수료 인하 모델 눈길

지난 11월 29일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 인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카카오 은행, 케이뱅크 은행, 아이뱅크 은행 등 모두 세 곳이 신청했고 이 가운데 한국카카오 은행, 케이뱅크 은행 두 곳이 예비 인가를 받았다. 이들 두 곳은 은행업을 할 수 있는 인력, 조직, 전산설비 등 시설을 갖추고 은행업 본인가를 신청하게 된다. 금융위원회로부터 본인가를 받을 경우에 원칙적으로 6개월 이내에 영업을 개시해야 한다. 금융위는 “향후 인터넷 전문은행 제도도입을 위한 은행법이 개정되면, 2단계로 인터넷 전문은행을 추가로 인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터넷 전문은행이란 점포 없이 인터넷과 콜센터에서 예금 수신이나 대출 등의 업무를 하는 은행이다. 소규모 조직만 가지고 지점망 없이 운영되는 저비용 구조로 인해 기존 거대 은행에 비해서 예대마진과 각종 수수료를 최소화하면서도 수익을 낼 수 있어 고객에게 보다 높은 예금금리, 낮은 대출금리, 저렴한 수수료 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금융위에서도 인터넷 전문은행의 도입 효과에 대해 “새로운 금융서비스 출현을 통해서 보다 편리하고 보다 저렴한 금융서비스를 소비자들이 누릴 수 있다”며 “특히 중금리 신용대출이 좀 더 활성화되고, 그 다음에 원스톱 금융서비스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에선 이미 1990년대부터 인터넷은행이 다수 등장하였으며, 일본에서도 2000년대에 등장하여 운영되고 있는데 반해 우리는 이제야 비로소 예비인가가 난 셈이다.

이번에 예비인가가 난 한국카카오 은행의 경우, 고객과 판매자를 직접 연결함으로써 거래비용을 절감하고 VAN·PG·카드사의 수수료 부분이 대폭 인하될 수 있는 사업모델과 함께 빅데이터를 이용해서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하는 모델을 제시했다. 또한 ‘카카오 유니버설 포인트’를 통해 고객에게 현금이자 뿐 만 아니라 다양한 포인트 혜택을 줄 수 있는 방안도 제시했다.
K뱅크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활성화하고 서민근로자 대상 중금리 대출상품과 계좌번호 없이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는 ‘심플뱅킹’이라는 자금이체 방식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계좌이체부터 지급결제까지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Express Pay’를 제시했다.

인터넷은행의 전문은행의 등장으로 경쟁은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비해 은행권들은 이미 ‘모바일뱅크’ 서비스를 속속 선보여 왔다. 우리은행은 지난 5월 은행권 최초로 모바일 전문은행인 ‘위비뱅크(WiBee Bank)’를 출범했다. 위비뱅크는 중급 신용등급자들이 고금리 대출 상품에 내몰리는 현실에 감안한 중금리 상품으로 고객 편의와 은행 수익성을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다. 위비뱅크에 이어 KEB하나은행은 1Q뱅크를 출시 했다. 캐나다에서 처음 출시된 ‘1Q 뱅크’는 3개월 만에 신규 계좌가 1만개를 돌파하는 등 캐나다에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휴대전화 번호를 이용한 P2P 자금이체 서비스는 핀테크(금융+IT)를 접목한 혁신적인 서비스로 특허를 받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또 신한은행은 무서류대출로 신용카드만 있으면 신한은행 고객이 아니어도 간편하게 돈을 빌릴 수 있는 써니뱅크를 출시했으며 DGB대구은행은 지방은행으로는 최초로 개인이 애용하는 지점을 앱에 설정하면 온·오프라인과 병행해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브랜치(branch·지점) 운영방식의 모바일 은행 플랫폼을 차용한 ‘아이M뱅크’를 출시했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인터넷 전문은행이 나오기도 전에 고사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수익성은 중금리 대출의 성패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단계판매 업계로서는 인터넷 전문은행의 출현이 내심 반가울 수 있다. 무엇보다 한국카카오은행이 제시한 VAN·PG·카드사의 수수료 부분이 대폭 인하될 수 있는 사업모델에 눈이 간다. 모 업계 전문가는 “적잖은 업체들이 고율의 카드 수수료나 담보율에 시달리고 있다”며 “인터넷 전문은행이 출범하고 수수료 부분이 인하될 수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다단계판매 업계서는 그동안 카드수수료 인하를 위해 여러번 시도했었다. 따라서 한국카카오 은행이 제시한 대로 카드 수수료 등이 대폭인하 된다면 업계 입장에서는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이 될 것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중금리 대출이 활성화 되면서 베팅 등이 늘어나지 않을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비록 늦은 감이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핀테크가 국내에서 구현되는 사례라는 점에서 이번 인터넷 전문은행의 도입은 그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 그동안 국내 은행권은 1990년대 초반 이후 은행 신규인가가 전무한 안정된 상황에 빠져 ICT 등 기술혁신 성과의 수용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번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는 무려 23년만에 이뤄지는 은행 신규인가로 해당 은행은 물론 기존 은행권과 금융 소비자 전반에서도 새로운 가치 창출과 충족에 대한 기대가 크다. 아울러 다단계판매 업계에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인터넷 전문은행이 자리 잡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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