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동안 자영업 창업자수는 949만개에 달했다. 같은 기간 폐업자수는 793만개였다. 간단한 산술로도 대한민국에서의 자영업 창업자의 생존율 16.4%에 불과하다는 것이 드러난다. 창업 업체 6개중 1개 정도 만이 살아남는 환경이다. 하지만 지난 7월 신설법인은 8936개로 6월(8778개)에 이어 2개월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본지에서는 대한민국의 자영업 창업 현황을 진단하고, 낮은 생존율에도 창업이 계속되는 이유를 분석했다. 아울러 창업에 나서야 한다면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는 아이템과 1인 창업 등의 노하우도 살펴봤다.

지난 10년간 창업 950만…폐업 800만
2015년 대한민국에서 자영업은 극히 생존율이 낮은 게임이다. 통계 자료에서는 대한민국에서 창업한 업체 6개 중 1개 정도만이 살아남았다.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창업현황 자료를 공개했다. 이를 보면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지난 10년 동안 자영업 창업자수는 949만개였고, 폐업자수는 793만개에 달해 수치상으로 볼 때 156만여 개만 생존한 것으로 조사됐다. 생존율은 16.4%였다. 창업한 업체 6개중 1개 정도만이 생존한 셈이다.
또 우리나라 자영업 창업 지수는 2013년 12월말 2046만 세대수를 기준으로 볼 때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 2.2가구중 1가구 꼴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외환위기 직전인 2007년(106만64개)과 2008년(101만1736개)에 가장 많았고, 2004년 이후에는 매년 80만개 이상이 창업을 했다. 권역별로는 지난 10년 동안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의 창업자 수가 494만개로 절반이상으로 많은 가운데 경기도가 234만개, 서울시가 206만개 순으로 많았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음식업(187만개), 서비스업(186만개), 소매업(182만개) 순으로 창업자 수가 많았다. 이들 3가지는 전체의 58.5%에 달한다.

반면 지난 10년 동안 자영업 폐업자 수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2007년(84만8062개)과 2011년(84만5235개)이 가장 많았다. 권역별로는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의 폐업자 수가 405만개로 절반이상으로 많은 가운데 경기도가 184만개, 서울시가 176만개 순으로 많았다. 업종별 역시 음식업(174만개), 서비스업(157만개), 소매업(162만개) 순으로 창업자 수가 많아 이들 3가지의 폐업률이 전체의 62.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 의원은 “올해 상반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직격탄 등으로 우리나라의 자영업은 심각한 위기의 순간을 맞았다”며 “2014년 하반기부터 기획재정부가 장년층 고용안정 및 자영업자 대책을 마련해 실시하고 있지만 전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기의 자영업자를 반드시 구해낼 수 있는 정부의 실효성 있는 자영업자 지원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창업은 계속된다…7월 신설법인 증가율 역대 최고
생존율이 낮아도 대한민국 사회에서 새로 창업에 뛰어드는 이들은 여전히 많다. 폐업자가 늘어나도 신규로 진입하는 이들은 오히려 더 늘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월 신설법인 수가 월별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단적인 사례이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7월 신설법인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9.9%(807개) 증가한 8936개를 기록했다. 지난 6월(8778개)에 이어 2개월 연속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2056개)과 도소매업(1899개), 건설업(964개), 부동산임대업(948개) 등의 순으로 법인 설립이 많았다. 증가 규모 측면에서는 부동산임대업(305개), 건설업(230개), 도소매업(126개) 등이 증가세를 주도했다. 대표자 연령별로는 40대(37.7%), 50대(26.9%), 30대(21.7%) 순으로 법인 설립자가 많았다. 30세 미만(177개)과 30대(510개)는 도소매업을, 40대(783개)와 50대(623개)는 제조업 법인을 가장 많이 설립했다.

중기청 관계자는 “7월 신설법인 증가율은 역대 최고 수준”이라며 “신설법인 증가는 정부의 지속적인 창업지원 정책과 부동산 호경기를 반영한 건설업의 높은 창업 활동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낮은 생존율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창업의 열풍이 오히려 더 한 것은 ‘고용 시대의 종말’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이다.
더 이상 직장에 다니지 않거나 못하는 사람들이 늘었고, 이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창업에 뛰어든 결과이다.

고용 사회의 종말…창업, 발상의 전환 필요
이민주 I. H. S 버핏연구소 소장은 최근 발간된 <지금까지 없던 세상>이라는 책에서 “포드자동차가 서막을 연 고용의 시대는 붕괴됐다”고 단언했다.
이 소장은 “직장인에게 (이제) 정년퇴직은 없다”면서 “어렵게 입사한 직장이지만 이제 그들은 상시적인 구조조정과 해고의 대상”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고용 사회를 대체하는 새로운 세상이 막 펼쳐지려는 시대를 우리는 보내고 있다”고 정의했다.
이 같은 정의는 “학교를 졸업하면 직장에 들어간다는 고정관념을 버리는 순간, 세상의 기회의 공간으로 비춰질 것”이라고 역설로 이어진다.
이 소장은 평생직장이 보장되지 않고, 공무원사회조차도 비정규고용이 만연한 고용불안의 시대에서는 결국 ‘창업’이 유일한 해법임을 주장한다.
다행히 인터넷과 IT기기가 대중화된 우리나라는 창업 친화적이라는 것이 이 소장의 판단이다. 마르크스가 일찍이 설파한 유산자와 무산자를 구분하는 ‘생산 도구’가 대중화되었기 때문이다. 요즘의 생산도구란 과거처럼 거대 자본이 필요한 공장이나 사업장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도 누구나 창업을 할 수 있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 소장은 별다른 계획과 생각 없이 ‘통닭집’과 ‘커피 프랜차이즈’만을 생각하지 말고, 지금까지 없던 세상에 걸맞은 업종과 창업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대한민국에서 창업의 대명사로 통하는 ‘통닭집’과 ‘커피 프랜차이즈’는 이제 더 이상 기회가 아니다. 올해 초 우리나라 커피전문점은 6만개, 치킨점은 3만개를 돌파했다.
하지만 인터파크가 디초콜렛 커피전문점을 4년 동안 끌어오다 해마다 20여억원의 적자를 버티지 못해 문을 닫았다. 치킨계에서는 1위를 자랑하는 비비큐도 1500개 점포를 개설했지만 이중 10%인 150여개가 문을 닫았다. 이 정도의 브랜드와 위상을 가진 곳도 지속적인 사업이 어렵다는 반증이다. 개인 창업이 그만큼 더 어려워 진 것은 두말을 할 필요가 없다.

이 소장은 성공적인 창업을 위해서서 몇 개의 시사점을 제시했다. 우선 준비된 창업이 성공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이어 창업은 당초의 예상보다 두 배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주지시킨다. 사업은 본질적으로 불확실하며,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시간은 당초의 두 배 이상이 소요되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의미다.

또 마케팅 포인트가 관건이라고 말한다. 이 소장은 “단언컨대 제품은 저절로 팔리지 않는다”며 “제품이나 서비스를 잘 만드는 것은 기본이고, 당신이 만든 제품의 장점을 소비자에게 알리는 방법을 찾아 낼 때 성공 창업의 문은 열린다”고 말한다. 아울러 협업을 즐기고, 투자유치에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업무 위임이야말로 기업이 스스로 움직이도록 하는 핵심이니 ‘협업’을 하라는 것이고, 창업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제품이나 마케팅의 문제가 아니라 ‘자금 부족’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창업은 작게 시작해서 독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운다. 마지막으로 차별화 된 아이템이 승산이 있다는 것과 흔들리지 않는 열정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아울러 이 소장은 2030년을 위한 6대 슈퍼 섹터인 금융, 자동차, 정보기술, 의료 및 제약, 서비스, 소비재 관련 분야가 성공 가능성이 높은 곳이라며, 도전을 해보라고 조언한다.

이 소장은 “돌이켜보면 안정적인 고정급이 지급되는 고용 사회는 자본주의 역사에서 극도로 예외적인 시기”라며 “자본주의는 원래 극단적으로 불안정하며 그것의 본질은 변화인데, 변화의 이면에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가오는 새로운 세상의 관점에서 지금의 세상 풍경을 탐색하라. 그러면 기회가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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