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직접판매 전문 매체가 글로벌 직접판매 기업 100대 리스트를 발표했다. 몇 년전부터 매년 발표하는 자료이지만 볼 때마다 어딘지 모르게 불편한 마음이 든다.

대한민국의 직접판매 산업은 미국과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100대 기업 리스트에 한국 기업은 LG생활건강 하나뿐이다. 50대 기업이 리스트에 포함된 미국이야 직접판매 종주국이고 자료를 발표한 매체가 미국 매체이니 당연하다. 그러나 중국과 일본은 각각 18개사, 13개사의 기업이 리스트에 포함됐지만 대한민국은 달랑 1개사만 포함됐다. 물론 아모레퍼시픽이나 애터미 등 국내 유수의 직접판매 기업이 해당 매체에 자료 제공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은 안다.

대한민국의 직접판매 기업이 자료 제공을 하지 않은 것은 이러한 리스트가 있다는 것을 몰랐거나 알아도 대수롭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사실 그렇다. 그리 대수로운 리스트는 아니다.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발표하는 것도 아니고 자료제공에 어떤 강제성도 없다. 그렇다고 매체가 뉴욕타임즈나 블룸버그, 파이낸셜타임즈, 포브스처럼 우리에게 잘 알려진 매체도 아니다. 공식적으로 자료 요청을 하지도 않았는데 잘 알지도 못하는 매체에 스스로 매출 관련 자료를 제공하는 기업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래도 뭔가 불편한 것은 남는다.

글로벌 직접판매 기업 리스트를 보면서 불편한 마음이 드는 이유는 또 있다. 그것은 아직도 대한민국의 직접판매 기업이 우물 안 개구리를 못 벗어나고 있지 않은가 하는 것이다. 리스트를 보면 매출액이 1000억원도 채 안되는 기업들도 활발하게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최근 국내에 다단계판매업 등록을 완료한 모 기업만 봐도 지난해 매출액이 800억원도 되지 않는다. 그들은 대한민국보다 훨씬 시장이 큰 미국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시작부터 글로벌로 나가고 있는 것일까. 또 왜 대한민국의 직접판매 기업들은 이 좁은 국내 시장에서 벗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일까.

리스트를 보면서 마음이 불편해지는 마지막 이유는 아직도 다단계판매를 보는 국내 기업들의 시선이 곱지 않음을 보기 때문이다. 2013년도 글로벌 100대 기업 리스트에는 포함됐던 모 기업이 2014년에는 빠져 있는 것이다. 그 기업은 상장도 됐고 매출액도 늘었다. 상장된 기업의 매출액은 공개되는 사업보고서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직접판매 부문의 매출액도 요청만 하면 감출 이유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4년에는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은 자료제공 요청을 거부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만에 하나 그렇다면 그 기업이 다단계판매 기업들과 함께 묶이기 싫어서 그런 것은 아니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내년에도 글로벌 직접판매 기업 100대 리스트는 발표될 것이다. 내년에 발표 될 2015년도 리스트에는 좀더 많은 대한민국 직접판매 기업들이 포함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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