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특화된 배송 서비스로 차별화 시도

유통업계에 배송 전쟁이 치열하다. ‘누가 더 싸게 파느냐’에서 ‘누가 먼저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는 것. 배송 차별화로 질적 경쟁을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이를 위해 수백억을 들여 물류창고를 지어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하는가 하면 배송인력을 직접 채용하는 등 배송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물류센터를 통한 배송 강화
최근 신세계와 롯데 등 오프라인 유통 강자들은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짓는데 온힘을 쏟고 있다. 첨단자동화 설비를 도입해 배송시간을 더욱 단축하려는 포석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6월 업계 최초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이마트몰 보정센터’를 오픈했다.

총 800억원을 들여 연면적 1만4605㎡,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건설된 보정센터는 자동 피킹 시스템, 고속 출하 슈트, 콜드체인 시스템 등 최첨단 시스템과 설비를 갖췄다. 또한 고객 주문 이후 상품 배송에 이르는 판매과정 및 재고관리와 협력사 결제과정을 하나로 묶는 최첨단 B2C 물류 시스템 ECMS(Emartmall Center Management System)도 자체 개발했다.

이마트몰은 이 시스템을 기반으로 일 최대 주문 처리량을 점포 배송 시보다 3배 가량 많은 일 1만건으로 확대하는 것은 물론, 당일 배송 서비스 역시 대폭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당일 배송 서비스 확대는 장보기몰로서의 이마트몰 역량을 크게 증대해 고객의 쇼핑 편의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아울러 올 상반기 김포에 제2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착공한 것을 시작으로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오는 2017년까지 4개의 전용 센터를, 오는 2020년까지 6개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해 경쟁력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최우정 이마트 온라인담당 상무는 “오프라인 기반으로는 연간 1조원이 사실상 한계 매출”이라며 "6개의 전용센터를 통해 한계를 극복, 오는 2020년 4조2000억원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역시 올해 경기 김포시에 지상 5층, 지하 1층, 연면적 2만9500m²에 이르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건립 중이다. 

옥션과 G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스마트배송관’을 오픈했다. 가공식품과 생활용품, 문구, 패션잡화까지 생필품 위주 상품을 판매자가 달라도 1회 배송비(최대 3000원)로 한 번에 받을 수 있다.
판매자가 물류센터에 스마트배송 상품을 입고하면, 이후 관리·배송은 이베이코리아가 담당한다. 소비자는 스마트배송이 되는 여러 판매자의 상품을 같은 날 구매하면 합배송으로 수령할 수 있다.

이충헌 이베이코리아 물류사업실 이사는 “스마트배송 전문관은 1인 가구 증가와 생필품의 온라인 구매 증가로 소량 상품의 합배송 수요가 늘어나면서 오픈하게 됐다”며 “당일출고 마감시간을 18시까지 연장해 바쁜 직장인들의 편의성을 높였으며, 합배송 혜택으로 고객층의 확장과 반복구매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가 강점
그런가 하면 특화된 배송 서비스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업체들도 증가하고 있다.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은 700명에 달하는 자체배송인력을 충원해 ‘쿠팡맨’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배송을 택배업체에 맡기지 않고 쿠팡맨이라는 직원이 직접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현재 ‘로켓배송’ 제품으로 구분된 유아용품과 생필품, 애완용품 등 1만여 품목의 배달을 맡고 있다.

로켓배송 제품들은 주문 다음날 바로 도착한다. 쿠팡맨이 손편지를 남기거나 배송한 상품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주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로 인터넷 커뮤니티 등의 고객 후기를 통해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저전력 블루투스 근거리 통신기술인 ‘비콘(Beacon)’을 활용한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각 점포 기준 300m 반경 이내에서 이용가능하며 점포 입지에 따라 세 바퀴 자전거와 카트 배달을 병행한다. 또한 배달 과정에서의 상품 특성 변질을 없도록 하기 위해 보온·보냉 박스도 활용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이번에 시범적으로 진행하는 배달서비스가 확대되면 향후 옴니채널 쇼핑 구조에서 차별화된 배송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배송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는 유통업체간 판매가격의 격차가 줄어들면서 저렴한 가격만으로는 소비자를 유인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더욱이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옴니채널(Omni-channel)’이 가능하려면 무엇보다 배송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평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옴니채널화에 의해 고객이 원하는 장소나 시간에 상품을 배송할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며 “인터넷과 모바일을 기반으로 모든 유통채널이 하나로 통합되는 옴니채널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배송·물류부터 확실하게 장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림 기자 |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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