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기 자주하고 침구류 주기적으로 세탁해야

유난히 길고 더웠던 이번 여름. 하지만 ‘모기 입도 삐뚤어진다’는 처서가 지나면서 기승을 부리던 무더위도 한풀 꺾이고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낮엔 뜨겁고 저녁 땐 시원하다 보니 일교차 때문에 각종 질환의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는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알레르기 질환이다.

알레르기 질환은 우리 몸속에서 일어나는 면역 반응 중 하나로서 우리나라 성인 5~6명 중 1명은 앓고 있다할 만큼 흔한 질병이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물질에 대해 특이하게 발생하는 이상 과민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호흡기, 눈, 피부, 위장 등 발생 부위가 다양하고 그 증상도 각기 다르다. 이에 가을철 3대 알레르기 질환으로 꼽히는 비염, 천식, 결막염의 증상을 알아보고 예방법을 알아보자. 

멈추지 않는 콧물, ‘알레르기성 비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 질환으로 인한 건강보험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9월과 10월의 평균 진료 인원(9만2897명)이 나머지 달 평균 진료 인원(5만8604명)보다 1.6배 많았다. 이처럼 알레르기 비염은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9~10월에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집먼지 진드기나 곰팡이, 애완동물의 털, 꽃가루, 찬 공기 등으로 인해 발병하는 알레르기 비염은 맑은 콧물이 흐르며 발작적인 재채기를 연속적으로 하게 되고 눈과 코가 가려운 증상을 보인다. 또한 코가 꽉 막힌 듯한 불편함을 겪는데 이 때문에 머리가 아프고 식욕이 떨어지며 피로감을 쉽게 느낀다.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하면 축농증, 천식, 중이염, 부비동염 등의 합병증까지 이어질 수 있다.

환절기 알레르기 비염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집먼지 진드기와 곰팡이를 없애기 위해서는 우선 환기를 자주 해주고 이불이나 베개 같은 침구류 세탁을 주기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청소 시에는 창문을 열어 주고 침구류는 일주일에 한 번씩 뜨거운 물로 세탁한 뒤 햇볕에 말려 균을 제거해주면 된다. 가을에는 꽃가루가 날리지 않을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잡초의 꽃가루가 날리므로 외출 시에는 안경이나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다. 한편 알레르기 비염으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을 감기와 헷갈려 하는 사람들이 많다. 감기 때문에 나타나는 발열, 근육통 등의 증상은 알레르기 비염에서는 동반되지 않는 증상이므로 주의 깊게 관찰하고, 불확실한 경우에는 병원에서 알레르기 검사를 시행해보는 것이 좋다.

잦은 기침, ‘알레르기성 천식’
알레르기성 천식은 폐 속 기관지에 염증이 생겨 기관지가 좁아지고 넓어지는 것이 반복되는 질환이다. 숨이 차고 발작적인 기침을 동반하며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나 목에 가래가 걸려있는 듯한 증상도 모두 알레르기성 천식에 해당된다. 잠을 자고 있는 새벽에 발작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흉부에 압박감이 느껴지거나 식은땀이 흐르면서 맥박이 빨라지는 등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해 응급처치가 필요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만성적이고도 자주 재발하는 질환인 알레르기성 천식을 예방하려면 평소 생활환경을 청결하고 위생적으로 관리해줘야 한다. 집먼지 진드기, 곤충 부스러기, 곰팡이 등과 같은 유해물질이 배출되도록 환기를 자주 해주고 털이 날릴 수 있는 애완동물은 키우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찬바람을 직접적으로 들이 마시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 외에도 불필요한 외출은 삼가고 먼지, 페인트, 매연가스 등의 대기 오염 물질을 피하도록 한다.

진물처럼 나오는 눈물과 눈곱, ‘알레르기성 결막염’
흔히 봄에 꽃가루로 인한 질환이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바람이 많이 부는 가을 역시 꽃가루와 각종 먼지로 인한 알레르기성 질환을 주의해야 한다.

가을에는 쑥, 돼지풀 등의 잡초 화분이 공기 중에 많이 떠다니며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우리 신체에서 가장 민감한 눈의 경우 공기 중의 오염 물질이나 화학 물질 등이 눈에 들어가 눈꺼풀과 결막에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 ‘알레르기 결막염’이 나타나기 쉽다.

대체로 충혈과 함께 가려움, 이물감, 압박감이 느껴지고 눈물과 눈곱이 진물처럼 흘러나온다. 이외에도 결막과 눈꺼풀이 부풀어 오르거나 각막피에 손상을 입어 각막에도 염증이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 증상이 가볍게 넘어가는 것이 보통이나 눈이 가렵다고 심하게 비비거나 긁었다가는 과도한 눈물과 함께 출혈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같은 증상이 심해지면 결막이 부풀어 오르게 되는데, 이때 바로 치료하지 않으면 각막 궤양이나 각막 혼탁 등이 나타나 시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경우 원인이 되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찾아 그 물질에 노출 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예방의 첫 단계다. 외출 시 공기 중 미세먼지, 꽃가루 등을 확인해 심할 경우는 외출을 삼가고, 외출 후에는 샤워를 하는 것이 좋다. 눈 주위가 간지럽다고 비벼서는 안되며 냉찜질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완치를 위해서는 안과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도록 한다.     
이진우 청심국제병원 이비인후과 진료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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