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규모 45조원, 육상운송 경쟁력 강화 필요

지난해 국토교통부는 물류산업을 21세기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물류산업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향후 5년간 ‘연평균 10% 성장 및 7만 2000명의 고용 창출’을 목표로 ▲물류 일자리 창출 지원체계 구축 ▲신성장 물류기업 육성 ▲물류산업 경제민주화 실현 ▲정부 3.0 실현을 통한 맞춤형 물류서비스 제공 ▲물류기능 간 협력체계 구축 등의 세부 과제를 추진하게 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물류산업이 국가경제를 선도하는 신성장 산업으로 발전함으로써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에 물류산업이 일정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물류는 일반적으로 재화의 장소를 이전하는 운송의 개념으로 치부되고 있다. 그러나 사실 물류는 재화의 수송·하역·보관·포장하는 과정과 유통가공이나 수송 기초시설 등 물자유통 과정을 모두 포함하며 더 나아가 통신 기초시설과 정보망 등 정보유통개념까지도 망라한다. 따라서 국가기간산업활동과 관련된 부분과 기업이 자체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수송, 보관, 하역, 포장, 유통, 가공, 정보기능까지 포괄하는 총체적인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물류산업이 수출 효율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물류산업을 글로벌 수준으로 발전시킬 필요성이 있다.

우리나라의 물류 산업 규모는 지난 2012년, 전년대비 1.4% 증가한 44조 9000억원으로 GDP의 4.1% 수준에 이른다.(운수 및 보관업) 또 고용 부분에서는 전체 취업자의 5.6%에 해당하는 138만 명이 운수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물류산업은 기업체 수로는 전체 산업의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지만 매출액에서는 3.6%에 그쳐 개별 업체의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파악 된다. 이는 우리나라 물류 산업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육상운송이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개별화물이나 용달 등이 국내 육상운송 업체의 96%가 넘는 등 육상운송업체의 평균 종사자 수가 3명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육상운송업은 운송업 전체 매출액의 41.2%를 차지하고 있지만 기업체 수는 94.7%, 종사자 수는 84.6%에 달하고 있다. 업체당 평균매출액으로 보면 육상운송업체는 1억 1097만원인데 비해 수상운송은 880억 446만원이고 항공운송은 5985억 6179만원에 달한다. 종사자 1인당 매출액 역시 육상운송업체는 5166만원인데 비해 수상운송은 16억 6062만원, 항공운송은 6억 6944만원으로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러한 육상운송의 영세성은 우리나라의 물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좁은 국내 물류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은 중소물류기업의 수익성 악화와 서비스 역량 저하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악순환이 국내 물류산업의 성장정체로 연결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은행의 ‘LPI 2012년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물류수행지표는 싱가포르(4.13, 1위), 홍콩(4.12, 2위), 일본(3.93, 8위) 등에 비해 훨씬 뒤처지는 3.70으로 21위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수상운송과 항공운송이 담당하는 국제운송 부문에서는 12위에 랭크 돼 육상운송이 물류경쟁력 저해 요인임이 드러났다.

육상운송은 대부분 중소물류기업이나 개별화물과 용달이 담당하고 있어 영세성을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이들 중소물류기업 등은 대부분 대형물류기업의 협력사로 물류 현장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으나, 화물운송, 보관, 하역 등 기능별 단순한 물류서비스에 한정돼 있다. 또한 단기계약 관행, 화물차 지입제 등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와 치열한 시장 경쟁으로 수익성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물류의 효율성이 저하되고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화물차 지입제는 화물차의 차주가 자신의 화물차를 운송회사의 명의로 등록하고 운송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번호판을 빌려서 화물운송을 하는 시스템으로 물류 경쟁력을 갉아먹는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소 꼽힌다.

지입제 시스템 하에서 운송회사는 물류서비스의 효율성 증대를 통한 경쟁력 강화보다는 지입차주에게 각종 부담을 떠넘기는 것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어 문제가 된다. 비록 지난 4월 운송회사가 운송 허가 비용을 지입차주에게 전가하는 관행을 금지하고 중대한 사유가 없는 한 6년 동안 운송 계약을 보장하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지입차주들은 여전히 지입제를 아예 폐지하고 택시처럼 화물차 운전자에게도 개인 면허권을 부여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중소물류기업 등은 대기업의 1, 2차 협력사로서 화물운송, 보관, 하역 등 물류 현장의 운영을 대부분을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점에서 또 중소물류기업의 경쟁력이 일반 기업의 효율성, 더 나아가 국가 전체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중소 물류기업의 경쟁력 강화는 중요하다.

한편 기업 물류담당 임원, 학계·연구소 전문가 등은 물류기업이 지속성장하기 위한 조건으로는 ‘화주 요구에 부합하는 물류서비스 역량 강화’와 ‘기본 물류서비스 외 다양한 수익모델 구축’, ‘ 협력사와의 안정적 거래관계 확립’ 등을 꼽았으며 향후 물류시장 성장을 위한 정부정책으로는 ‘물류산업 규제 완화’, ‘3PL 활성화 방안 마련’, ‘중소·중견 물류기업 경쟁력 강화 지원’, ‘공정거래 관행 정착제도’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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