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끼려면 제대로 베껴라>

역사적으로 모방은 원래 널리 권장되던 행위였다. 고대 로마에서는 암기와 모사를 비롯해 환언이며 해석 등 모방을 하는 훈련이 권장됐고, 불가에서는 ‘사경(寫經)’이라 해 경전을 베끼는 것을 수행의 하나로 볼 정도였다. 천재 화가인 피카소는 동료 화가들이 ‘피카소가 자꾸 작품을 훔쳐가서 미칠 것 같다’고 까지 했을 정도로 타인의 작품을 베꼈다는 일설도 전해진다.

그러나 근대를 거쳐 현대에 들어와서 사람들은 일관적으로 모방을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봤다. 이러한 시각에 이 책의 저자 이노우에 다쓰히코 교수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위 업계에서 얘기하는 ‘모방’에 대해 고민하고 한 권의 책에 담았다.

다양한 업계의 케이스스터디를 하던 중, 저자는 좋은 모방, 나쁜 모방의 사례들을 지켜보다가 모방에는 어떤 종류의 모방이 있는지 명확한 분류를 하고, 모방이라는 행위를 어떻게 비즈니스에 적용을 시켜야 좋은 결과를 도출해 낼지에 대해 고민하고 정리하게 된 것이다.

일례로 혁신의 대명사라고 하는 애플의 초기 성장을 뒷받침한 퍼스널컴퓨터 매킨토시는 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GUI)나 마우스라고 하는 입력디바이스를 제록스사의 팔로알토 연구소에서 배워 모방하면서 태동된 것이다.

이런 식으로 저자가 우리에게 진심으로 전달하고 싶은 내용은 비즈니스 세계에서의 이러한 모방의 착안점들을 얘기하는 것이다. 저자는 모방이 정답인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즉 본질적인 부분을 베껴오면서 자신이 처한 상황을 철저하게 이해한 다음 독자성을 뽑아 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책이다. 이 책은 현재 여러 성공적인 기업들의 창업 경위를 소개하면서 창조성이 태어나는 그 로직까지 파고들며 모방에서 혁신을 불러내기 위한 방법과 마음가짐에 대해 제언한 책이다. 또한 모방을 육하원칙에 따라 누구를 모방해야 하는지, 왜 모방해야 하는지, 어느 시점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고찰한 책이다.

여기에 각 회사의 비즈니스모델을 분석하는데 기본적인 프레임워크라고 할 수 있는 P-VAR 분석틀도 예를 들어 제시한다. 즉 Position, Value, Activity, Resouces의 머리글자를 잡아 P는 경합의 포지션, V는 가치의 제안, A는 주요 활동 및 성장엔진과 수익엔진, R은 경영자원 하는 식으로 한 회사가 현재 어떤 위치에 있고, 그들이 주장하는 가치는 무엇이며, 주된 활동, 그리고 그들이 갖는 자원을 파악하여 한 회사가 비즈니스모델 내지는 시스템 레벨에서 모방을 할 것인지, 하지 말아야 할 것인지, 모방을 했을 때 어떤 효과를 봤는지, 실패 사례와 성공적인 사례를 분석할 수 있게끔 하는 틀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앞서 소개한 프레임워크에 변혁을 위한 5개 스탭도 아울러 소개하고 있다. 우선 회사의 현황을 파악하고, 참조 모델을 선택하고, 청사진을 그린 다음, 현재 놓인 상황과 이상의 차이를 역산하고, 혁신을 실행해 나간다는 액션 플랜을 제안한 모방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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