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전통 2층 가옥을 현대식으로 개조한 극작가 필립의 저택. 가정부 클라켓 부인은 닭다리를 먹으며 TV를 볼 작정으로 쉬는 날이지만 주인집에 와 있다. 이 때, 부동산 직원 로저와 그의 애인 비키가 빈집에서 재미를 볼 생각으로 몰래 들어온다.

클라켓 부인과 마주친 로저는 집을 보러 온 고객이라며 비키를 소개하고, 클라켓 부인은 어차피 쉬는 날이니 여긴 아무도 없는 셈 치라고 이른다.

그리고 휴가를 떠난 줄로만 알았던 집주인 필립 역시 아내 플라비아와 함께 돌아온다. 플라비아와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자 왔지만, 세금면제를 위해 스페인에 있는 것처럼 신고를 하고 몰래 와 있는 상태이기에 가정부 클라켓에게 여기엔 아무도 없는 것이라고 당부한다.

많은 문들로 들락날락 거리는 이들의 동선이 처음에는 기가 막히게 잘 빗겨가더니, 결국 꼬이고 꼬인 채 오해할 상황이 점점 커지게 된다. 또 빈집인 줄 알고 들어 온 도둑과 집을 계약하기 위해 찾아온 중동왕자의 등장으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버리는데…

연극 <노이즈 오프>는 2006년 한국 초연에서 배우 안석환, 양택조 캐스팅과 함께 ‘무대 뒤 배우와 스태프들의 이야기’라는 파격적인 소재와 폭소 코드로 ‘2006년 최고의 흥행 연극’으로 기록된 흥행작이다.

이 작품은 1막에서의 주 배경이었던 6미터 높이의 2층집 세트를 통째로 180도 뒤집어 보여준다. 즉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백 스테이지를 전격 공개함으로써 무대 앞뒤를 쉴 새 없이 넘나드는 뒤죽박죽 해프닝을 현장감 있게 표현했다.

선풍적인 인기는 2007년 앙코르 공연에서도 이어져 2007년 앙코르 공연이 막을 내렸을 때, ‘빠른 시일 내에 다시 공연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좋은 작품을 당분간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아쉽기만 하다’는 관객들의 아쉬움 섞인 평이 쏟아지기도 했다.

연극<노이즈 오프>의 가장 큰 재미 중 하나는 극중극인 <빈집 대소동>이 진행에 있다. 극 속의 극 <빈집 대소동>을 공연하면서 생기는 연출, 배우, 스태프 사이의 오해와 갈등을 빠른 언어와 템포감 있는 마임으로 리드미컬하게 풀어내는 것.

관객들은 극 속의 또 다른 연극 <빈집 대소동> 속에 빠져들어 무대에서 퇴장한 배우들이 백 스테이지에서 하는 행동과 모습들을 마임을 통해 본다. 같은 시간 극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무대 앞에서는 <빈집 대소동>의 대사를 그대로 들을 수 있으며, 같은 공연이 3번 진행되기 때문에 공연 후반부 관객들은 1막에서 이미 봤던 공연인 <빈집 대소동> 대사만으로도 극을 읽을 수 있다.

무대의 앞과 뒤를 있는 그대로 보여 주는 것이 이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이기 때문에, 관객들은 그 동안의 궁금증을 풀 수 있으며 전에 봤던 극의 형식과 전혀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마치 물위에서와 아래에서의 모습이 확연히 다른 백조처럼 무대 뒤에서 배우와 스태프들이 우왕좌왕 하는 모습에서 관객들은 극의 재미를 찾는다. 3막에 걸쳐서 연극의 리허설, 무대 뒤 공연 모습, 후반부 공연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이러한 독특한 구성은 관객들로 하여금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다.


기간: 5월4일~6월10일
시간: 평일 8시 / 토, 일, 공휴일 3시, 7시 / 월 쉼
장소: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가격: R석 5만원 / S석 4만원 / A석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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