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개선, 새로운 시장 창출 등 과제

 

 

다단계판매는 일반적으로 피라미드 상술과 많은 혼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다단계판매는 피라미드와는 다른 합법적 유통방식임과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120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마케팅 기법가운데 하나이다. 미국에서 시작된 다단계판매는 개인의 능력을 최대화시키기 위해 변형된 인센티브를 가미한 직접판매 방식이다. 본지는 다단계판매의 미래에 대해 고찰해 봤다.

 

다단계판매라는 유통방식은 인지도나 자금력 면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여 있는 기업이 비교적 손쉽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유통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직접판매 방식은 초기에 들어가는 마케팅 비용이 비교적 적어도 된다. 좋은 상품을 개발해 놓고도 마케팅 비용의 부족으로 판로 확보에 실패한다면 이는 기업에게는 물론이거니와 소비자에게도 불행한 일이다. 다단계판매가 중소기업 상품의 유통 경로로 적합하다는 논리는 여기서 나온다.
다단계판매는 무점포 사업이며 광고나 홍보 등의 마케팅 활동을거의 시행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 콘셉트이기 때문이다. 다단계판매가 처음 생겼을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매스미디어가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광고나 홍보의 효과가 제한된 지역에 한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세일즈맨이 직접 물건을 들고 가가호호 방문하면서 판매하는 것이나 광고 등을 통한 마케팅으로 판매하는 것이나 비용 대 효과측면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다단계판매는 직접판매의 효율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세일즈맨에게 단순히 판매를 통한 소매이익과 함께 리크루팅을 통한 이익, 즉 후원수당을 제공하는 형태이다.
국내에서는 직접판매를 방문판매와 다단계판매로 엄격히 구분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구분하지 않는다. 직접판매는 세일즈맨의 숫자가 곧바로 매출과 직접 연결된다. 판매원의 숫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매출이 늘어나게 된다. 다단계판매도 같은 원리다. 다만 판매원 모집을 회사에서 하지않고 판매원에게 맡긴다는 점이 다르다. 다단계판매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를 해 왔다. 초기의 다단계판매는 광고나 홍보 등의 마케팅을 배제한 채 오로지 판매원의 활동에 의해 매출을 올리는 콘셉트로 진행됐다. 소비자에게는 질 좋은 제품을 값싸게 전달하고 판매원에게는 절약된 마케팅 비용을 돌려준다는 논리였다. 따라서 오로지 판매원 개인의 능력과 인적 네트워크에 따라 매출이 좌우 됐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글로벌이 아니면 명함을 꺼내놓기도 부끄러울 정도가 됐다.
사실 글로벌 진출은 컴퓨터와 인터넷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대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다. 국내 다단계판매의 원조격인 암웨이도 컴퓨터와 인터넷이 없었다면 국내 진출이 불가능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매스미디어의 발달로 개인의 인적 네트워크를 통한 바이럴 마케팅으로는 매스마케팅을 따라잡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미국에서 벌어진 일들을 거의 실시간으로 국내에서 알 수 있을 정도로 네트워크가 발달했다. 또한 트위터니 페이스북이니 하는 소셜 네트워크가 확산되면서 개인과 개인의 접점이 거의 무한대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한번 광고를 하면 각종 통신기기를 통해 전세계로 어디로든 퍼져나갈 수 있다.
사람들은 이제 친구나 동료에게 들은 정보보다도 각종 미디어나 인터넷을 통해 구한 정보에 더 많은 신뢰를 보낸다.
이러한 흐름은 미래로 갈수록 점점 더 심해질 것이다. 다단계판매가 미래에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러한 흐름을 역이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미지 개선 작업

다단계판매에 대한 일반적인 이미지는 세계 어느나라를 막론하고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따라서 이미지 개선 및 제고는 과거에나 현재나 미래에도 다단계판매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요소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미지 개선 작업은 하루아침에 이루어 지지 않는다. 더군다나 개개의 기업이 아닌업계 전체에 대한 이미지 개선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단계판매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소비자피해를 일으키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산업이든 소비자피해가 없는 곳은 없다.
사실 적어도 국내에서 적법한 다단계판매로 인한 소비자피해는 어떤 판매 형태보다도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군다나 소비자들은 종종 다단계판매와는 엄연히 다른 피라미드 상술이나 유사수신 행위를 다단계판매로 오인하기도 한다. 다단계판매에 대한 일반 소비자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먼저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들 수 있다. 다단계판매에 있어서 사회공헌활동은 일반 기업과는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다양한 사회공헌을 펼치게 되면 다단계판매에 대한 세간의 부정적 인식을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릴 수도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이미 마케팅의 일부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순히 개별 기업의 사회공헌활동도 필요하지만 업계 전체의 이름을 걸고 공동으로 펼치는 방법도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다.
사회공헌활동 외에도 박람회 등의 다양한 이벤트를 시행하는 것도 이미지 개선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특히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경연 대회는 차세대를 노리는 이미지 마케팅으로는 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이 당장의 고객이 아닌 미래의 고객을 상대로 친근하고 익숙한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물론 아이들이 구매력을 갖출 때까지 기업이 생존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최종 소비층 확대
다단계판매에 있어 최종 소비자의 확대는 해결해야 하는 하나의 화두로 존재한다. 최종 소비자로부터의 매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거나 발생한다고 해도 미미한 수준에 그치면 피라미드 상술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국회에 제출한‘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서 후원 수당 1단계인 직접판매를 후원방문판매라는 명칭으로 정의하고 옴니트리션 규정을 적용했다. 아직 개정안이 국회에 통과 되지는 않았지만 만일 원안 그대로 통과된다면 후원방문판매에 해당하는 업체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옴니트리션 규정이란 다름아닌 매출액의 50% 이상이 최종 소비자로부터 발생해야 한다는 규정이다. 개정안대로라면 옴니트리션 규정을 충족하지 못하는 방문판매 업체는 서둘러 다단계판매업으로 등록해야 할지도 모른다.
최종 소비층을 확대하기 위해 선결돼야 할 것은 회사와 사업자간의 신뢰 구축이다. 자칫 회사측에서 진행하는 소비자확대를 위한 노력이 사업자에게는 기회의 축소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종 소비층이 확대되면 매출이 늘어나고 이는 그대로 사업자에게 지급할 후원수당의 여력이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에서는 실정법 상 후원수당을 매출액의 35% 이하로만 지급할 수 있다. 기업의 온라인 쇼핑몰을 강화하고 일반 소비자가 회원 가입 없이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소비자를 확대하는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다. 다단계판매 기업들의 제품은 대체로 일반 시장의 제품보다 품질이 우수하다. 따라서 다단계판매 기업이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몰을 일반 소비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재구매가 이루어질 때 자연스럽게 사업자와 연결해 주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해당 기업에 대한 광고도 되면서 리크루팅까지 연결 될 수도 있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한번쯤은 고려해 볼만한 일이다.

R&D 주력

다단계판매에 적합한 상품은 대체로 기술적으로 앞선 제품이거나 기능적으로 우월한 제품들이다. 이에 더해 매일 소비가 되거나 한 달 이내의 일정 기간마다 꾸준히 재구매가 되는 상품이어야 한다. 다단계판매는 기본적으로 바이럴 마케팅에 가깝다. 따라서 소비자를 직접 만나 제품의 특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시용 방법을 숙지시켜야 한다. 따라서 늘 접하는 상품보다 새로운 콘셉트, 새로운 기술, 새로운 기능의 상품이어야
소비자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기 수월하다.
기초연구 → 아이디어 탐색 → 아이디어 평가 → 제품화 결정 → 생산 → 판매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인 연구·개발의 중요성은 비단 다단계판매 뿐만 아니라 어떤 기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기업은 끊임없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하고 있으며 또한 이미 만들어진 상품을 소비자에게 더 잘 팔기 위한 방법도 연구개발하고 있다.
기업이 현재 생산하고 있는 제품의 태반은 10년 전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그 만큼 현대의 기술이 눈부실 정도로 발달했으며, 또한 제품의 생명주기가 짧아졌다. 새로운 제품의 개발이나 도입에 뒤떨어진다는 것은 기업으로서는 치명적이다.
국내 다단계판매 시장을 보면 리딩 상품이 없거나 또는 리딩 상품이 있어도 꾸준히 리뉴얼 되거나 새로운 리딩 상품이 나타나지 않으면 기업의 분위기가 침체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소비자는 늘 움직이고 있다. 새로운 것을 쫓아서 움직이고 더 좋은 가치를 찾아 움직인다. 오늘 발표된 최첨단 제품도 내일이면 구형으로 전락하는 시대가 요즘이다. 연구·개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소비자를 끌어 들일만큼 매력적인 상품을 확보하기 힘들다. 다단계판매는 분명 유통의 한 방법이다. 그러나 남과 차별화할 수 있는 상품을 유
통하는 방법으로는 우수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품의 유통에는 한계가 있다. 비교 우위의 상품은 연구·개발을 통해서만 창조될 수 있다. 그것이 다단계판매에 있어서 연구·개발이 중요한 이유다.

새로운 시장 창출
새로운 시장은 두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지리적 시장이고 또 하나는 새롭게 형성되는 수요이다. 지리적으로 새로운 시장의 창출은 사실상 기업의 해외 진출에 다름 아니다. 새롭게 형성되는 수요는 일종의 세그멘테이션(시장구분)이다.
다단계판매에 있어서 해외 진출은 단순한 시장의 확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해외 진출을 통해 판매원에게 새로운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다. 요즘 국내 다단계판매 시장에는 글로벌이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다. 정체상태에 빠진 시장의 활기를 글로벌이라는 말로 되살리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 다단계판매 기업 가운데 성공적으로 해외 진출을 수행한 사례는 아직 없다. 또 국내에 진출한 외국 다단계판매 기업들 중에서도 사업 부진으로 철수하거나 그저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글로벌라이제이션은 그만큼 쉽지 않은 것이다. 무리한 해외 진출은 때로 심각할 정도의 위기 상황을 초래할 수 도 있다.
새로운 수요의 창출은 쉽게 말한다면 블루오션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다단계판매의 주요 상품은 건강기능식품이나 화장품이다. 그러나 유럽의 경우에는 의류나 장신구 등이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법률서비스나 재무설계, 시큐리티 부분까지 직접판매 방식으로 판매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법률적인 부분에 의해 다단계판매의 영역이 상당히 제한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어딘가에는 우리가 미처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을 수 있다. 또 시대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 질 수도 있다. 따라서 항상 눈을 크게 뜨고 새로운 시장-그것이 새로운 국가로의 진출이든 새로운 수요의 창출이든 찾으러 돌아다녀야 한다.

변화에 적응하라
모든 생명체는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한다. 살아남는다는 것은 변화에 대한 적응에 다름 아니다. 생명체의 진화도 환경의 변화에 대한 적응의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변화에 적응해야 살아남는다는 것은 기업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우리는 주변에서 많은 기업들의 부침을 찾아볼 수 있다.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항상 변화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어야 한다.
미래에는 어떤 상황이 기업의 생존에 영향을 미칠는지 정확하게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미래는 불확실 한 것이다. 다단계판매도 마찬가지다. 환경이 요구한다면 변화할 수 있어야 한다. 끊임없는 변신은 다단계판매 기업들에게도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에 만족한다면 미래의 발전은커녕 언제사라질지 모른다. 끊임없이 변화하라, 그리고 시장에 순응하라. 그것이 살아남고 발전할 수 있는 최고의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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