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 자기방어를 위해 만드는 화학물질

지난 6월 3일 서울 임패리얼 팰리스호텔에서는 ‘음식 속의 파이토케미칼, 제 7의 영양소?’라는 주제로 한국영양학회가 주최하는 ‘2010 국제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최근 들어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파이토케미칼 (Photochemical: 식물 생리활성 영양소-이하 파이토케미칼)의 영양소로서의 가치에 대해 국내 및 미국과 일본의 영양학자들이 참석해 최근의 연구결과를 발표하며 활발한 토론이 이뤄졌다.

 


식물과 화학물질의 합성어

식물이라는 뜻의 파이토(phyto)와 화학물질이라는 뜻의 케미컬(chemical)을 합친 합성어인 파이토케미칼은 식물에 존재하는 화학물질을 의미하는 말이다. 식물은 해충이나 바이러스 등 외부의 열악한 환경에 대항해 살아남기 위해 자체적으로 화학 물질을 만들어 내는데 이 가운데 건강에 유익한 생리활성을 가진 미량의 성분들을 통칭해 파이토케미칼이라고 한다. 주로 항산화 및 항암, 항균 등의 작용을 하며 그 수가 1만 여종에 이른다.

인체는 70%의 물과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등 5가지 필수영양소로 구성되어 있다. 최근 물과 5대 영양소 등 6가지와 더불어 파이토케미칼을 7번째 영양소라 하며 그 중요성에 대해 많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그 이유는 파이토케미칼이 인체에 해로운 활성 산소를 막아주고 손상된 세포를 재생시켜 각종 질병과 노화를 방지해주는 생리활성기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인기 이후 신체기능 및 건강 유지를 위한 필수 영양소로 주목 받고 있다.

권오란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는 파이토케미컬은 기존의 각종 식물에 함유된 생리활성물질로서 성인기 이후 신체기능 및 건강을 유지하는 ‘lifespan essentials’로 주목받고 있다고 하였다. 많이 알려진 파이토케미칼로는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 알리신(Allicin), 캡사이신(Capsaicin), 라이코펜(lycopene), 루테인(lutein), 제아잔틴(Zeaxanthin), 안토시아닌(anthocyanin) 등이 있다.

 

질병 예방 및 노화방지에 효과

파이토케미컬은 우리 건강을 보호하고 질병을 예방하며 몸의 노화를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항암작용이 뛰어난데 일례로 녹차의 폴리페놀, 토마토의 라이코펜, 마늘의 알릴 디설파이드(Allyl disulfide), 브로콜리의 설포라판(Sulforaphane)은 암 발생 초기단계를 예방하고 두부 등 콩 발효 식품에 많은 아이소플라본(Isoflavon), 아마씨에 있는 오메가 3지방산은 촉진단계를 예방하며 포도에 많은 레스베라트롤, 울금에 많은 커큐민(Curcumin)은 진행단계를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밖에 파이토케미칼은 항산화제로서 노화방지, 해독, 항염증 작용, 면역력을 증가시키는 작용도 한다.

파이토케미칼은 그 종류가 다양하고 각종 채소나 과일

에 각기 다른 성분으로 존재한다. 포도의 레스베라트롤, 고추의 캡사이신, 마늘의 알릴 디설파이드, 브로콜리의 설포라판, 콩의 아이소플라본, 녹차의 카테킨(Catechin), 토마토의 라이코펜, 인삼의 사포닌(Saponin) 등은 우리에 게 익숙한 파이토케미칼이다.

이처럼 복잡다양한 파이토케미칼을 효과적으로 섭취하기 위해 지난 1989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하루 5가지 색의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자는 ‘5 A Day 운동’이 시작돼 1991년 미국 전역으로 확대됐으며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에 따라 이 운동은 유럽과 일본에서도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 이는 과일이나 야채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색이 각각의 성분과 영양소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블랙푸드니 레드푸드니 하는 컬러푸드 열풍도 같은 이유이다. 엑세스비즈니스그룹(Access Business Group)의 케리 그랜(Kerry Gran) 박사는 “건강한 습관의 한 방법으로 다양한 색깔의 식물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좋은 식단에는 육식보다는 채식의 섭취비중을 높이고 고섬유질, 저지방 식품을 선택해야 하며, 충분한 수준의 비타민과 무기질, 그리고 파이토케미컬의 섭취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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