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전략 대비 재테크 전략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9일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고 인플레이션 발생에 대비해야 된다는 지적에 따라 기준금리를 연 2%에서 2.25%로 전격 인상했다. 지난해 2월 이후 17개월 만에 기준금리가 인상된 것이다. 또한 연말까지 0.25%~0.5%까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본격적인 출구전략이 시작 됐다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면서 하반기 재테크 전략을 수립하는데 중요한 변수로 작용될 전망이다.

따라서 추가적인 금리인상까지 이뤄질 경우 실질금리 마이너스시대가 막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전망까지 나오면서 어느 때 보다도 은행의 예금 금리 및 대출, 주가와 상호작용, 부동산 가격 동향 등까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금융 재테크

통상 금리상승기에는 ‘예금 만기는 짧게 하고, 대출은 고정금리로 바꿔 타라’는 것이 재테크의 기본상식이다.

예금과 대출의 경우, 예금은 단기여야 높아지는 예금 금리 혜택을 빨리 누릴 수 있고, 대출은 금리가 고정돼야 조금이라도 낮은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금리 인상시기에는 제일 먼저 주택담보대출 등 기존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더욱 가중되기 때문에 대출금은 가급적 빨리 갚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그러나 금융전문가들은 초저금리가 오랫동안 지속된 끝에 금리 인상이 이뤄진 만큼 앞으로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여부를 잘 따져보고 금융상품에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올해 안에 한국은행이 추가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 같은 경우에는 예·적금 가입 시 만기를 장기보다는 단기로 짧게 끊어서 추가 금리 인상 혜택을 놓치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고 충고하고 있다.

특히 대출의 경우, 대출기간이 짧고 금액이 적다면 변동금리 대출을, 기간이 길다면 고정금리 대출을 고려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견해다.

그렇다고 대출을 무작정 갈아타서는 안 된다. 대출상품을 갈아탈 때 들어가는 중도상환수수료 등 추가비용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 다른 전문가들은 정기예금(CD)은 1년 만기 상품으로 가입할 것을 권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 속도를 감안할 때 금리 인상 폭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으므로 정기예금 등 안정형 상품을 선호하는 고객은 3개월 또는 6개월짜리 단기 정기예금보다는 1년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것이 보다 많은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3개월(6개월)과 1년 정기예금 이자율이 0.5~1.0%포인트로 많은 차이가 있다.

추가 금리 인상으로 초저금리 시대가 종료될 경우 공격적인 투자보다 안전자산 쪽에 투자성향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현금비중을 높이고, 펀드 등의 상품으로 눈길을 돌렸다면 이제는 각 은행권에서 내놓은 수신상품을 꼼꼼히 살펴 내게 맞는 상품을 선택해야 할 시기이다.

 

◇ 금리와 주가의 상관관계

통상 금리 상승은 주식 투자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하지만 현 시점을 금리상승기라기보다는 금리 인하 국면이 마무리된 시점으로 보게 되면 오히려 주식을 투자하기에는 좋은 시점이 된다.

물가가 안정되고 저금리 현상이 지속되면 주식시장은 경기회복과 유동성 개선이라는 호재를 맞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분간 주식은 다른 자산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매력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국내외 외적환경도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기업 실적 호전과 외국 증시 대비 저평가된 국내 증시가 외국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히면서 상승세가 기대된다. 또 국민연금 등 기관의 양호한 매수여력, 국가 신용등급 상향과 G20 정상회의 개최에 따른 한국 인지도 제고 등 우호적 요인으로 작용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아직까지 국내보다는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 중국 긴축, 서유럽 재정위기 문제 등 대외변수에 더 영향을 받고 있는 국내 증시 상황을 고려하면 적립·분산식 투자로 리스크를 분산하는 게 안전하다는 조언도 많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국내외 여건을 고려하여 금리 인상 영향에 따른 주식시장 급락 시점을 잘만 활용하면 높은 수익도 기대된다고 조언한다. 특히 국내 주식형 펀드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면 주가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주식시장 조정 기간에는 정기적으로 펀드에 적립되는 금액 외에 추가 납입을 통해 저가 매수금액을 늘림으로써 높은 수익률을 노려볼 만하다. 원금 보장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주가지수연동예금(ELD)이나 주가연계증권(ELS)에 가입해 주가 상승 이익을 얻을 수 있다.

 

◇ 채권·원자재·외국환 재테크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유가증권의 일종인 채권의 경우에는 가격 등락에 따라 수익과 손실이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금리와 채권의 가격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즉, 금리 하락기에는 채권 가격이 상승해 수익률이 좋을 수 있지만, 반대로 금리가 올라가면 시장에서 채권 가격이 떨어진다. 통상 채권은 경기 침체 국면에서 금리 인하기에 수익률이 가장 좋다.

이렇게 보면 현 시점은 금리 인하 작업이 마무리되고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기 때문에 서서히 채권의 투자 비중을 줄여야 할 때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신흥국 채권 투자를 추천하고 있다. 이머징 국가들이 발행한 채권은 경기가 회복되는 시기에 안전자산과 금리 차이(스프레드)가 축소되면서 이자수익 외에 자본이익을 추가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원자재 펀드에 분산 투자해볼 것도 권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 원자재는 실물경기 회복 시기에 수요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또 유럽발 리스크가 완화되는 시점에 달러화 약세도 예상돼 가격 상승이 기대되므로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 부동산 시장 가격하락

부동산 시장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만큼 이번 금리 인상은 집값의 하강 압력을 가중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에선 정부가 부동산 거래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금융규제 완화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따라서 ‘묻지마 식’의 무리한 투자보다는 실수요자들은 금리추세를 읽어가며 저점 타이밍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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