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이순신’

 

2009년 충무아트홀 ‘이순신-임진왜란 편’ 공연으로 새로운 창작뮤지컬의 탄생을 예고하며 관객과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은 ‘이순신’이 종합편으로 완성되어 오는 4월 28일 충무공 이순신 탄신기념일을 맞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서울 관객들 앞에 단 하룻동안의 시연을 선보인다.

초연인 2008년 야외공연 당시 통영미수해양공원에서 8000여 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던 창작뮤지컬 ‘이순신’은 야외공연 현장 설문조사에서 92%의 관객 호응도를 이끌어냈고, 2009년 충무아트홀 대극장 실내공연에서도 관객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명실 공히 대표적인 한국형 창작뮤지컬로 인정받았다.

이번에도 전편에 이어 최고의 연출 이윤택과, ‘화성에서 꿈꾸다’의 주인공 민영기, 작곡 강상구가 삼각편대를 이루고, 안무에 2007년 올해의 예술상 수상자인 김윤규까지 가세해 젊은 베스트 아티스트들의 역량을 보여줄 예정이다. 

여기에 다시 돌아온 뮤지컬배우 김순택, 아름다운 가창력을 지닌 신예 이광용이 출연하며, 연희단 거리패의 대표배우 김소희, 이승헌이 특별 출연하고 젊은 처녀 억대 역에는 2009년 서울연극제 신인연기상의 정영미가 캐스팅됐다.

이 작품의 이야기는 조선통신사 황윤길과 김성일이 대마도주 종의지의 안내를 받아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만난 후, 귀국해 서로 다른 관점들을 제시하면서 시작된다.

전쟁이 발발하자 종의지는 장인인 고니시 유키나카의 1군단 선봉장으로 참전해 부산을 거쳐 평양까지 진격하고 선조는 의주로 피신한다. 전쟁 발발 1년 전에 전라좌수사로 임명된 이순신은 첫 전투인 옥포해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사천해전, 한산대첩에서 연전연승해 단번에 전세를 역전시킨다.

그러나 왜장 고니시 유키나카의 책략과 조정의 모함에 파직을 당하고 옥고를 치른 이순신은 정탁의 목숨을 건 상소에 백의종군하지만, 뱃길로 아들을 맞으러 오다 객사한 어머니의 주검 앞에 오열한다.

계속되는 전투와 부상에 시달리는 이순신은 자주 악몽을 꾸고, 고국을 버리고 명으로 도주하려는 선조는 거의 병적으로 광기를 드러낸다. 지지부진한 전투에 지친 도요토미는 아들의 죽음에 미쳐 조카와 첩들을 몰살시킨다. 이후 퇴각하는 왜군을 치러 명나라 연합함대와 함께 마지막 일전을 치르는 노량해전에서 왜군의 조총에 맞아 이순신은 장렬히 전사한다.

이 작품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순신’의 인간적 고뇌와 삶의 희망을 노래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순신은 자신의 직분에 충실한 직업군인이었다. 이순신의 연전연승은 매사 꼼꼼하게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직업적 성실성에서 비롯된 전략적 성공이었다.

또한 이순신은 ‘이치에 닿지 않는 것은 행하지 않는다’는 조선 지식인의 사회윤리를 실천한 선비였다. 이순신의 존재가 두드러지는 것은 주위 통치자, 대신, 장수들의 이기적이고 기회주의적인 처신 때문이기도 하다. 이순신은 가족에 대한 책무를 지켜내려 한 아비였고 남편이었고 아들이었다. 한국인 아비로서의 인격체, 이것이 이순신의 실체로 밝혀진다.

이 작품은 16세기 말 한반도 정세를 총체적으로 재조명하면서 21세기 초 오늘의 한반도 상황을 진단한다는데 더욱 이목을 끈다. 한반도의 정국 운영자, 각료들, 군인, 학자, 승려, 기층민중들의 입장과 태도를 밝혀내면서 강렬한 반전 메시지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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