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불안 해결에도 한 몫 할 수 있어

상품의 유통경로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백화점, 대형마트, 홈쇼핑, 온라인몰 등등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유통경로를 거쳐 상품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그 상품에 대한 정보를 알려야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기업에서 상품정보를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해 하는 일련의 활동들을 마케팅이라는 말로 통칭한다. 방문판매와 다단계판매를 아우르는 직접판매 방식도 사실 일종의 마케팅이다.

다단계판매, 마케팅 비용 최소

직접판매, 그중에서도 특히 다단계판매와 여타 유통경로와의 차이점은 다단계판매가 불특정다수를 상대로 하는 마케팅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반적인 마케팅은 다양한 매스미디어를 활용해 대중에게 자사의 상품과 브랜드 등의 특장점을 전달하는데 주력한다. 정보의 전달과정에서 특정층에 한정하지 않는다. 물론 타깃마케팅을 하기도 하지만 이는 상품과 브랜드의 포지셔닝 과정에서 주로 행해진다.

이에 반해 다단계판매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일대일로 만나 상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는다. 정보 전달의 양적 측면에서의 효율성은 떨어지지만 질적 측면에서의 효율성은 확실히 높아진다. 마치 교육에 있어 일반 교육과 개인과외의 차이라 할 수 있다. 한 반에 30면 40명씩 있는 곳에서의 교육은 단위 시간당 더 많은 사람들을 교육할 수 있으나 교육받는 개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아무래도 효과가 떨어진다. 반면 개인교육은 한 번에 많은 사람들을 교육할 수 는 없지만 교육받는 사람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어 훨씬 효과적이다.

매스미디어를 통한 광고에는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 TV 광고의 경우 초당 단가가 최대 100여만 원을 넘는다. 30초 광고를 하루 1회씩 일주일만 해도 2억 원을 넘는다. 여기에 광고 제작비용까지 감안하면 그 비용은 웬만한 중소기업으로서는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또 광고의 효과에 대해서도 알 수 없다. 큰 돈 들여 광고했음에도 매출이 따라주지 않으면 기업의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 중소기업의 판로가 대기업에 비해 현저히 약한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자체 매장 건립도 쉬운 문제는 아니다. 부지확보, 건축도 문제지만 오픈 후에 유지할 수 있는 만큼의 매출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다단계판매는 판매자가 직접 소비자를 만나 제품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함께 판매하는 방식이다. 중소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광고비나 매장 유지비용이 절감 된다. 절감되는 비용은 회사의 수익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판매원에게 지급하는 수당으로 나가게 된다. 그러나 이렇게 지급되는 수당은 매출액 가운데 일정 비율의 범위 안에서 정해진다. 즉 판매원의 능력에 따라 자급되기 때문에 판매와 관련한 고정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일대일 판매 방식을 통해서는 대량 판매가 일어나기 힘들다는 것은 다단계판매의 취약점이다. 

이러한 다단계판매의 특성은 중소기업 제품의 유통경로로 안성맞춤이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처럼 자기 제품에 대한 광고나 대리점과 같은 판매 인프라를 구축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중소기업과 다단계판매 업체가 제휴를 하게 되면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데에 있어 안정적인 판로의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 안정적인 판로의 확보를 위한 일련의 기업 활동이 마케팅이고, 마케팅의 진행에는 비용이 소요된다. 다단계판매는 이 마케팅 비용이 어떤 유통경로보다도 적게 든다. 바로 이점이 다단계판매가 중소기업 제품의 유통경로로 알맞게 만들어 준다. 경쟁력 있는 품질을 갖추고도,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좋은 제품을 만들고도 마케팅 비용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중소기업들에게는 훌륭한 판로가 되는 셈이다. 사실 다단계판매의 특성상 대기업의 제품보다는 중소기업의 제품이 유리하다. 때문에 현재 국내에서 다단계판매로 판매되는 상품의 90% 이상은 자체적인 R&D를 통해 직접 생산해 판매하고 있는 제품과 중소기업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중소기업과 다단계판매 업체가 제휴한 사례를 찾아 보기는 어렵지 않으나 대표적인 예로는 한국암웨이, 뉴스킨코리아, 하이리빙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3사가 중소기업으로부터 공급받는 제품의 매출액은 줄잡아 3000억 원에 근접한다.

한국암웨이, 뉴스킨코리아, 하이리빙 등 중소기업과 제휴에 적극적

한국암웨이는 국내 중소기업 제품을 글로벌 암웨이의 판매망을 통해 수출하는 것은 물론 한국암웨이의 자체 판매망을 통한 국내 판로개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을 포함한 국내 기업 제품이 한국암웨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 수준이다. 한국암웨이 관계자는 “글로컬리제이션(Glocalization) 전략에 따라 국내 제품 수출과 국내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며 “중소기업들에 대해 품질 및 마케팅 지원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암웨이와 제휴를 맺고 있는 대표적인 국내 중소기업으로는 셀바이오텍을 들 수 있다. 바이오 벤처기업인 셀바이오텍은 한국암웨이를 통해 해외 수출에 성공했다. 셀바이오텍은 현재 자사의 혼합 유산균 이용 제품인 ‘인테스티 플로라7 프로바이오틱스’를 미국과 일본, 대만 등 5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수출규모는 200만 달러. 조그만 벤처기업이 식품에 대한 규정이 까다로운 선진국에 수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암웨이의 도움으로 품질과 마케팅, 기술 등이 국제적인 수준에 도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암웨이가 글로벌 암웨이 판매 네트워크를 통해 단순히 판매만 한 것이 아니라 품질과 마케팅 등에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다. 셀바이오텍 관계자는 “한국암웨이를 통한 수출을 통해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유산균 제품에서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술 및 품질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커피 브랜드인 ‘쟈뎅’, 언더웨어 업체인 CnB 등 현재 한국암웨이가 국내 시장에 판매하거나 해외수출을 지원하고 있는 국내 중소기업은 모두 190여 곳이다. 한국암웨이 관계자는 “2005년 500개 수준이던 국내 제품이 올해는 748개 이상으로 늘어났다”면서 “국내 중소기업 제품을 공격적으로 한국 및 글로벌 암웨이 판매망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킨코리아는 국내 최대 화장품 수탁(OEM)업체인 한국 콜마 주식회사, 의약용 캡슐 및 건강 보조 식품 전문 생산 업체인 서흥 캅셀 주식회사 국내생산 계약을 체결하고 일부 품목에 대한 한국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킨은 이미 지난 1997년 5월에 ‘뉴컬러 모이스처셰이드 리퀴드 피니시’의 한국 생산을 통해 14만개를 판매 실적을 기록하는 등 한국 내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받은 바 있다. 이러한 호평에 힘입어 1999년 9월부터 ‘뉴컬러 모이스처셰이드 리퀴드 피니시’이외에도 ‘뉴컬러 피니싱 파우더’와 ‘뉴컬러 프리 메이크업 베이스’를 추가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펼쳐 현재 총 3종 7품목의 국내 생산을 실시하고 있다.

또 건강기능식품 브랜드인 파마넥스는 2000년 국내 진출과 동시에 서흥캅셀과 국내 생산 계약을 체결하고 일부 품목에 대한 국내 생산을 줄곧 진행해 왔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파마넥스 제품의 50%는 서흥캅셀에서 생산되고 있다.

뉴스킨코리아는 또한 국내에서 자체 연구개발한 제품의 상품화 및 수출도 계획하는 등 국내기업과의 지속적인 업무제휴를 통해 본격적으로 현지화 작업에 들어갈 전략을 세우고 실천해 나가고 있다. ‘트루 페이스 스킨 퍼펙팅 젤’은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뉴스킨 엔터프라이즈의 연구개발을 통해 한국 콜마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1999년 10월 미국에서 출시된 후 대만, 일본, 호주 등 전 세계 뉴스킨 지사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하이리빙은 1996년 창업 후 지금까지 국내 중소기업의 판로개척, 고용창출 등 국내 유통산업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7년도에는 국내 유통산업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제12회 한국유통대상’에서 인적판매부문 대상인 산업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이리빙은 현재 내츄럴엔도텍, 렉스진바이오텍, 뉴트리바이오텍, 한국콜마, 신현대한방연구소, 닥터스코스메틱 등 200여개 국내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체와 파트너십을 유지하면서 우수한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또한 일반인 및 중소기업, 그리고 회원들이 신제품에 대한 다양한 제안을 할 수 있는 ‘온라인 상품제안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제안된 내용은 상품 워크숍과 상품위원회 등 내부 절차를 통해 검증받게 된다.

하이리빙과 상생의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중소기업으로는 바이오신약과 생약물질을 연구 개발하는 R&D 전문 업체 내츄럴엔도텍이다. 하이리빙과 협력관계를 맺기 전, 내츄럴엔도텍은 바이오신약과 생약 물질 개발과 관련해 특허와 개별 인정 성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었으나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하이리빙은 내츄럴엔도텍에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고 내츄럴엔도텍은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경쟁력 있는 제품을 공급함으로서 양사가 상생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이리빙이 내츄럴엔도텍과의 제휴를 통해 생산한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남성지구력 증강에 도움을 주는 ‘엔트리 포스론파워’, 발열 다이어트 제품 ‘엔트리 슬림어필’, 중년 여성을 위한 ‘엔트리 에스론 플래티넘’ 등이 있다. 지난해에는 양사가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하이리빙의 대표적인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엔트리’의 독자적이고 차별화된 신물질 개발과 동시에 원료에서부터 완제품에 이르는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 인증하는 ‘엔트리 생약호르몬연구소’를 출범시키는 등 협력의 범위를 점차 확대시켜 가고 있다. 이 회사와는 2006년 10월 혈당 관리 제품을 통해 첫 거래를 한 이후 지금까지 가장 모범적인 협력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다단계판매, 고용불안 해결에도 한몫

최근 들어 경제가 성장하는 만큼 고용이 늘지 않는 현상이 일반화 되고 있다.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공식실업자와 주당 18시간미만 취업자,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준비자와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쉬는 사람 등을 모두 합친 사실상 백수는 총 461만9000명을 기록했다. 사실상 백수 숫자는 지난해 2월 442만1000명으로 정점을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 11월에는 391만 명을 기록했으나 12월 430만1000명으로 다시 상승세를 보였다.

이와 함께 중고령자의 고용불안도 문제가 되고 있다. 삼성졍제연구소에 따르면 올해부터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돼 향후 10년간 400여만 명이 은퇴를 맞이하게 된다. 또한 이미 지난해부터 중고령 취업자의 증가폭은 감소하고 있으며 실업자는 증가하고 있다. 중고령자는 한번 실직하면 재취업이 어렵기 때문에 가계소득 감소와 소비침체로 이어져 사회불안을 심화 시킬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현재의 임금동결 및 삭감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는 중고령자 일자리 유지를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는 역부족이라며 중고령 친화적인 일자리 창출을 통한 중고령 노동수요기반 확충을 대책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또 현대경제연구소는 일은 하고 있지만 중위소득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소득 근로빈곤층 즉, 워킹푸어(Working Poor)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올해에도 공공부문의 임시직증가와 민간의 비정규직 확대에 따르는 임금소득 하락으로 저소득 근로빈곤층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공공부문 중심으로 일자리는 증가했으나 대부분이 임시직으로 민간부문의 안정된 일자리가 크게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또, 이로 인해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평균 임금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올해에도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워킹푸어의 증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단계판매는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해 판매하는 방식이라 관련 종사자가 많아야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점에서 고용이 늘어날수록 성장하고 침체에 빠지면 고용이 줄어든다. 또한 부업으로도 활용할 수 있으며 나이나 학력, 경력에 제한 받지 않는다. 꾸준히 하게 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수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며 초기 투자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따라서 다단계판매가 활성화 되면 중고령자의 고용 불안이나 청년 실업의 완화에 어느 정도의 몫은 해내리라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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