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쇼핑몰 고성장…백화점 추월할 듯

대한상공회의소가 유통업체 CEO, 학계, 관련 단체 등 전문가 1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0년 소매시장 전망’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문가들이 예상한 올해 소매시장 성장률은 4.0%였다. 다른 보고서에서도 올해 소매시장을 비슷한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롯데유통전략연구소의 ‘2010년 소매유통 전망’ 보고서에서는 올해 소매유통업시장이 지난해에 비해 5% 성장한 189조1000억원 가량의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의 ‘2010년 유통업 전망 보고서’에서는 5.4% 성장한 192조2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반적으로 지난해의 예상 성장률을 앞지르는 예상치다.

올해 지난해보다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는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 경기침체에서 벗어나 경기가 본격적으로 풀리기 시작했다는 데에 있다. 대한상의는 보고서에서 “세계경제와 내수가 본격적으로 회복됨에 따라 소비시장도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으며, 롯데유통전략연구소에서는 “심리회복과 고용상황, 대외적 경제여건 등이 개선되면서 민간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 설명했다.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 역시 “세계 경제가 회복 단계에 접어듦에 따라 상반기 내 강한 경기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긍정적인 요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힘겨웠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예상 성장률의 증가폭이 크지는 않다. 상반기에 상승세를 보일 것은 확실하지만 하반기 전망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각 보고서에서는 세제지원 등 정부 경기부양 규모 축소, 가계부채 부담 증가, 고용부진 지속 등의 문제를 들어 하반기에는 소비 위축을 우려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재래시장을 제외한 전 업종에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백화점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인터넷쇼핑몰 업계와 오프라인 유통채널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성장률이 예측되는 편의점 업계의 성장이 기대된다.

 

주요 업종별 전망

백화점

지난해 백화점 업계는 경기침체 속에서도 21조3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9% 정도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제는 성숙기에 접어들어 성장세가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그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지난해도 고성장을 이어간 것이다. 이와 같은 성장세는 고객 요구의 다양화와 소비 패턴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고, 카드 사태와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내부역량을 강화할 수 있었다는 점, 환율효과와 불황에 따른 소득양극화 현상으로 인해 명품부문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불황으로 인한 상대적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점, 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평가되는 복합쇼핑몰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점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역시 백화점 업계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상의에서는 백화점이 올해 7.7%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으며,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와 롯데유통전략연구소는 각각 6.1%, 5.0%의 예상 성장률을 내놓았다.

이와 같이 견조한 성장세가 예상되는 이유는 지난해의 성장 요인이었던 소비양극화로 인한 고급화경향이 유효한 가운데 경기 회복으로 인한 효과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또한 복합쇼핑몰 사업 본격화를 중심으로 한 지속적인 신규 출점, 가치 구매 트렌드로 인한 상향구매성향 지속, 경기 회복 신호의 척도인 의류 매출 신장 등도 긍정정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백화점 업계에서는 이러한 성장 요인을 극대화하기 위해 복합쇼핑몰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명품 소비를 중심으로 한 VVIP 마케팅에서 가치소비 고객을 타깃으로 한 고객 확대 마케팅으로 전략에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유통채널의 다양화를 위해 온라인 채널의정비를 통한 추가적인 수익구조 확보에도 노력할 전망이다.

 

대형마트

국내 유통업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업종인 대형마트 업계는 지난해 3~4% 가량 성장한 31조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성장세는 지난해에도 지속됐으나 타 업종에 비하면 다소 부진한 성장률이었다.

특히 지난해는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가격경쟁력이 강한 대형마트에게 이로울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업계 자체가 성숙기에 들어서면서 신규매장의 출점 속도가 줄어드는 등 크게 성장하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소비자의 근거리 소량 구매성향이 강화되고, 신종플루 확산으로 인한 방문 고객이 줄어들었다는 점도 악영향을 끼쳤다.

올해 역시 대형마트는 그다지 높은 성장률을 보이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한상의에서는 4.5%의 성장률을, 롯데유통전략연구소는 3.8%,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는 3.1%의 성장률을 예상했다. 대한상의에서는 PL상품 확대와 국내경기회복 등을 성장 동인으로 꼽으며 지난해(3.4%)보다 높은 성장률을 예상했으나, 롯데와 신세계 측에서는 성장률이 더욱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두 연구기관에서는 성장 둔화의 요인으로 성숙기 시장의 본격적 진입으로 인한 성장세 둔화, 소비 양극화와 가치 소비 트렌드에 따른 이종 업태로의 고객이탈 등을 꼽았다.

올해 대형마트 업계에서는 사이버 쇼핑이 확대되는 추세를 반영해 전국적 점포를 기반으로한 배송망과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온라인 사업 모델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글로벌 소싱 품목 확대, 특가 상품 기획 및 개발 등을 통해 저가격 상품 구성을 강화하고, PL상품 확대 전략도 지속해가는 한편, 시장 성숙기에 맞춰 소형 할인점 등의 신형 출점 모델을 구축하며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슈퍼마켓

지난해 상당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됐던 슈퍼마켓 업계. 그러나 실제 지난해 슈퍼마켓은 약 22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4.2% 성장하는데 그쳤다. 소비 패턴이 근거리 소량 구매로 돌아서면서 이로 인한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난해 유통업계 최대 화두로 떠오른 SSM 논란으로 SSM 신규 출점 속도가 주춤했기 때문이다.

슈퍼마켓 업계에서 SSM의 영향은 올해도 클 것이다. 올해 상반기에 통과 예정인 유통산업 발전법 개정안을 통해 지금의 신고제가 등록제로 바뀔 경우 SSM 사업은 큰 걸림돌을 겪게 되면서 업계 전체 성장세 또한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인터넷쇼핑몰, 홈쇼핑 등 무점포 판매가 크게 성장하고 있고, 대형마트도 소량 구매 패턴에 맞춘 사업전략과 가격 할인 정책을 병행하는 등 업태 간 경쟁도 심화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슈퍼마켓 업계의 올해 전망은 좋지 않다. 롯데유통전략연구소에서 4.9%, 대한상의에서 4.6%의 성장률을 예상했으며,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에서는 지난해 성장률에도 못 미치는 3.4%의 성장률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나마 사회적 환경이 독신가구, 핵가족이 늘어나는 추세에 있고, 근거리 소량 구매 패턴이 여전히 유효해 지난해보다 성장세가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편의점

경기불황으로 인한 근거리 소량구매 패턴 심화로 인한 최고의 수혜자로는 오프라인의 경우 편의점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SSM 갈등 등의 영향으로 슈퍼마켓이 주춤한 것과는 달리 편의점은 2008년에 이어 2009년에도 두 자릿수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총매출액은 약 6조20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13~14% 정도 성장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근거리 소량구매 패턴 외에도 적극적인 신규점포 진출, 불경기형 상품 강화, 다양한 부가 서비스 개발, 인기 PL상품 개발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최근의 성장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의에서 예상한 올해 편의점 업계의 성장률은 11.1%이며, 롯데유통전략연구소와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에서는 각각 15.9%, 12.2%의 성장률을 예상했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들 중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이 예상된 업종은 편의점뿐이다.

대한상의에서는 올해 편의점의 성장요인으로 근거리 소량구매 패턴, 신규출점 증가를 꼽았다.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에서는 창업 희망자 증가로 인한 신규출점 증가, 간편 대용식과 PL상품의 활성화, 생활편의 서비스의 증가를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전반적으로 지난해의 성장 요인을 꾸준히 강점으로 이어가며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다. 다만 시장이 포화상태에 가까워지면서 동종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됐으며, 늘어나는 신규 점포 수에 비해 우량점포 수는 많지 않다는 점 등의 장애요소도 있어 지난해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일지는 확신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한편, 올해 편의점 업계의 주요 이슈로는 바이더웨이 매각으로 인한 업계 판도 재편과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입지별 점포 다변화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4위인 바이더웨이의 새로운 주인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시장점유율 순위에 변화가 발생할 수 있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또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장애요소를 극복하기 위해  카페형, 베이커리형, Take-out 등 편의점 내에 특화 된 공간을 만들거나 놀이공원, 고속도로 등 다양한 입지에 입점할 수 있도록 점포형태를 다양화하는 노력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인터넷쇼핑몰

지난해 인터넷쇼핑몰 업계는 온라인 쇼핑 인구의 꾸준한 증가, 신종플루 유행, 합리적 소비패턴의 확산 등의 영향으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인터넷쇼핑몰 업계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21조원 가량으로 약 15%의 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추산된다. 2005년 이후 전 업종을 통틀어 가장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소매업 시장의 전반적인 성장을 이끄는 업태로 성장한 인터넷쇼핑몰 업계는 매년 가파른 성장을 통해 대형마트, 백화점, 슈퍼마켓을 위협하는 유통채널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인터넷쇼핑몰 업계가 전통적인 유통 강자인 백화점을 따라잡고, 대형마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업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인터넷쇼핑몰 업계는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성장세를 보이며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롯데유통전략연구소에서 14%의 성장률을 예상했으며, 대한상의와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에서는 각각 18.3%, 15.8%라는 지난해보다도 높은 성장률을 전망했다. 가장 낮은 성장률을 예상한 롯데유통전략연구소의 전망에 따라 계산해보더라도 근소한 차이로 백화점을 추월할 수 있다.

인터넷쇼핑몰 업계에서는 온라인의 편리성을 추구하는 고객들을 위해 음·식료품 구성비를 늘리는 등 온·오프라인 고유의 상품영역을 파괴해가고 있다. 또한 업체 수는 감소하고 있음에도 판매액은 큰 폭으로 증가하며 주요 업체들이 점차 대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양적 성장을 위한 단순 저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고객 신뢰를 증진하기 위한 정책들도 도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인터넷쇼핑몰의 변화는 업계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며 올해도 고성장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홈쇼핑

롯데유통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홈쇼핑 업계는 4조3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며 인터넷쇼핑몰 업계못지않은 고성장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둔화로 소비자들의 보수적·저가 지향적 소비행태가 홈쇼핑 업계로 소비를 유인했으며, 후발업체와 기존업체간 판촉 경쟁 및 배송 서비스 개선으로 시장 규모도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는 하반기 신종플루 유행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그로 인한 반사이익이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역시 홈쇼핑 업계에 대해서는 고성장을 예상하는 의견이 많다. 대한상의와 롯데유통산업연구소는 각각 16.3%, 9.3%의 성장률을 예상했다.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아 여전히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변수는 있다. 채널 연번제, 중소기업홈쇼핑 출현 등의 굵직굵직한 외부 요인으로 시장구도 변화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채널 연번제는 같은 종류의 채널을 한 번호대에 모아서 배치하는 것으로, 제도가 시행될 경우 시청률이 높은 장르의 채널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시청률이 집중되면서 홈쇼핑의 입지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중소기업홈쇼핑이 도입될 경우 시장 자체는 성장할 수 도 있지만 기존 업체들로서는 시장을 빼앗기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때문에 홈쇼핑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요인에 대응하는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또 해외시장 진출이 더욱 활발해지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양한 성공모델을 갖고 있는 국내 홈쇼핑 업계가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 일본, 인도, 베트남 등 해외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획일적인 상품 정보 방송을 벗어난 방송 차별화 전략, 보험 등 수익성이 높은 상품들에 대한 판매비중 증대 등의 움직임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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