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매출 증가 불구 달러 매출 줄어

 

글로벌 직접판매업체들이 달러 강세의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 증권시장에 상장한 직판업체들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09년 1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업체들의 실적이 전년동기대비 하락을 기록했다.

미국 증권시장에 상장한 글로벌 직판회사 가운데 국내에 진출한 회사는 에이본프로덕츠, 타파웨어브랜드, 허벌라이프, 뉴스킨엔터프라이즈, 유사나헬스사이언스, 매나테크, 내추럴헬스트렌드(NHTC), 홍콩위나라이트 등 모두 8곳. 이 가운데 지난해 5월 영업을 시작한 홍콩위나라이트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 대부분은 실적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달러 강세를 꼽았다.

특히 국내 시장의 경우 원 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해 허벌라이프의 경우 원화 기준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55.9% 상승했으나 달러 기준으로는 0.5% 상승에 그쳤으며 뉴스킨도 원화 기준으로는 10% 증가했으나 달러 기준으로는 26.0% 하락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달러 기준 매출액은 모두 감소

업체별로 살펴보면 에이본이 1분기에 21억 8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 전년동기대비 12.9% 감소했으며 허벌라이프도 5억 2168만 달러의 매출로 전년 동기의 6억 444만 달러에 비해 13.7% 하락했다. 타파웨어 역시 1분기 매출이 4억 6280만 달러로 전년 동기의 5억 4340만 달러에 비해 15% 줄어들었다. 뉴스킨은 2억 9809만 달러에서 0.6% 감소한 2억 9620만 달러, 유사나는 1억 160만 달러에 비해 4.2% 줄어든 9730만 달러, 매나테크는 9150만 달러에 비해 22.7% 감소한 7070만 달러, NHTC는 1140만 달러에서 13.4% 하락한 987만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그러나 현지 통화를 기준으로 한 매출액은 각사의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에이본이 4%, 타파웨어가 1%, 뉴스킨이 4%, 유사나가 6% 각각 증가했다. 반면 허벌라이프가 현지 통화 기준으로 0.9% 감소했으며 매나테크는 달러 강세와 함께 북미 지역에서의 매출이 큰 폭으로 떨어져 현지 통화 기준으로도 18.0% 가량 하락했다. NHTC는 실적보고서에서 환율의 영향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이들 기업들의 CEO들은 이러한 달러 기준 매출액의 감소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 표정이다.

에이본 안드레아 정 CEO는 “달러강세와 전 세계적인 경기 후퇴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금을 기회의 시기로 보고 있다”고 피력했으며 뉴스킨 트루먼 헌트 CEO도 “이 어려운 시기에도 성장을 일궈낸 1분기 결과에 만족 한다”고 말했다.

CEO들의 이러한 표정에는 현지 기준 매출액이 소폭이나마 증가한 것과 함께 신규 회원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분석은 미 주식 시장에서도 호재로 작용해 이들 기업들의 주가가 3월 중순 이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2분기 이후의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움직임은 그동안 직접판매업계가 불황이 시작되면 약간의 시차를 두고 성장을 해온 것과도 잘 들어맞는다.

국내 시장에서는 희비쌍곡선

국내 시장에서는 허벌라이프가 큰 폭으로 성장을 했다.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허벌라이프는 국내에서 1분기 매출이 원화 기준 전년동기대비 55.9% 증가했다. 그러나 달러로는 80만 달러 증가에 그쳐 실질적으로 830만 달러의 환차손을 봤다.

뉴스킨도 원화로는 10% 성장했으나 달러로는 전년 동기의 4044만 달러에 비해 26.0% 감소한 2993만 달러를 기록했다. 유사나도 실적보고서에 국내 실적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유사나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판매원의 증가에 힘입어 눈에 띄게 매출이 증가하고 있으며 에이본코리아도 1분기에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매나테크코리아와 NHTK는 원화 기준 1분기 매출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글로벌 직판기업들이 매출 부분에서는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둔 것에 비해 순이익 부분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매나테크와 NHTC는 적자폭이 확대됐다. 업체별로는 에이본이 1억 1750만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36.9% 감소했으며 허벌라이프가 4154만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해 33.4%감소했다. 타파웨어도 2560만 달러의 순이익으로 20.2% 감소했고 뉴스킨과 유사나 역시 각각 전년동기대비 12.1%와 8.9% 감소한 1184만 달러와 665만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매나테크와 NHTC는 적자규모가 전년동기대비 각각 108.3%, 149.3% 증가한 477만 달러와 176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불황에 강한 면모 드러내

직접판매업계가 불황에 강한 산업이라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실제로 위에서 언급한 기업들 대부분이 불황 이후 등록 회원들이 늘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는 불황일 때는 수입의 감소를 보전하기 위해 직판기업의 회원으로 등록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통설과도 일치한다.

직판기업은 그 특성상 회원 수가 매출과 밀접하게 연결 돼 있다. 당장의 불황에는 회원 수의 증가가 회원 개인의 매출 볼륨 감소를 보전해 주고, 불황기가 지나가고 호황기가 오면 증가된 회원 수가 실적 상승의 주요 모멘텀이 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직판업체들이 불황으로 인한 소비 침체에도 불구하고 매출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보이는 것도 이러한 이유라고 풀이 된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이후 상승하기 시작한 달러 가치가 결과적으로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선방하고 있는 직판기업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는 셈이다. 달러 강세가 한풀 꺾이고 경기가 호전되기 시작하면 직판업체들이 큰 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 2008년 10월부터 2009년 3월까지의 영업동향지수 추이.

한편 국내 다단계 시장은 지난해 총 매출액이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돼 2007년 대비 두 자리 수 이상의 성장을 한 것으로 관측 되고 있다. 이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공개된 업계 주요 기업들의 매출액이 전년 대비 9% 이상 증가했으며 여타 기업들도 상당한 호성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들어서도 직접판매공제조합이 작성하는 영업동향 지수는 지난 1월에 전년에 비해 하락했으나 2월과 3월에는 각각 883.53, 967.20을 기록, 전년동기대비 소폭 상승해 불황에 강한 면모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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