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와 해학이 빛나는 마당놀이 진수

 

지난 28년 간 전국 순회공연을 통해 매년 20만 명이라는 기록적인 수의 관객을 동원하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사랑을 받았던 마당놀이가 올해에는 ‘심청전’을 각색한 ‘마당놀이 심청’으로 관객들을 찾는다.

출연진을 보면, 마당놀이 하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주연배우 세 사람 - 윤문식, 김성녀, 김종엽이 올해도 변함없이 무대의 중심에 서고, 오디션으로 발탁된 신예 민은경이 심청 역을 맡았다. 또한 판소리명창 김성예와 정통파 연기자 정태화, 이기봉, 황연희 등 춤과 노래, 뛰어난 현장 감각을 갖춘 노련한 극단미추 출연진들이 함께 한다.

특히 윤문식은 1969년 데뷔 이래 올해로 연기 인생 40주년을 맞이하는 동시에 내년에는 마당놀이 공연 3천 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어 이번 공연이 더욱 각별하다.

기본적인 줄거리는 전 국민이 다 아는 심청전의 그것 그대로다. 봉사 심학규와 부인 곽 씨는 심청을 낳았으나, 곽 씨가 바로 세상을 뜨면서 심봉사는 동냥젖을 얻어 먹여가며 어린 심청을 키운다. 심청은 점점 자라 지극한 효성으로 아버지를 봉양하던 중 어느 날 공양미 삼백 석을 시주하면 심봉사의 눈을 뜨게 할 수 있다는 말에 뱃사람에게 공양미 삼백 석에 제물이 되어 인당수에 몸을 던지고, 바다 속에 빠진 심청은 용왕의 도움으로 연꽃으로 변해 임금에게 바쳐진다.

인간으로 환생하여 왕후가 된 심청은 아버지 심봉사를 밤낮으로 그리워하다 맹인 잔치를 벌여 전국의 맹인들을 초대한다. 그러나 뺑덕어멈에게 속아 노잣돈을 다 빼앗긴 심봉사는 걸식하며 맹인잔치에 마지막으로 참가하게 되고, 말석에서 아버지를 발견한 심청이 부둥켜안고 기뻐하는 사이 심봉사가 드디어 눈을 뜨며 모든 이들이 다 함께 춤을 추며 기뻐한다.

이렇듯 모두에게 익숙한 이야기인 ‘마당놀이 심청’이 지금도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은 우선 고전으로서의 ‘심청전’의 매력 때문이다. ‘심청전’은 효행을 주제로 하여 죽음과 환생을 하나의 인과법칙으로 보여주고 있어 우리 고전 가운데서도 전체적인 구성이 비장미의 극치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꼽힌다.

또한 그 동안 특유의 해학과 재치로 현대사회의 단면을 꼬집었던 마당놀이 특유의 매력도 한 몫 한다. 앞 못 보는 아버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심청의 효심은 점점 이해타산에 젖어 진정한 인간관계와 기초 질서조차 무너져가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의 근원적인 가치와 도리가 무엇인가 생각하게 한다. 뿐만 아니라 그것을 신명나는 놀이 한 판으로 풀어냄으로써 누구나 거리낌 없이 웃고 즐기면서 고전의 교훈을 얻을 수 있어 어느 작품보다 빼어난 매력을 자랑한다.

신명나는 놀이와 극으로 즐거움과 더불어 현대인들이 잊고 살아가는 교훈을 전하는 ‘마당놀이 심청’. 올해도 마당놀이는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공연을 기다리던 많은 관객들에게 큰 즐거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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