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아이들을 데리고 공원으로 소풍 나온 표 대리 부부. 오늘은 특별히 처제도 동행했다. 유난히 이모를 잘 따르는 아이들은 이모와 함께 나온 소풍이 즐겁기만 하다.
“아빠, 나 자전거 태워줘.”
딸 준혜가 표 대리의 팔을 잡아끈다. 표 대리는 자전거 대여소로 가 아이와 함께 탈 수 있는 자전거를 빌린 후 준혜를 태우고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아빠, 저기 자전거 그림 있어. 자전거 그림 왜 있는 거야? 저기로 가 봐요.”
준혜가 신이 나서 말했다.
“그래, 준혜야. 저기가 자전거 길이란 뜻이야.”
대답하며 자전거 전용 도로를 향해 페달을 밟는 표 대리에게 준혜가 또 묻는다.
“아빠, 저기 사람 그림은 뭐야?”
자전거 도로 앞에 붙은 보행자 금지 표시를 보고 표 대리가 대답을 한다.
“응, 이 길은 자전거만 다니는 길이니까, 사람은 걸어 다니지 말라는 거야.” 
자전거를 반납하고 오니 아내와 준이, 처제가 짐 정리를 하고 있다.
“여보, 우리 이제 그만 가요. 다 같이 극장에 가서 영화나 볼까봐.”
아내가 돗자리를 접으며 말했다.
“이야, 신난다. 빨리 가자.”
준혜가 기뻐한다. 오늘 마냥 신난 준혜가 조잘거리며 입을 다물지 않는다.
“이모, 저기 강아지 그림에 빨간 동그라미랑 줄이 가 있는 건 뭐야?”
“저건, 강아지 데리고 들어오지 말라는 뜻이야. 저렇게 빨간 동그라미 안에 그림을 넣고 빨간 줄로 찍 그은 건 그걸 하지 말라는 뜻이야.”
처제가 대답한다.
“근데 왜 그림으로 저런 걸 그려놓은 거야?”
“글자로 쓰는 것 보다, 저렇게 그림으로 표시해 놓으면 누구나 편하게 금방 알아볼 수 있잖아. 사람들 편하라고 그런 거지.” 

픽토그램에도 규칙이 있다
“아, 그런 거 알아요. 스포츠 경기는 다 그림이 있잖아. 그런데 왜 어떤 건 동그랗고, 어떤 건 네모고, 모양이 다 다른 거예요?”
준이의 질문에 처제가 친절히 대답을 해준다.
“그건 뜻에 따라 다른 거야. 일반적인 안내 표지는 끝 부분이 둥근 네모를 쓰고, 대부분 검은 색 바탕에 흰 그림을 써. 하지 말라는 금지 표지는 저렇게 빨간 동그라미를 테두리로 쓰고,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내려오는 줄을 긋지. 안전을 유도하는 표지들은 초록색을 써. 비상구처럼 말이야. 그리고 조심하라는 경고나 주의를 나타내는 그림 표지는 노란색 바탕에 검은 테두리로 된 삼각형을 써. 이런 픽토그램은 세계적으로 공통된 걸 사용하도록 되어있어.”
“그럼, 외국에 나가도 저런 똑같은 픽토그램이 있는 거야?”
준이가 물었다.
“응, 맞아. 말이 안 통하는 곳에서도 누구나 편리하게 알아보라고 만든 거니까.”
처제가 대답했다.
“그런 건 다 누가 만든 건데? 그럼 외국 사람들이 만든 거예요?”
준이의 물음에 처제가 잠시 생각을 하다 대답을 한다.
“국제표준화기구라는 곳이 있어. 전 세계 사람들이 모여서 여러 가지 표준들을 만드는 곳이야. 그 곳에서 나라마다 만들어 온 픽토그램 디자인을 보고 제일 우수한 걸 뽑는 거야. 우리나라는 기술표준원이란 곳에서 픽토그램을 만들었어. 우리나라 픽토그램 중에는 그렇게 전 세계가 인정한 표준이 14개나 된단다.”

[표준 TIP]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그림언어, 픽토그램
문자 보다 표현이 간단하고 눈에 띄며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픽토그램. 우리나라는 각종 시설 안내표지와 안전표지 등 3백여 개의 픽토그램을 국가표준(KS)으로 제정하고 있다. 이 중 ‘관계자 외 출입금지’를 비롯해 ‘맹견주의, 인화물질 경고, 비상시 유리창을 깨시오, 의사, 귀마개 착용, 보안경 착용, 비상대피소, 사용 후 전원 차단, 밀지 마시오, 의료용 보안대 착용, 안전복 착용, 머리 위주의, 손을 씻으시오’ 등 14개는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채택한 국제표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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