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5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 시행

2022127일부터 산업재해를 줄이자는 취지로 시행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올해부터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 대상으로 확대됐다. 특히 작년 대전 현대아울렛 화재부터 제빵 생산공장 사망사고 등 산업재해가 끊이질 않는 가운데 정치권까지 칼을 빼 들자, 유통업계에서 지속가능경영의 일환으로 안전 관련 인증을 획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개정안으로 빵집, 카페도 적용 대상

유통 업계에 따르면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확대 적용을 2년 늦추는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하면서 아르바이트생을 포함해 상시 근로자가 5인 이상인 경우 동네 빵집이나 카페라도 이날부터 법의 적용을 받게 됐다.

이에 따라 법이 확대 시행으로 적용업체는 837000곳으로 근로자 약 8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는 안전·보건 의무의 주체로 명확해지고, 중대재해 발생 시 강화된 처벌을 받게 된다.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소홀히 한 사실이 확인되면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에 따라 카페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가맹점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맹점주 대상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상시 근로자 5인 이상에 해당하는지를 파악해 가맹점 상황에 따라 중대재해처벌법 관련해서 준비해야 할 사항들을 종합해 안내 자료를 제작하고 배포한다.

스타벅스코리아 역시 2021년부터 전 매장을 대상으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의 의무를 이행하고 있으며 업종 특성에 맞는 추가적 기준이 나오면 바로 적용해 이행하겠다라는 입장이다.

안전 관련 국제표준 획득

BGF리테일은 안전보건경영시스템 ISO45001 등 국제표준 인증을 획득하고 이를 통해 사업장 안전보건 관리 수준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BGF리테일이 업계 최초로 획득한 ISO45001은 산업 보건 및 안전관리 경영시스템의 국제표준이다. 산업재해 등 각종 안전사고를 사전 예측하고 안전보건을 체계화하기 위한 요구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ISO45001' 인증은 조직의 안전·보건 관리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갖춘 기업에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수여하는 최고 수준의 인증 제도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BGF리테일은 임직원들의 안전한 근무 환경조성을 위해 별도로 TF를 구성하고 글로벌 수준 안전 프로세스를 정립해 왔다라며 구체적으로 안전보건 메뉴얼 등을 마련하고 내부 심사제도를 도입해 위험성 평가 및 임직원 교육 등을 실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콜마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공동 설립한 합작회사 콜마비앤에이치도 ISO45001을 획득하고 안전사고를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이번 인증획득을 위해 최고경영자(CEO) 직속 환경안전보부를 신설하고 기존 규정과 제도를 재정비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ISO 내부 심사위원을 영입해 연간 안전교육을 진행해 오고 있으며, 외부 컨설팅을 통해 안전사고 발생을 사전 대비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롯데슈퍼 역시 기업형 슈퍼마켓 최초로 ISO45001을 획득했다. 이번 인증 대상은 롯데슈퍼 본사를 포함해 전 점포이며 인증 기간은 20261225일까지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자체 안전점검 및 훈련실시

롯데슈퍼는 해당 인증획득을 기점으로 사업장 내 각종 위험 요인을 사전 예측 및 예방해 지속가능경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슈퍼는 인증 취득을 위해 지난 6개월간 본사와 전 점포 대상으로 위험성 평가, 비상 훈련 활동을 진행했다. 위험성 평가는 사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파악한 후 개선 대책을 세우는 제도다. 회사는 점포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감전, 화재 위험성을 사전에 예방하고자 점포 자체적으로 월 1, 본사 주관으로는 반기 1회 정기 안전 점검을 시행 중이다. 아울러 사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진, 화재, 홍수 등 자연재해에 대한 안전 대응을 위해 안전 매뉴얼을 수립, 비상 대피 훈련을 분기 1회 실시하고 있다.

이랜드파크 켄싱턴호텔 앤 리조트도 지난해 12월 국제표준인 ISO37301(준법 경영시스템) 사후 심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아 국제표준 인증을 유지했다.

윤리 준법 경영인증원의 사후 심사는 운영본부와 호텔·리조트 등 지점 3곳에 걸쳐 이뤄졌으며, 신규로 호텔 리조트 3곳으로 심사 범위를 확장해 IAF에 등록 완료했다. 심사 내용은 공정거래와 인사 노무, 안전보건 등 8개 분야로 진행됐다.

켄싱턴호텔 앤 리조트는 2022년 준법 경영시스템을 도입한 이래로 올해 1월부터 전 직원 준법 경영 서약을 시행해 오고 있다. 회사는 부서별 내부 심사원을 두고 정기 리스크 평가 및 교육 훈련과 리스크 모니터링 등 요구사항별 활동을 통해 해당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랜드파크 켄싱턴호텔 앤 리조트는 2013년부터 공정거래 자율 준수 프로그램(CP) 도입 후 지난해 CP를 고도화해 준법 경영 서약 및 선포식, 자율 준수관리자 선임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빵집과 카페 등으로 확대됐지만 유통업계에서는 업주가 처벌받을 사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전에는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이 배달원을 직접 고용해 배달을 해왔던 과거와 달리 배달 플랫폼 시장의 확대로 배달 기사를 직접 고용하는 업장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점주가 처벌받을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의 자료를 보면 2022년 업무 중 사망사고를 당한 사람은 644명 중 카페가 해당하는 숙박 음식점에서 숨진 사람은 5명으로 사고 비율 자체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장 최근 자료인 2020년 고용노동부 통계를 보면 음식점업 전체에서 숨진 사람 15명 중 14명이 배달 도중 사고로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산업안전 대비 역량이 기업의 중요한 가치가 되면서 유통업계도 관련 대비책을 강화하고 있다라면서 내년에도 임직원들과 생산 협력업체 관계자들이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조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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