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뿔난 민심 달래기 위한 방안 모색

이마트에서 운영하는 후레쉬센터 [사진=이마트]
이마트에서 운영하는 후레쉬센터 [사진=이마트]

 

고물가가 여러 달 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외식물가뿐 아니라 밥상물가까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이상기온, 유가 상승 등으로 농축수산물 대부분의 생산자물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실제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약 2.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굳게 닫고 있다.

이에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 하나로마트 등 국내 대형마트4사가 물가안정을 위해 여러가지 방안을 마련하는 등 힘쓰고 있다.

지난 3월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4사는 물가 안정을 위해 사전물량 확보, 대량매입, 유통단계 축소, 계열사 통합발주 등 다양한 전략을 내세웠다.

이마트는 자체 농산물 가공센터인 '후레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후레쉬센터는 4만6535㎡에 이르는 냉장·냉동 시설로, 이마트가 대량으로 직매입한 농수산물을 장·단기간 저장해두며 상품의 선도를 유지하는 곳이다. 이는 출하시기와 물량까지 조율할 수 있어 큰 변동 없는가격을 유지시킨다.

이마트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물류센터의 일반 저온 시설에서는 썩는 물량도 많고 신선도가 크게 하락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이마트의 CA저장고는 샤인머스캣은 이듬해 3월까지, 마늘은 다음 수확기까지 1년 이상 저장할 수 있어 1년 내내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은 2022년부터 상품 기획에서부터 롯데마트와 슈퍼를 통합소싱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중복 업무에 따른 비용을 줄이고 상품 코드를 통합해 발주, 상품 관리 등을 함께 하며 비효율을 개선했다.

대표적으로 절임배추의 경우 지난해 초 기획 단계에서부터 사전에 배추 농가와 대량 계약을 시행해 약 550톤의 절임배추를 공동으로 준비했다. 김장철에 판매량이 늘어나는 수육용 돼지고기도 통합소싱해 돼지 농가로부터 수육용 뒷다릿살을 100톤 이상 대량 매입했다. 그 결과 소비자들은 전년 대비 반값이상 할인된 금액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었고, 해당 제품 매출이 전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롯데마트 채소팀 백승훈 상품기획자는 "롯데마트와 슈퍼가 힘을 모아 절임배추 사전예약 판매 행사를 발빠르게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공동 소싱을 활용해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줄이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2022년부터 못생긴 농산물 살리기의 취지로 '맛난이' 농산물 할인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낮추고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돕기 위함이다.

못난이 농산물은 모양과 크기가 유통규격에서 등급 외로 분류되지만 신선도와 맛 등 품질에는 이상이 없는 상품이다. 맛난이 농산물은 가격이 일반 상품보다 20~30% 저렴하다. 홈플러스는 이 맛난이 농산물을 사과에서 시작해 프리미엄 품목까지 4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수요가 특히 늘어나는 설, 추석 등 대목에 필요한 물량에 대한 과거 데이터와 최신 트렌드를 기반으로 파종 단계부터 사전 물량을 예측해 확보하고 있다.

하나로마트는 사전 물량확보로 안성센터를 활용해 출하조절 기능을 강화했다. 사과, 무, 양파 등 공급과 출하가 불안정한 상품들이 해당된다. 이는 농가와 소비자, 기업이 상생하기 위한 전략이다.

농협은 산지 물량 화보를 위해 사전 기획, 현장 상태점검, 가격동향 조사 등을 거쳐 최종 물량을 확보하고 시세 대비 가격을 낮춰 소비자들에게 선보인다.

업장에서는 '살맛나게' 특판 행사, 농협 자체 할인, 카드 할인 등을 1년 내내 지속해서 운영하며 체감 물가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대형마트 4사가 민심달래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각 사의 매출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4년 1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오프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8.3% 하락했다. 부동의 1위 이마트도 지난해 창사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올해 대형마트는 앞선 전략을 앞장세워 매출 반등을 꾀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소비자 물가를 잡기 위한 전략이지만 들여다 보면 유통 구조 개선이라는 큰 뜻이 내포돼있다. 유통 과정을 전면 개선해 소비자 물가뿐만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 차별화 강화에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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