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연의 경제 이야기

이성연 박사
이성연 박사

 

나는 내가 바라는 사람, 내가 원하는 나, 내가 되기를 기대하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있다면 그 방법은 무엇일까? 거의 모든 인간은 현재의 자기 모습에 만족하지 않는다. 공부를 더 잘해 원하는 대학 원하는 학과에 가고 싶고, 더 좋은 직장을 갖고 싶고, 더 건강해지고 싶고, 더 많은 돈을 벌고 더 높은 직위에 오르고 싶다. 현실이 불만족스러운 것은 내가 되고 싶은 사람과 현재의 내가 불일치하기 때문이다.

1만 비전의 법칙

비전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비전이라는 말은 ‘장차 자신이 되고 싶은 어떤 것’과 관련된 의미를 담고 있다. 이 경우 비전이란 ‘달성하고자 하는 바람직한 미래상’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런데 비전을 실현하는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은 ‘현실과 비전’의 괴리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비전은 화려한데 현실의 나를 보면 도대체 비전이 안 보인다는 것이다.

1만 시간의 법칙의 창시자인 에릭슨 박사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의식적인 연습(deliberate practice)’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의식적인 연습이란 자신의 한계능력을 살짝 넘어서는 연습을 말한다. 그런데 이렇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치에 가까운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고통스러운 일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속하지 못하고 온갖 핑계를 대며 중도에 포기하고 만다. 이런 연유로 누구나 최고가 될 수 있고 비전을 달성할 수 있으나 아무나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뇌가소성을 이용하라

그럼 어떻게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낼 수 있을까? 바로 신경가소성 또는 뇌가소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먼저 우리의 뇌를 물리적으로 변화시켜 생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나이에 관계없이 변한다. 이것이 바로 뇌가소성이다. 뇌가소성에 의해 뇌의 신경회로는 외부의 자극이나 경험 및 학습에 의해 기능이 변하고 재조직 된다.

습관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반복적인 실행으로 뇌의 연결고리, 곧 시냅스(synapse)를 강화하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가능하면 에너지를 적게 쓰려고 한다. 바로 생존본능 때문이다. 뇌가 어떤 생각이나 판단을 할 때 사용되는 에너지를 줄이기 위해 반복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무의식적으로 처리하는데, 이것이 바로 습관이다.

바로 이점을 이용하자는 것이다. 우리의 행동을 습관으로 만들어 에너지를 투입하지 않고도 수월하게 일을 처리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습관은 여간해서는 바꾸기 힘들다. 방법은 체계적이고 반복적인 자극으로 뇌의 특정 영역을 변화시켜 습관을 고착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뇌는 선악을 구분하지 못하고, 현실과 상상도 구분하지 못한다고 한다. 내가 살구를 먹을 때 입에서 침이 나오지만 살구를 먹는 걸 상상만 해도 침이 나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뇌는 생각하는 대로 자극을 받는다. 뇌의 이런 특성을 이용해서 ‘이미지트레이닝’을 활용하는 것이다. 긍정적인 생각을 해서 뇌를 긍정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미지트레이닝의 효과

여기 역사적인 사례가 있다. 아마 나이가 지긋한 분들은 기억하실 것이다. 세르게이 부브카(Sergey Bubka)는 구소련의 장대높이뛰기 선수로, 1983년 국제 육상계에 데뷔해 헬싱키에서 5.70미터를 기록하며 우승한 후 장대높이뛰기의 역사를 새로 쓰기 시작했다. 그가 1994년에 달성한 6.14미터는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 국가훈장 수여식에서 기자들이 물었다. “성공 비결은 무엇입니까?” 그러자 부브카가 대답했다. “간단해요. 매번 시합에 임하기 전에 먼저 마음속으로 바를 뛰어넘습니다.”

체조와 수영이 적성에 맞지 않아 장대높이뛰기로 전환한 후 대성한 그 역시 한동안 새로운 높이 앞에서 좌절을 느껴야만 했다. 그는 계속되는 실패로 우울하다 못해 심지어 자신의 잠재력을 의심하기까지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훈련장에 도착한 그가 고개를 내저으며 코치에게 말했다. “이젠 정말이지 못하겠어요.” 그러자 코치가 물었다. “왜 그러는데?” 부브카는 솔직하게 자신의 상태를 털어놨다. “출발선에 서서 높이 걸려 있는 바(bar)만 보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요.” 그 말을 들은 코치가 그를 바라보더니 버럭 소리를 질렀다. “부브카! 눈을 감고 먼저 마음속으로 바를 뛰어넘어!”

코치에게 야단을 맞은 부브카는 갑자기 정신이 버쩍 들었다. 그는 코치의 명령에 따라 다시 장대를 잡았다. 성공이었다. 코치가 말했다. “꼭 기억해. 먼저 네 마음이 바를 뛰어넘어야 해. 그래야만 네 몸도 저절로 마음을 따라 바를 뛰어넘게 되는 거야!”

바로 이미지트레이닝이다. 먼저 심리적 장벽, 즉 두렵다거나, 불가능하다거나, 어렵다거나, 내 재능이 부족하다거나 하는 심리적 패배감을 뛰어넘어야 도전에 성공할 수 있다. 마음속으로 ‘나는 못해’라고 굴복해 버리면 현실에서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나 자신을 믿고, 스스로를 끊임없이 격려하고 긍정하며, ‘나는 할 수 있다(I can do it)’고 되뇌도록 하자. 강철왕 카네기는 ‘이긴다고 생각하면 이길 수 있어!’라고 반복적으로 말했다 한다. 결국 그는 비참한 빈곤을 극복하고 세계 제일의 부자가 되었다. 반복적인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우리의 뇌를 자신감이 넘쳐나도록 만들어보자.

뇌가소성과 유연성
뇌가소성과 유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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