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국인, 개별 맞춤 전략 선회

국내 면세점 업계의 마케팅 전략의 추가 유커(중국인 관광객)에서 벗어나는 형국이다. 엔데믹과 리오프닝으로 유커특수를 누리지 못해, 개별관광객과 충성도 높은 내국인 공략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들의 트렌드가 단체관광에서 개별관광으로 넘어간 것이 주요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1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와 신라, 신세계, 현대백화점 면세점 4사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66224억 원으로 전년 109134억 원 대비 39.3% 감소했다. 한국면세점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국내면세점 매출도 전년 동월 대비 20% 감소하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면세업계의 실적하락은 유커의 여행 트렌드가 변화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인 방한 관광의 트렌드는 개별화 및 소규모화를 이루고 있으며, 주로 2030세대와 여성이 주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그동안 대규모로 싹쓸이소비를 해왔던 것에서 합리적인 소품목 소비로 변화했다.

또한, SNS와 유튜브 등 관광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선호도에 따라 한 지역에서 일주일 이상 머무르며 현지 문화를 체험하는 등의 방식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이는 중국인 관광객의 지출 항목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그동안 다수를 차지했던 쇼핑비가 크게 줄고, 숙박비, 음식점비, 치료비, 문화서비스비의 비중이 늘었다.

기존 고객 확실히 잡자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200만 명 정도이다. 정부의 일자리전담반 태스크포스의 중국 방한관광객 현황 및 취업유발효과를 보면 9월 중국 방한관광객은 264천명을 기록했다.

한국방문 상위 4개국인 일본과 미국, 대만, 베트남 관광객 수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과 달리 중국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사드 사태로 단체관광이 전무했던 때보다도 적다. 단체관광이 재개된 이후 반등을 예상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처럼 상황이 바뀌다보니 국내 면세점 업체들은 유커에 올인했던 기존 전략을 전면수정하고 나섰다. 충성도 높은 내국인은 고객은 멤버십 서비스를 강화하며 대응했고, 외국인 관광객은 일본과 대만은 물론,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확대하고 맞춤 서비스로 나간다는 방침이다.

롯데면세점은 새해 첫날인 지난 1일부터 ‘LDF 마일리지 제도를 출시해 운영 중이다. 내국인 회원을 대상으로 하며 마일리지 금액대에 따라 사은품을 증정한다. 결제한 금액 1달러당 1 마일리지씩 적립된다. 특정 금액대에 도달하면 사은품도 받을 수 있다. 20만 마일리지를 모은 고객은 인도장 익스프레스 및 스타라운지 이용 혜택을 평생 제공하는 ‘HONOR CLUB’ 자격도 준다.

신라면세점은 서울점 카페라(Cafe LA)를 통해 체험 요소를 강화하고 있다. 작년 5월부터 한달여간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유행화장전팝업 전시를 선보였고 6월에는 플리마켓, 10월에는 정관장과 한국의 전통문화를 소개했다. 또 라인페이 대만과 마케팅 업무협약을 체결해 대만 및 동남아 관광객 잡기에 나섰으며, 온라인 주류 플랫폼 업체 데일리샷과 손잡고 온라인 면세 주류 판매도 확대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인천공항점을 포함한 현대백화점면세점의 모든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최대 16% 할인을 제공하는 선불카드(나우페이) 지급 행사를 진행했다. 앞서 대한항공과 여기어때, 토스뱅크, KB국민은행 등 다양한 기업과 제휴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같은 내국인 고객을 잡기 위한 경쟁은 면세점들이 어떻게든 매출처를 더 확보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면세점, 중국 외 국가 공략 집중

신세계면세점은 내국인보다는 외국인 개인 관광객 모시기에 집중하며 3사와는 다른 전략을 짜는 모습이다. 홍콩 항공사 캐세이퍼시픽과 업무협약을 체결, 케세이퍼시픽 항공을 이용하는 1천만 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제휴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시아마일즈는 캐세이퍼시픽 그룹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화폐로 신세계면세점에서 물건을 구매하면 1천원당 1아시아마일즈가 적립된다. 개별 관광객 중심의 새로운 여행 패러다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기 위해 내놓은 방법이다.

이에 대해 유신열 신세계면세점 대표는 중국이 정상화될 때를 기다리기보다는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해 다른 부분들하고 제휴를 증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캐세이퍼시픽을 비롯해 다른 국제항공사와도 고객 접점 확대방안을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 회복세는 저조하고, 외국인 관광객들은 패키지가 아닌 개인 관광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언제까지 중국과 단체관광객만 바라보고 있을 순 없기 때문에 내국인 고객 확보 등 고객 다변화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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