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소비침체 등 내수 시장 한계 극복 전략 강화

국내 유통업계가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에 진심이다. 이는 고물가에 따른 소비부진 장기화·출혈 경쟁· 등 국내 유통 시장 환경에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내수 시장 한계를 극복하고자 해외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가능케 하는 뒷 배경에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류 문화가 있다. 한류 문화가 퍼져나가면서 국내 기업·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2024년 역시 국내 유통기업에 대한 전망을 밝지 않은 상태다. 이처럼 내수 경기 악화로 소비자 지갑이 좀처럼 열리지 않자 기업들은 새로운 전환점을 가져오기 위한 전략 일환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역량을 쏟고 있는 상태다.

이커머스, 해외 역직구역량강화에 초점

이커머스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전세계적인 비대면 거래 일상화를 반영해 해외 소비자들이 국내 셀러 상품을 구입하는 이른바 해외 역직구’(전자상거래 수출) 역량을 개선하고 있다.

SSG닷컴은 지마켓글로벌과 협업을 통해 역직구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G마켓글로벌샵을 활용해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몰 우수 셀러들의 패션 뷰티 상품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10월 대만에 진출한 쿠팡도 사업 전개 1년만에 현지 북서부 지역 타오위안시 소재 두번째 풀필먼트 센터를 짓고 내년 상반기에는 추가 풀필먼트센터를 오픈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 상품 수출이 아닌 물류 기반의 사업모델로 성공 밑거름인 로켓배송로켓직구를 이식한 것이다.

에이블리는 에이블리 파트너스를 쇼핑몰 창업 지원 솔루션에서 일본 쇼핑 앱 아무드(amood)’를 통한 글로벌 진출 프로세스까지 확대했다. 이번 확장으로 에이블리 모든 소호(soho) 패션 마켓은 아무드 앱 연동만 하게 되면 별도 시간 및 비용을 소비하지 않고 일본 진출이 가능하다. 번역, 결제, 통관, 물류, 고객 응대 등 모든 과정을 에이블리가 도맡는데, 특히 물류 과정은 서울 성수동 소재 자체 풀필먼트 센터에서 이뤄진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의 경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해외 진출을 통한 미래 성장 동력 확보로 극복하려는 거 같다신시장 개척은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신규 고객 유입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이제는 기업의 주요 생존전략 중 하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류의 힘 뉴진스’, 해외개척 날개가 되다

국내 유통기업들의 해외시장 개척의 가장 큰 힘은 바로 한류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걸그룹 뉴진스는 유통업계가 해외시장 진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마케팅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다.

Z세대의 상징이 된 뉴진스는 다양한 브랜드 앰배서더(브랜드를 대표해 활동하는 사람)로 자리잡았다. 코카콜라, 맥도날드, 리바이스부터 샤넬, 디올 등 하이엔드 명품까지 다양한 부문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유통업계 VIP로 등극했다.

특히 잠재적 소비자인 Z세대의 호응은 곧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식음료, 의류, 뷰티 등 각 업계에서는 뉴진스 효과로 글로벌 소비자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1111일 빼빼로 데이를 기점으로 해외 시장에 빼빼로브랜드 인지도 확대를 위해 글로벌 통합 캠페인을 전개한 바 있다. 롯데웰푸드 측은 뉴욕 타임스퀘어와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 중심가에 뉴진스가 등장하는 빼빼로 브랜드 디지털 옥외광고를 선보였다.

롯데웰푸드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미국 내 인기 플랫폼에 뉴진스 광고를 집행하며 글로벌 MZ세대 소비자와 소통도 본격화했다. 지난해 해외 매출 520억원을 기록했던 빼빼로는 올 4분기 더 높은 매출률을 넘길 전망이다.

유통업계, K-문화 전파와 함께 해외영토 확장

유통업계의 해외시장 공략은 K-문화 전파와 더불어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영국 대형 유통 채널과 온라인 소주 판매 확대에 나섰다. 영국 슈퍼마켓 세인스버리’ 88개 매장과 온라인몰 세인스버리 온라인’ ‘오카도에 과일리큐르 2종을 입점하며 현지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세인스버리는 영국 슈퍼마켓 체인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로 1400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지난해 기준 영국 시장점유율 15.2%를 차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세인스버리와 온라인 채널에 진로(JINRO) 제품을 입점하며 가정 시장을 통한 영국 현지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하이트진로의 영국 소주 수출량은 최근 3년간 연평균 약 73%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하이트진로 영국 현지 거래처 출고 자료 기준 2022년 현지인 판매 비율은 77%를 기록했다.

하이트진로는 영국 가정 채널 공략을 위해 과일리큐르 중 현지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청포도에이슬과 복숭아에이슬의 6본입 패키지를 세인스버리 88개 매장에서 판매한다. 11월부터 온라인으로도 채널을 확대하며 판매를 가속하기 위해 세인스버리 온라인과 영국 대형 온라인 몰 오카도에 과일리큐르 2종의 20본입을 입점해 판매 중이다.

bhc치킨도 해외로 매장을 확장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 말레이시아 4~6호점을 연이어 출점하며 빠른 확장세와 함께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915일 말레이시아 반다르 선웨이에 4호점을 개점한 데 이어 107IOI Mall 푸총에 5호점을 열었고 1111일에는 IOI 시티몰에 6호점까지 잇달아 열었다.

뷰티기업들은 일본 시장의 미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당초 일본 뷰티 시장은 자국 화장품을 선호하는 보수적인 성향이 강해 공략하기 어려운 불모지로 여겨졌지만, K팝을 좋아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K뷰티에 대한 호감도가 커져 업황 호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LG생활건강은 메이크업 브랜드들을 전면에 앞세워 내년 상반기 목표로 마츠모토키요시 등 일본 드럭스토어 2000여곳 입점 협의가 논의하고 있다. 글린트와 프레시안도 오는 12월과 2월에 각각 로프트(LOFT)에 진출할 예정으로 현지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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