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6% 성장에 그칠 것” 전망

2023년 고물가, 고금리, 고환률 등으로 경기침체를 겪으면서도 신성장동력 찾기, 몸집 줄이기 등 다양한 쇄신과 개혁을 단행하고 있는 유통업계가 2024년에는 어떤 한 해를 보낼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밝지 않은 전망을 내놓고 있는 상태다.

최근 대한상의는 소매유통기업 250개사를 대상으로 ‘2024년 소비시장 전망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소매시장은 2023년 대비 1.6% 성장에 머물 것으로 집계됐다.

응답자 중 56.8%의 사람들은 내년 유통시장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긍정평가 43.2%> 부정적으로 평가한 사람들은 그 이유로 소비심리 위축(66.2%), 금리 인상 및 가계부채 부담 증가(45.8%), 고물가 지속(45.8%), 원유·원자재 가격상승(26.8%), 소득·임금 불안(26.8%) 등을 들어 대내외 불확실성과 리스크 해소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대한상의는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내년에도 이어지면서 소매시장이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한정된 수요를 둘러싼 시장 내 생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온라인, 내년에도 강세백화점·슈퍼마켓은 양극화 심화

코로나19 이후에 이커머스는 성장세가 다소 둔화하겠지만 여전히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며 성장이 정체된 오프라인시장의 점유율을 매년 1% 가량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27년에는 글로벌 랭킹 1위에서 4위까지를 모두 이커머스 플랫폼사업자가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되고 있다.

온라인쇼핑의 강세는 2024년에도 여전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엔데믹으로 성장세가 꺾일 것 같았던 온라인쇼핑은 여행, 문화, 레저 등에 힘입어 올해 성장률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고물가·고금리 상황의 지속으로 합리적 소비형태가 일상화되면서 내년에도 온라인쇼핑의 강세를 견인할 전망이다.

백화점과 슈퍼마켓은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백화점은 고금리 영향과 엔데믹에 따른 해외여행 증가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는데, 2024에는 크면 클수록 좋은 현상(The Greater, The More)’이 뚜렷해지며 시장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백화점 상위 10개 점포가 전체 매출의 45%를 차지하고 하위 10개는 3.5%에 불과한 상태다.

대형마트·편의점, 불황극복 위한 다변화 전략 추진 예상

대형마트, 편의점 등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자 다양한 전략 마련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경기둔화로 외형성장을 못한 대형마트는 내년에도 인구구조 변화와 유통환경의 구조적 변화로 유의미한 업황 전환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이에 각사는 식품 경쟁력 강화를 통해 내식수요를 흡수하는 한편 새로운 포맷, 해외사업 확장, 추가적인 수익원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편의점은 올해 어려운 경기상황에서도 고물가에 대응한 상품개발 및 프로모션으로 소비 부담을 덜어주면서 월평균 8.9%의 성장률을 보였다. 2024년에는 대내외 영업환경이 어려워질 것에 대비해 업계는 상품 차별화와 리테일테크 강화를 통한 비용절감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 50% 내년 소비 지출 줄인다

한편 국민 절반이상이 내년에 소비 지출을 줄일 계획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민간 소비가 올해 큰 폭으로 위축된 상황에서 내년에도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예고가 담긴 조사 결과다. 정부의 금융 부담 완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730일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2024년 국민 소비 지출 계획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52.3%내년 소비 지출을 올해에 비해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13일 설명했다.

응답자들은 소비 지출을 축소하고자 하는 가장 큰 이유로 고물가 지속(43.5%)을 제시했다. 그 뒤를 실직 우려 증가 또는 소득 감소 예상(13.1%), 세금 및 공과금 부담 증가(10.1%), 자산 소득 및 기타소득 감소(9%) 등이 이었다. 소비를 줄일 품목은 여행·외식·숙박(20.6%)1순위였다. 이어 여가·문화생활(14.9%), 의류·신발(13.7%) 등이었다.

내년 소비 여력은 올해와 비슷(45.7%)하거나 부족(42.1%)할 것이라는 응답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부족한 소비 여력을 채우기 위한 방법으로는 부업 및 아르바이트(42.2%), ·적금 등 해지(22.2%), 주식 등 금융자산 매도(15.4%) 등을 선택했다.

내년에 소비지출을 늘릴 계획이라는 응답 비율은 소득 수준별로 양극단의 현상이 뚜렷했다. 소득 수준이 가장 낮은 1분위에서 해당 응답이 가장 낮게(35.5%) 나왔다. 이어 2분위 42.6%, 4분위 47.9%, 3분위 52.1%, 5분위 60.9% 순이었다. 소득 5분위의 소비 지출 확대응답 비율은 지난해 조사 때와 비교해 가장 큰 폭(12.9%포인트)으로 증가했다. 소비를 늘릴 계획이라는 응답자들은 생활환경 및 가치관·의식 등 변화로 특정 품목 수요 증가(22.1%)를 핵심 이유로 제시했다.

결혼으로 인한 가전제품 등 혼수 구매, 자녀 교육비 증가, 자기 과시 욕구로 명품 소비 증가 등을 의미하는 항목이다. 기존 제품 노후화 및 유행 변화로 교체(20.1%), 소득 증가(18.7%), 세금 및 공과금 부담 완화(10.6%) 등의 답변도 제기됐다.

한경협은 코로나 19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민간 소비가 2023년 큰 폭으로 둔화하고, 2024년에도 이러한 추세가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러한 소비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 과제로는 물가·환율 안정(43.6%), 금리 인하(16.1%), 세금 및 공과금 부담 완화(15.4%) 등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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