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두려움 높아…주도적 삶 확산에 기대 커

우리나라의 기업가정신이 아시아 주요국은 물론, 글로벌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개발도상국인 인도, 태국, 베트남과는 약 2배 차이를 보였고, 비슷한 경제규모를 갖는 대만보다도 수치가 낮았다. 이는 고물가 등으로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국내 시장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기업가정신주간을 맞아 암웨이는 ‘2023 암웨이 글로벌 기업가정신 보고서의 주요 결과를 발표했다. 기업가 정신 보고서는 기업자 정신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관점을 담은 것으로 지난 2008년 처음 발행됐다. 이번 데이터는 글로벌 조사 기업 입소스에서 전 세계 15개국 성인 15천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한다.

기업가 정신은 외부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면서 항상 기회를 추구하고, 그 기회를 잡기 위해 혁신적인 사고와 행동을 해, 그로 인해 시장에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자 하는 생각과 의지를 뜻한다.

사업을 시작하고 진행하는 것에 집중하는데, 경제적·인적 리스크를 이겨내야 하기에 사업 초기 다방면으로 부담이 적지 않다. 이를 모두 해결하고 궤도에 오르는 비율이 적어 국가의 경제발전 상황이나 경기에 따라 수치에 차이를 보이는 측면이 있다.

최근 사회 전반에서 각종 경제지표가 부정적으로 나타나는 등 새로운 도전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 몰리면서 우리나라는 사업을 시작할 의향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약 40%그렇다고 응답해 조사 대상 15개 나라 중에서 13위에 랭크했다.

조사 대상국 대부분을 차지한 아시아 지역에 국한하면 그 차이는 더욱 컸다.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인 인도(76%)와 중국(77%)을 비롯, 베트남(88%), 태국(74%), 말레이시아(70%)가 상위권을 차지한 가운데, 싱가포르(54%)와 대만(54%)도 글로벌 평균(58%)에 근접해 있다.

이 같은 배경에는 현실적인 요소가 크게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49%)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새로운 도전에 대한 장벽으로 인식된다고 답했다.

중국(27%), 인도(29%)와는 차이가 크고, 일본(39%) 보다도 높은 수치다. 구체적으로 충분한 비즈니스 스킬을 가지고 있다고 느낀다는 질문에 25%, ‘사업 자원을 가지고 있다고 느낀다는 질문에는 단 19%만이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선진국 진입함에 따라 도전 보단 안정을 취하려는 심리가 크게 작용한 탓으로 풀이된다. 갖은 노력과 고생을 통해 각자의 위치에 오른 만큼, 무리하지 않고 지키려는 의지가 행동에 반영됐다는 의미다. 또한, ‘실패하면 안 된다라는 강박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우리 사회가 실패 후 재기하는데 어려운 것도 있지만, 실패한 사람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도 응답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상명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인들은 실패를 용인하지 못하는 체면 중심의 오랜 문화적 관습과 더불어 실패 이후 또 다른 기회를 얻기 힘들다는 현실 속에 길들어져 왔다." 고 분석하며, “그러나 최근에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자기 주도적 삶의 방식이 사회 전반에 걸쳐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이와 병행하여 사회적 안전망이 강화됨에 따라 점진적으로 기업가정신에 대한 인식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부수입 창출, 의지 높지만 실행률 낮아

객관적인 현실 인식과는 별개로, 추가 수입 창출에 대한 선호도는 국가를 막론하고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수입에 대한 인식을 묻는 질문에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90%를 상회하는 긍정적인 답변을 한 가운데, 한국 또한 96%의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실제 부업을 하는 지인이나 가족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서는 한국 응답자의 35%만이 그렇다라고 답변했다. 베트남(84%), 인도(77%), 멕시코(77%) 등이 상위권을 차지한 가운데, 한국보다 낮은 곳은 일본(15%)이 유일하다.

배수정 한국암웨이 대표이사는 빠르게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사회 전반적인 기업가정신의 함양 수준이 곧 그 나라의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우리나라는 인력 수준이 뛰어나고 트렌드에 민감하기 때문에 적절한 계기만 갖춰지면 기업가정신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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