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승부수는 ‘킬러콘텐츠’

쿠팡플레이의 월간활성이용자수가 지난 8월에 이어 9월에도 토종 1위인 티빙을 제치면서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스포츠 콘텐츠로 인기를 얻은 쿠팡플레이는 예능과 쿠팡 시리즈, 콘서트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공격적으로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쿠팡은 쿠팡플레이 시리즈와 콘서트, 예능 프로그램 등을 잇달아 공개하면서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OTT 왕좌 자리를 확고히 한다는 목표다.

지난 9OTT 서비스 월간활성이용자수에서 쿠팡플레이는 약 532만 명을 기록했다. 그동안 토종 OTT 기업 중 선두를 지키던 티빙의 512만 명 보다 약 20만 명 높은 수치다. 글로벌 최대 기업인 넷플릭스를 제외하면 쿠팡이 국내 OTT 기업 중에선 1위에 오른 것이다. 그 이전달인 8월에도 티빙을 제치는 등 사실상 쿠팡이 국내 OTT 1위를 굳히는 모습이다.

쿠팡의 경쟁력 중 하나는 OTT를 위한 회원가입이 아닌 쿠팡의 유료 멤버십인 와우의 부가서비스라는 것이다. 쿠팡 회원이 일정금액을 지불하면 쿠팡플레이를 이용할 수 있다. 쿠팡 와우 회원이 늘어나면 쿠팡플레이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도 증가하는 구조다. 전 연령에서 온라인 구매가 늘고 있고 이를 쿠팡이 주도하는 만큼, 쿠팡플레이의 비중도 그에 따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타 OTT 서비스에서 제공하지 않는 콘텐츠를 독점한다는 점과 쿠팡 와우 멤버십 가입자 증가가 쿠팡플레이의 성장세에 기여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쿠팡은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여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청춘 활극 소년시대를 공개하고 두뇌 배틀 서바이벌을 벌이는 예능 대학전쟁을 선보인다. , BTS의 콘서트 실황을 담은 ‘BTS: Yet to Come’을 독점 공개해 BTS의 팬들을 공략했다.

쿠팡플레이 관계자는 다채롭고 차별화된 시청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국내 OTT 경쟁력 부재위기 직면

쿠팡의 질주로 OTT 분야의 성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화에서, 아쉬운 점은 쿠팡을 제외한 국내 OTT 업체들은 분위기가 정반대라는 것이다. 웨이브와 티빙, 왓챠 등은 생존의 기로에 놓여있다. 그동안 넷플릭스를 상대로 나름 잘 싸워왔지만 쿠팡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타 업체들은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웨이브는 지난 3년간 영업손실이 각각 169억 원, 558억 원, 1216억 원으로 나타났으며, 웨이브와 합병설이 돌고 있는 티빙 역시 같은 기간 61억 원, 762억 원, 119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콘텐츠 추천 서비스로 시작한 스타트업 기업인 왓챠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왓챠는 OTT 주요 지표인 월간 활성 이용자 수와 일간 활성 이용자 수에서 최약체로 꼽힌다. 8월 기준 왓챠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67만 명, 일간 활성 이용자 수는 평균 9만 명 수준이다.

콘텐츠 다양성 등에서 쿠팡과의 격차가 벌어지며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내 OTT 업체들의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계정공유를 금지하는 강수를 둔 넷플릭스는 올해 3분기 전 세계에서 8760만 명의 가입자가 증가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전체 가입자도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영상 콘텐츠 소비자들은 자기만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컨텐츠나 취향 등에 따라 OTT 업체를 선택한다매월 선택을 받아야 하는 산업 특성상 영화나 드라마, 예능,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 상대를 앞설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각 플랫폼의 강점을 살려 한 분야에서 특성화를 이루거나 흐름을 빠르게 따라갈 수 있는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방향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덧붙였다.

스포츠 중계 사수하라

이처럼 치열한 경쟁으로 내몰린 OTT 업계는 단순한 유료 회원을 넘어 열성적인 콘텐츠 소비자를 끌어 모으는 데 사활을 걸었다. 그 중 대표적인 콘텐츠는 스포츠 중계다. 드라마나 영화 등에 비해 자신이 좋아하는 팀에 대한 확실한 충성도를 보이는 스포츠 시청자들이 여타 콘텐츠 소비자에 비해 더 많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

OTT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가입자 증가세가 다소 주춤해지자 열성 팬층이 두터운 스포츠 중계를 확보해 가입자를 늘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애플은 지난해 25억 달러에 미국 프로축구 경기의 독점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 ‘축구의 신으로 불리는 아르헨티나 축구선수 메시가 미국 축구리그로 이적함에 따라 관련 이익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국내에서는 쿠팡이 가장 적극적으로 스포츠 중계 관련 콘텐츠 마련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스페인 축구 중계를 시작으로 한국과 잉글랜드 프로축구리그까지 영역을 확장 중에 있다.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 선수인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만큼 국내 축구팬들의 관심이 크게 쏠리고 있다. 또한, 쿠팡은 흥행몰이를 위해 프리미어리그 축구팀인 맨체스터 시티를 초청하는 등 대형 이벤트를 선보여 스포츠 팬들을 끌어모았다. 이에 힘입어 지난 9월 월간활성이용자수가 530만 명을 넘어서는 등 확실한 성과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열성적인 팬층을 거느리고 있는 스포츠는 OTT 입장에서 가입자 등 수익 확보에 빼놓을 수 없는 콘텐츠라면서 중계권 가격 상승과 라이브 스트리밍 질을 어떤 수준까지 끌어 올릴 수 있느냐가 지속적인 성장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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