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 안개 속…수익개선 요원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가 세 분기 연속으로 개선세를 보이며, 실적회복에 대한 가능성을 비쳤지만, 4(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고유가) 여파로 여전히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연말 대목과 크리스마스 등을 앞두고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전개하고 있지만, 4악재로 소비 심리가 위축돼 힘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생사를 건 돌파구 마련을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소매유통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83’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는 유통기업의 경기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낸다.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월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슈퍼마켓, 온라인쇼핑 500개사를 대상으로 했다.

대한상의는 고금리·고물가 지속으로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유가와 환율이 급등하고 먹거리, 교통·전기 요금마저 줄줄이 인상될 것으로 예고된다소비시장 위축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태 불문 전기 대비 미달

모든 업태가 기준치(100)를 하회한 가운데 오프라인에서는 백화점(7988)과 대형마트(9388)가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편의점(8680)과 슈퍼마켓(7167)은 지난 분기 대비 부정적인 전망이 늘었다. 온라인쇼핑(7186)은 고물가 상황 지속에 따른 가격 우위성 부각으로 긍정적 전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은 ‘88’을 기록하며 오프라인 업태 중에서는 유일하게 전 분기 대비 기대감이 높아졌다. 지난 분기에는 엔데믹에 따른 해외여행 재개로 명품 매출이 둔화되며 경기 기대감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지만 4분기에는 크리스마스, 연말 대목 등 성수기를 맞이하고, 중국 단체관광객도 증가세에 있어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됐다. 중국인 입국자는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74천여 명에서 올해 같은 기간 1084천 여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형마트도 ‘88’의 전망치를 보이며 선방할 것으로 전망됐다. 고물가에 따른 집밥 수요가 커지고 있는 데다, 먹거리나 체험형 공간 확대를 통한 매장 리뉴얼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됐다. 다만, 장바구니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매출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제한되고, 이커머스와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점은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편의점은 활동량이 줄어드는 비수기에 접어드는 까닭에 긍정적 의견보다 부정적 의견이 더 많았다. 한편,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소비 여력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가성비 높은 초저가 PB 상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고, 점포수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슈퍼마켓은 SSM이 신선식품에 대한 빠른 배송서비스 효과가 본격화되고, 대형 온라인플랫폼에 입점하며 매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지만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화된 일반 슈퍼마켓의 부정적 전망이 지수를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온라인쇼핑은 엔데믹으로 비대면 소비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고물가·고금리 상황 지속으로 합리적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며 온라인의 가격우위성이 부각되고 연말 특수와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대규모 할인행사에 대한 기대감으로 선전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점 추진전략, 비용절감·온라인 강화

현재 대응 중이거나 역점을 두고 있는 경영전략으로는 비용절감(53.2%)과 수익개선(30.6%), 온라인채널 강화(24.0%), 프로모션 강화(14.2%) 등을 차례로 들었다. 경영애로 사항으로는 소비위축(34.8%)과 비용 상승(25.0%), 소비자 물가 상승(14.2%), 상품매입가 상승(10.6%), 시장 경쟁심화(8.2%)를 차례로 꼽았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잇따르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이러한 상황이 지속될수록 가계 부담이 높아지고 실질소득이 줄어들며 소비가 감소되는 만큼 고금리·고물가를 상수로 둔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불황과 소비 침체로 상황이 악화되자 유통업계에선 신성장동략 마련을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이커머스 기업들은 외부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온라인 사업 외에 오프라인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으며, 홈쇼핑 업계는 모바일로 옮겨간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라이브커머스 등 채널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백화점업계는 실적 개선 카드로 리테일 테크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식음료 부문으로 사업 확장을 고심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각종 악재로 영업 상황이 급격하게 나빠져 걱정이 크다많은 기업들이 체질개선을 통해 이를 타계하고, 신성장동력을 마련해 미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존전략으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고객 붙잡기 등을 앞세우는 등 경쟁리 치열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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