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방류 대책 마련에 분주… 방사능 검사 강화

부산진구는 17일 부전시장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시기적으로 대응하고 시민 지역수산물의 안심 소비를 위해 '꼼꼼촘촘 수산물 안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부산진구는 17일 부전시장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시기적으로 대응하고 시민 지역수산물의 안심 소비를 위해 '꼼꼼촘촘 수산물 안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한국 정부가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과정을 검토하기 위해 시찰단을 파견하기로 한 가운데, 유통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직접 수산물 가공품을 판매하는 제조사 뿐 아니라, 대형마트 등도 소비자들이 국내산 수산물을 외면할 것으로 우려해서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대형마트는 후쿠시마 오염수방류가 시작될 경우 수산물 매출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이를 대비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수산물 관련 매출이 1000억원은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오염수 방류로 인한 영향과는 별개로, 초반에는 국민들의 거부감이 무척 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마트·플랫폼, 방류 초기 수산물 매출 감소 우려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한·일 정상회담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관련 한국 전문가로 구성된 시찰단을 현지에 파견하기로 합의했다. 이르면 올 여름 오염수 방류가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찰단 파견을 계기로 국민적 불안감이 높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안전성을 검증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방류를 인정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 후쿠시마 오염수의 위해 정도를 떠나, 국민들은 방사능 관련 성분이 식품에 영향을 주는 것에 극도의 거부감이 있다. 이처럼 사찰단의 검증 결과와는 관계 없이, 소비자들의 거부감으로 인한 매출 감소 전망은 마트 뿐 아니라 식품 제조사에도 깊은 걱정 거리다. 수산물을 원료로 하는 기업들의 고민이 특히 크다. 앞서 지난 2,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주재로 열린 12개 식품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간담회에서 동원산업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인해 국민들의 불안이 크다는 우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산물의 경우 배양육, 식물성 대체육의 상용화가 이뤄지고 있는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바다에서 나는 식재료들을 바로 대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기업들은 대신 사육 환경을 조절할 수 있는 대규모 양식장을 만들거나, 식물성 대체육 등 신사업에 나서고 있다. 최근 식품기업에서 부는 대체식품 열풍도 안전한 원재료 확보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동원산업은 미래 신사업 가운데 하나로 연어 양식에 주목, 강원도 양양군에 스마트 연어 양식 단지조성을 추진 중이다. 2000억원이 들어가는 이 프로젝트는 2025년 완공될 예정이다. 동원F&B는 최근 창사 이래 최초로 41년만에 대체육으로 만든 참치 통조림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신세계푸드는 GS건설과 친환경 연어 양식 산업을 위해 지난해 7월 부산 부경대 내 67320규모 용지에 스마트양식 테스트베드 건립에 나섰다.

유통업계 방사능 검사 강화 나서

유통업계가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고 나섰다.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를 해소하면서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유통채널은 최근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는 추세다.

GS리테일의 슈퍼마켓 GS더프레시는 수산물에 대한 대국민 불안감 해소 차원에서, 수산물 안정성 확보를 위한 3단계 안전검사 체계를 구축했다.

위판장에서 1단계 방사능 검사를 진행하고 정식 유통경로를 통해 수매된 수산물을 구매하고, GS리테일 수산가공센터(포장센터)에서 가공 포장 상품에 대해 매일 2차례 방사능 검사를 진행한다. 물류센터에서 배송 준비 중인 상품에 대해 3번째 검사를 진행한다. 1회 단위로 방사능 정밀 검사소에 의뢰해 추가적인 정밀 검사도 시행할 계획이다. 수산물 이력제 활용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GS리테일에서 수산물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수산물의 생산자 생산 시기 생산 장소 가공업체 등의 이력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GS리테일은 6월 고등어자반을 시작으로 수산물이력제가 표기된 상품을 올해 10여 종까지 확대한다. 소비자들은 상품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하면 확인이 가능하다.

GS더프레시는 비축 물량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갈치, 고등어, 오징어 등 원전 오염수 방류 이전 조업된 수산물을 자체적으로 최대한 비축했고, 추가로 방류 이전 정부비축물량을 적극 활용해 물량을 확보 할 방침이다.

오염수 경계령,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

롯데백화점은 7월부터 전국 매장에 수산물 방사능 오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측정기기를 도입해 판매 제품을 전수 검사를 할 예정이다. 이 중 안전성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제품은 롯데 중앙연구소로 보내 정밀 검사에 들어간다.

신세계백화점도 내년 설까지 판매할 수 있는 국내산 굴비와 갈치, 옥돔 등의 물량을 사전에 확보했고 현대백화점은 점포별로 간이 방사능 측정기를 구비해 오염수 방류 시점부터 안전 검사를 시행하고, 식품연구소의 고성능 방사능 측정기도 활용할 방침이다.

이마트는 물류센터에서 간이 방사능 기기로 한 차례 검사한 뒤 다음날 상품 안전센터에서 정밀기기로 추가 검사를 진행한다. 샘플 검사도 확대할 예정이다.

곽용구 GS리테일 수퍼MD 부문장은 “GS리테일은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 심리를 해소하고, 소비 심리 하락으로 어려움을 처한 어민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안심 먹거리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가 자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 불안이 매출 감소로 직결될 수 있음에도 아직까지 구체적인 안전 검증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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