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시대,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법

'도둑맞은 집중력' 책 표지
'도둑맞은 집중력' 책 표지

 

저자 요란하리 | 번역 김하현 | 어크로스 | 18,800원

전 세계 모든 곳에서, 집중하는 우리의 능력은 붕괴하고 있다. 미국의 10대들은 한 가지 일에 65초 이상 집중하지 못한다. 직장인들의 평균 집중 시간은 단 3분에 불과하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요란하리는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지 알아보기 위해 이 분야를 주도하는 전 세계 과학자들과 전문가들을 만나기 위한 대장정을 떠났다. 그리고 그동안, 이 주제에 대해 우리가 잘못 알고 있음을 발견했다.

우리는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해지는 것이 흔히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에 대해 자제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개인의 실패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저자는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집중력 문제가 현대 사회의 비만율의 증가와 유사하다고 설명한다. 정크푸드를 중심으로 한 식품 공급 체계와 생활 방식의 변화가 비만율 증가를 만든 것처럼, 집중력 위기의 광범위한 증가도 현대 사회 시스템이 만들어낸 유행병과 같다는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집중력을 도둑맞고 있을까. 저자는 집중력을 빼앗아 가는 도둑들을 ‘너무 많아서 문제인 것들’과 ‘너무 적어서 문제인 것들’로 나누어 설명한다. 멀티태스킹,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과 각성 상태, 테크 기업의 전방위적인 감시와 조작은 너무 많아서 문제인 것들이고, 수면 시간과 소설 읽기 경험, 몰입의 체험, 영양가 있는 음식은 너무 적어서 문제인 것들이다.

바쁜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경험하고 있는 멀티태스킹의 문제를 살펴보자. 사람들은 쏟아지는 일을 완수하기 위해 동시에 여러 개의 창을 띄워놓고 이 창에서 저 창으로 넘어가는 멀티태스킹을 수시로 실행한다. 하지만 이 방식은 정말 효율적일까? 우리가 잦은 멀티태스킹을 하는 동안 뇌는 과제를 바꿀 때마다 재설정되어버린다. 여러 일을 빨리 처리하기 위해 욕심내는 사이, 오히려 당신의 집중력과 작업 속도는 이미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대인들에게 만연한 스트레스와 과 각성 상태도 집중력을 심각하게 빼앗아 간다. 만약 화가 난 곰 한 마리가 매일 우리를 공격한다고 가정해보자. 곰이라는 명백한 위험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우리 뇌는 늘 위험 요소를 탐색하며 경계하는 ‘과 각성 상태’에 돌입한다. “과 각성은 본질적으로 가는 곳마다 곰을 찾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의 초점은 잠재적 위험의 단서에 맞춰져 있어요. 현재 일어나는 일을 느끼거나, 배워야 할 수업을 듣는 거나, 해야 할 일을 하는 데 집중하는 게 아니라요.” 곰을 경계하듯이 우리는 여러 위험을 경계하며 살면서 정작 집중해야 할 곳에는 마음을 두지 못하고 있다.

부족한 수면 시간은 집중력을 훔쳐 가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 뇌에서는 일종의 ‘청소’가 벌어진다. 뇌척수액이 낮 동안 머릿속에 쌓인 독성 단백질을 청소하는, 일명 ‘브레인워싱’을 부지런히 실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잠을 자지 못한 사람들의 기억력 수행 능력은 20퍼센트에서 30퍼센트 감소하며, 이 시간이 길어지면 술에 취한 것만큼 인지 능력이 손상된다.

이 밖에도 남발되는 ADHD 진단, 충분하지 못한 딴생각할 여유 등 저자는 우리가 어떤 과정을 통해 집중력을 빼앗기는지, 그리고 어떤 원인들이 우리를 그렇게 몰아가는지를 전 세계의 전문가들과의 인터뷰, 자신이 직접 참여한 실험 등을 통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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