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라면가격 인하발언에 식품회사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추 부총리는 지난 18일 지난해 크게 오른 라면 가격에 대해 밀 가격이 내린 것에 맞춰 (라면 가격도) 적정하게 내릴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지난해 국제 밀 가격은 사상 최고로 치솟은 바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5월 국제 밀(SRW) 가격은 t228달러로 1년 전(419달러)보다 45.6% 하락했다.

지난해 라면 제조회사들은 국제 밀 가격 상승을 이유로 판매가격을 인상했다. 농심이 11.3%, 오뚜기와 팔도가 각각 11.0%, 9.8% 가격을 올렸다. 삼양식품도 라면 가격을 9.7% 올렸다. 이에 라면업계는 아직 정부로부터 공식 요청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물가 부담을 낮추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밀 가격은 하락했지만 국내에서 만드는 밀가루 가격은 떨어지지 않았다또 원재료 수입 가격이 판매가격에 반영되는 데에는 3~9개월의 시차가 있다고 공급가를 바로 조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 물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원재료 시세 추이 등을 살피면서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밀가루 외에 다른 가격 상승 요인도 여전히 존재한다. 전분, 설탕, 그리고 물류비용도 오른 상황이다. 또 상반기 대비 하반기 산업용 가스요금이 40%가량 인상되면서 에너지 비용 부담이 크게 작용하는 것도 사실이다.

라면 제조사 외에 프랜차이즈 업계와 커피 전문점도 고민에 빠졌다. 커피원두와 대두유 시세가 하락하고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수입협회에 따르면 대두유와 커피원두 시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세다. 대두유 가격은 지난 31249달러로 지난해 5(1842달러)보다 떨어졌다. 커피원두 시세도 이달 들어 1kg4600원으로 1년 대비 20% 하락했다.

지난해 커피 전문점 업계와 프랜차이즈 치킨 업계는 원재료 가격 상승을 명분 삼아 가격을 대폭 인상한 바 있다.

한 소비자는 제조사들이 한번 올린 가격을 다시 낮게 책정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원재료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소비자가격을 조정할지는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식품업계 관계자는 많은 부분에서 물가가 올랐음에도 소비자와 직결되는 서민 대표 메뉴인 라면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점이 아쉽다프랜차이즈·외식업계가 수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을 때 잠잠했던 것과는 상반된 반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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