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운동 직격탄 맞던 브랜드 대부분 회복세

지난 57일 약 29개월 만에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전문가들은 윤석열 정부가 첫 1년 동안 가치 외교를 추구하며 특히 미국, 일본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다양한 국가들과 협력하며 중국과 북한에는 원칙에 따라 태도를 단호히 한 결과라고 평가한다. 이러한 한일관계의 개선에 힘입어, 그 영향의 일환으로 지난 16일에는 4년 만에 한일경제인회의가 개최되기도 했다.

일본은 지난 2019년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을 빌미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의 한국 수출을 규제했다. 이의 국내에선 반일 감정이 커지면서 한때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하기도 했다.

일본 수입 맥주 다시 인기몰이

한일관계의 훈풍이 불기 시작하자 노재팬(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사라지고 있다. 대표적인 불매운동 품목 중 하나였던 일본 맥주가 다시 인기를 회복하고 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 진열대에서 사라졌던 일본 맥주가 최근에는 다시 수입 맥주 분야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GS25는 올해 1월부터 57일까지 일본 맥주 판매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0.4% 증가했다. CU도 같은 기간 매출이 301.4% 늘었고, 세븐일레븐은 320% 뛰었다. 대형마트인 홈플러스는 올해 1~4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가량 증가했다.

이와 같은 현상은 롯데아사히주류가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을 사전 출시하면서 국내에서 오프런에 품절 사태를 일으키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아사히 수퍼드라이는 이미 일본에서 2021년 출시됐지만, ‘노재팬분위기로 국내 출시가 미뤄졌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양 국간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신제품 출시가 결정됐다.

편의점 CU에선 아사히 생맥주캔 판매를 시작된 지난 51일부터 3일까지 누적 수입 맥주 카테고리에서 매출 1위를 기록했다. GS25 역시 입고 수량 중 이미 80%가 팔린 것으로 조사됐고, 일부 매장에서는 품절 사태가 나기도 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에서도 수입 맥주 카테고리에서 아사히 생맥주캔이 판매 수량 1위를 기록했다.

일본 맥주 수입액은 올해 1분기(1~3) 기준 1년 만에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관세청 무역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일본 맥주 수입액은 6626천 달러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무려 14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재팬 사라지고이제는 예스재팬

도요타 RAV4
도요타 RAV4

한일관계 개선에 힘입어 불매운동에 타격을 입었던 일본 브랜드들이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 지난 불매운동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유니클로가 지난해 국내 SPA 옷 브랜드 매출 1위를 다시 차지했다. 지난 5월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FRL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803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약 30.9% 증가한 수치다.

2018년 유니클로는 141883186만원의 매출과 영업익은 23834426만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불매운동 영향으로 2019년 매출은 97493993만원으로 줄었고, 186819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에 더해 2020년에는 매출이 5746622만원으로 급감했고, 영업손실 또한 1291394만원까지 늘었던 바 있다. 당시 그 여파로 매장 60여 곳이 문을 닫기도 했다.

반면 2021년 들어서는 매출이 61393392만원으로 올랐고, 영업 흑자로 전환하면서 7787756만원의 이익을 기록했다. 여기에 지난해 추가 성장을 기록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유니클로는 지난 5월 경북 경주에 매장을 개설하는 등 국내 영업에 다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일본 자동차들의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도요타·렉서스와 같은 일본 자동차도 올해 들어 4월까지 국내 시장에서 판매량이 7060대로 전년 같은 기간(4644)보다 52% 증가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4월 일본 도요타그룹은 한국에서 자동차 6705대를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는 국내에서 전년 대비 114% 늘어난 총 4321대가 팔렸다. 지난 4월 수입차 중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에서 렉서스 ES300h2, 도요타 시에나 하이브리드와 RAV4-HV(하이브리드)7위와 8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수입차 브랜드별 순위에서 렉서스가 5, 토요타가 9위를 했던 것에 비춰보면 상대적으로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렉서스와 토요타 모델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인기 해외 여행지 1위는 일본

여행업계에도 예스재팬 바람이 불고 있다. 우리나라 해외여행객이 찾는 1순위 여행지도 일본이 압도적이다. 지난 3월 기준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중 한국인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한국인 466천명이 일본을 찾아 2019년 같은 달보다 79.9% 수준까지 올라선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 일본으로 향한 여객 수는 208279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4위인 베트남, 태국, 필리핀을 합친 수(2028935)보다 많은 수치다.

일본 여행 열풍은 지난해 10월 일본 정부가 27개월여 만에 무비자 입국을 재개하면서 시작됐다. 여기에 역대급 엔화 약세 이른바 엔저현상까지 겹치면서 일본 여행 수요는 급속히 증가했다.

실제로 일본 여행 증가세는 지속되고 있다. 티몬이 이번 달 1~14일 출발하는 해외 자유여행 예약 현황을 분석한 결과 도착지 1위는 일본 오사카였다. 2위는 도쿄 3위는 후쿠오카로 1~3위를 모두 일본이 차지했다.

하나투어의 전체 해외여행 예약 중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3분기 7.3%, 4분기 31.3%, 20231분기 33.8%로 증가세다. 하나투어의 지난해 4분기 일본 여행 예약 건수는 직전 분기보다 903% 증가했는데, 올해 1분기에도 직전 분기보다 247% 상승하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제 유니클로를 입고, 일본 맥주를 마시고, 도요타를 타도 손가락질받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면서 이 때문에 향후 이들 기업 매출도 불매운동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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