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연 박사
이성연 박사

어떤 병졸은 백보를 도주하다 멈추고 어떤 병졸은 오십보를 도주하다 멈추었습니다. 그런데 오십보를 도주한 병졸이 백보를 도주한 병졸을 보고 비겁한 놈이라고 비웃는다고 맹자는 하였다. 이 말에서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라는 고사성어가 만들어졌다.

리더십의 핵심 평소에 베풀어라

출이반이(出爾反爾)’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너에게서 나온 것은 너에게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사서(四書)의 하나인 맹자(孟子)에서 유래한 말이다. 맹자는 전국시대에 활동했던 철인(哲人)으로, 작은 제후국이었던 추()나라 사람이다. 그런데 추나라와 노()나라 사이에 전쟁이 일어났는데, 추나라가 패했다. 이에 추나라의 군주 목공(穆公)이 그때 마침 추나라에 돌아와 있던 맹자에게 물어 말하였다.

평소 내가 데리고 있던 고관들 중에서 군대의 대장으로 나가 싸운 사람이 33명이나 전사했는데, 졸병으로 나간 인민들은 대장을 지키고 전사한 사람이 한 명도 없소. 내가 얼마나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었겠습니까? 그래서 졸병으로 나간 인민들을 모조리 잡아다 처형하려고 생각해도 너무 많아 이루 다 처형할 수도 없는 일이오. 그렇다고 처형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자기의 상관이 죽는 것을 오히려 통쾌하게 바라보면서 구할 생각을 않고 못 본 체 할 것이니, 이런 인민들을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그러자 맹자가 이렇게 대답했다.

그런 일이 어찌 거저 일어나는 일이겠습니까? 흉년이 들고 기근이 들어 백성들이 굶주릴 때 백성들 중에 노약자는 굶주려 도랑이나 구덩이에 떨어져 죽었으며, 젊은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져 사방으로 간 자들이 수천 명이나 되었나이다. 그러나 임금님의 곡물창고에는 곡식이 가득 차 있었고, 물자창고 또한 가득 차 있었나이다. 그래도 관리라는 자들은 이런 실정을 임금님에게 보고하지 않았고 구해주지도 않았습니다. 이는 곧 윗사람들이 태만하여 백성들을 잔학하게 대했다는 것입니다.”

일찍이 증자(曾子)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었습니다. ‘조심하라! 조심하라! 너에게서 나온 것은 너에게로 돌아가느니라!’ 저 백성들은 이제야 전에 그들이 당한 것을 갚을 수 있게 된 것일 뿐이오니, 임금께서는 백성들을 탓하지 마십시오. 그보다는 임금님이 인정(仁政)을 행하시면 백성들은 윗사람을 자기 몸처럼 생각하고, 또 윗사람을 위해서 목숨을 바칠 것입니다.”

맹자는 논설은 서릿발 같다. 맹자는 추나라의 군주에게 리더십의 핵심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사람 사는 세상의 이치는 바뀌지 않는다. 아무리 윗자리에 있는 리더라 하더라도 평소에 아랫사람들에게 베풀지 않으면 아랫사람들은 따르지 않을뿐더러, 리더가 곤경에 처해도 방관한다는 것이다.

맹자의 민생과 인의정치

맹자의 대답은 오늘날의 리더십론으로도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전국시대 맹자의 일관된 입장은 민생(民生)과 인의정치(仁義政治)였다. 그러나 맹자는 인의보다는 민생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맹자사상의 중심에는 항상 백성이 있었다. 맹자는 지도자답지 않은 지도자는 일개 필부(匹夫)에 지나지 않으므로 방벌(放伐), 즉 잡아가두고 내쫓아버려도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참으로 단호한 혁명사상이다. 유교에서는 윗사람을 무조건 떠받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것은 큰 오해이다. 윗사람이 윗사람답지 않으면 거역하고 방벌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맹자는 분명히 말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나라는 백성이 많아야 부강하게 된다. 옛날에는 국경선에 철조망이 처져 있는 것도 아니어서 백성들은 마음대로 이동할 수 있었다. 이런 시기에 양나라의 혜왕(梁惠王)이 맹자에게 말하기를, ‘자신은 나라를 다스리는데 있어서 있는 힘을 다하여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당연히 이웃나라들의 백성이 내 나라에 와서 살기를 원할 것이므로 이웃나라의 백성이 줄어들어야 할 텐데 줄지 않고, 내 나라의 백성이 불어나지 않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이오?’라고 물었다. 이에 맹자는 민생에 대하여 자세하게 설멍하면서, 다음과 같은 예를 든다.

왕께서 전쟁을 좋아하시니 전투에서 일어나는 일을 비유삼아 말씀드리겠습니다. 북을 둥둥 치면서 진격해나가도록 하는데, 병장기의 칼날이 부딪히며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자, 갑옷을 벗어던지고 병장기를 끌면서 도주하는 병졸들이 많았습니다. 어떤 병졸은 백보를 도주하다 멈추고 어떤 병졸은 오십보를 도주하다 멈추었습니다. 그런데 오십보를 도주한 병졸이 백보를 도주한 병졸을 보고 비겁한 놈이라고 비웃는다면 임금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겠습니까?” 양혜왕이 말했다. “안 될 말이오. 백보를 도주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도주한 것은 똑 같지 않은가?” 맹자가 말했다. “왕께서 이런 이치를 이해하고 계신다면 양나라의 백성이 이웃나라들보다 더 불어나는 것을 바랄 수 없을 것입니다.”

맹자가 말하는 것은 양혜왕이 베푼 선정은 이웃나라들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선정이라고 베푸는 게 도토리 키 재기인데, 이웃나라 백성이 무엇 때문에 양나라에 오겠느냐는 뜻이다. 선정을 베풀려면 확실하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 맹자의 이 말에서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라는 고사성어가 만들어졌다.

네트워크 비즈니스를 하면서 신규 회원이 늘어나고 팀이 커지기를 바라는가? 그러기 위해서는 리더가 확실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오십보백보로 리더십을 발휘하면 팀이 커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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