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정체성 강화·이미지 각인 효과 ↑

유통업계에서 자신들의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전용서체를 개발하는 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전용 서체를 통해 브랜딩 효과와 소비자들에게 일관된 브랜드의 이미지를 각인한다는 전략으로 서체 활용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기업이미지와 맞는 전용서체 개발

국내에서 기업들의 전용서체 개발은 2004년 현대카드가 유앤아이체를 도입한 것을 최초로 이후 삼성생명, 하나금융그룹 등 금융권과 KT, 삼성전자, 네이버 등 IT업계로 확대되어 왔다.

이후 최근에 다시와서 유통업계 및 식품업계로 확대되고 있다.

빙그레는 지난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빙그레체를 공개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들에게 무료로 배포했다. 빙그레체는 세종대왕기념사업회, 한국글꼴개발연구원, 윤디자인그룹이 1년에 걸쳐 개발했다.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도 업계 최초로 몬소리체를 선보였다. 몬소리체는 젊은 고객을 겨냥해 아기자기하면서 재치 있는 디자인을 채택했다. 자사 블로그를 통해 무료로 배포하고 각종 광고와 택배차량에도 적용하면서 지금까지 10만 명 가까이 내려받을 정도로 인기다. 이커머스 업체 위메프도 202010주년 기념 위메프체를 공개하고 개인에게 무료 배포한 바 있다.

앞서 대상그룹도 2014청정원체’ 2종을 개발하고 이를 마케팅 전반에 활용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66년 전통을 가지고 있는 미원에 사용되었던 서체 미원체를 공개했다. 미원체는 미원의 초창기 로고부터 이어져 온 고유한 형태를 고스란히 담아낸 서체다. 미원의 66년 역사가 담겨있는 만큼 클래식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롯데면세점은 차별화된 기업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한 목적으로 기업 전용 서체인 마이롯데체를 개발했다. 비상하는 사선과 롯데면세점의 시각적 정체성(VI)인 오리가미 패턴을 재해석해 업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리더 이미지를 표현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국내 항공사 최초로 전용 서체 3종인 티웨이항공체’, ‘티웨이하늘체’, ‘티웨이날다체를 개발하고, 개인 및 기업 사용자 누구나 내려받아 활용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배포했다.

다단계업계에서는 국내 토종기업 애터미가 최초로 애터미체를 개발했다. 애터미체는 그래픽 모티브인 백조의 날개 형태를 단순화시킨 모양으로 애터미의 진취적이고 발전하는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애터미의 성장과 더불어 세계로 나가는 글로벌기업 애터미를 상징한다. 애터미서체 역시 누구나 무료로 다운받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전통적인 대표상품 강조하는 서체 개발도

농심은 대표상품인 안성탕면의 한글 서체인 안성탕면체를 개발하고 한정판 제품을 출시했다. 지난해 한글날을 맞아 출시한 안성탕면 한글표기 한정판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올해는 안성탕면을 모티브로 디자인한 서체를 선보이게 된 것이다. 농심 안성탕면은 1983년 출시 이후 줄곧 한자로 표기됐다. 안성탕면체는 안성탕면 로고의 특징을 반영하여 담백함이 묻어나는 네모꼴 서체로 개발한 것이 특징이다. 붓글씨 스타일로 디자인한 안성탕면체는 한 획에서 다양한 굵기를 표현함으로써 생동감과 입체감을 주었고, 마무리는 시원하게 뻗어 고전적이면서 긍정적인 느낌이 나도록 했다. 또한, 잉크 사용량을 줄이는 ‘ECO도 함께 제작해 친환경 트렌드에 발맞췄다.

롯데제과 역시 출시 20주년을 맞은 설레임을 리뉴얼하면서 새로운 글꼴 시원한설레임체를 선보였다. 시원한설레임체는 2003년 출시 이후 10~20대 여성층을 위한 밀크쉐이크 튜브형 빙과로 국민적인 사랑을 받아온 롯데제과 대표 아이스크림 설레임의 분위기와 맛을 반영해 만들어졌다. 시원한설레임체는 설레임를 갓 짜냈을 때의 부드러운 모양과 제품의 제형을 서체에 적용했다. ‘시원한설레임체글꼴은 전체적으로 유연한 곡선 형태의 서체 모양을 유지하면서 가독성 있게 만들었다. 또 설레임를 상기시키는 글자인 ’, ‘의 요소를 적용하여 서체의 균형을 조절했다.

한글 경쟁력 높이고 사회 공헌 효과도

롯데마트는 대형마트로는 최초로 통큰체·행복체·드림체 등 전용 서체 3종을 내놨다. 손글씨 느낌이 나게 하여 주부 고객 사이에서 반응이 좋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배민의 새 서체 글림체를 공개했다고 15일 밝혔다. 글림체는 글자의 과 그림의 을 따서 지었다.

멀리서 보면 글자 같지만, 자음과 모음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배민 마스코트인 배달이친구들이 몸으로 한글을 표현하고 있다. 브랜드 캐릭터에 대한 활용 방법을 확장하고, 동시에 그림 글자라는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낸 것이다.

우아한형제들은 한글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자 2012년부터 서체를 제작, 공개했다. 옛 길거리 간판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한나체·주아체를 시작으로, 2016년 연성체(가판대 붓글씨), 2017년 기랑해랑체(매직으로 쓴 화장실 안내판 글씨) 등 거리의 글자들이 서체로 재탄생했다.

세븐일레븐 또한 202010월 청산리 전투 승전 100주년을 기념해 김좌진 장군 독립서체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김좌진 장군의 한문 붓글씨를 해석해 이를 한글 구조에 맞춰 재해석한 서체로,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고 독립 운동의 의미까지 전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대부분 기업이 전용 서체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어 사회 공헌 활동의 일종으로도 역할을 담당하는 추세다. 이를 통해 고객과 접점을 늘리고,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힘쓸 수 있다는 해석이다. 더불어 기업들은 한글 서체를 많이 내놓고 있는데, 한글의 아름다움을 전한다는 의미에 더해 기업이 제작한 서체가 널리 이용되면 한글 경쟁력까지 강화한다는 점에서 사회 공헌 의미를 갖기도 한다.

유통업계 관걔자는 업계 다방면에선 전용 서체는 기업 문화를 고객과 공유하고 직원들의 소속감을 강화하는 데도 효과적이다라고 말하며 유통 및 식품업계에서 글자의 아름다움을 살리는 동시에 회사 이미지까지 제고하는 전용 서체 마케팅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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